아직도 기억나는 유치원 수업이 있다. 당근과 오이가 주제였는데, 많은 어린이들이 싫어하지만 사실은 맛도 있고 몸에도 좋으니 많이 먹으라는 내용이었다. 당근과 오이를 좋아했던 나는 나처럼 당근과 오이를 좋아하는 어린이가 많을 텐데 어른들이 괜히 이런 식으로 얘기해서 애들이 당근과 오이를 싫어하게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근 케이크가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 다 큰 어른 주제에 괜히 우쭐했던 기억이 난다. '거봐, 당근 좋아하는 사람 많잖아' 하고. 당근은 우리나라 식단에서 정말 자주 등장하는 야
날씨가 쌀쌀해지는가 싶더니 꼬막이 보이기 시작했다. 꼬막 철은 겨울과 함께 시작해 겨울과 함께 끝난다. 대략 패딩을 입는 시기와 겹쳐서 나는 패딩을 꺼내면 늘 꼬막 생각을 한다. 어려서부터 꼬막을 자주 먹었다. 내륙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해산물을 자주 먹었던 우리 집은 겨울이면 꼬막을 자주 먹었다. 항상 삶아서 반찬으로 먹었는데 쫄깃하게 삶은 꼬막을 한쪽 껍질을 떼고 그릇 위에 가지런히 올린 후 파, 마늘, 참깨, 참기름 듬뿍 넣은 양념장을 조금씩 위에 올렸다. 꼬막의 쫄깃함과 감칠맛, 그리고 짭조름한 양념장의 조합은 매주 먹어도 질
외갓집에는 큰 감나무가 몇 그루나 있었다. 가을에 외갓집에 가면 감이 지천이었다. 감나무마다 감이 주렁주렁 열려서 내키는 대로 따 먹을 수 있었다. 어린 내 기준에서 감나무는 까마득하게 높았는데, 대나무 장대로 감을 따는 게 재밌어서 감이 익은 계절이면 늘 내 키보다 더 큰 대나무 장대를 들고 휘청거렸다. 대청마루 위에는 항상 따놓은 감이 있었는데 그건 잘 건드리지 않았다. 감을 따는 게 재미있었을 뿐 아니라 한 번은 홍시를 만든다고 뒀던 떫은 감을 잘 못 먹어 숨이 넘어갈 뻔했기 때문이다. 가을이 지나가도 감의 흔적은 곳곳에 남았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며 배달, 새벽 배송 서비스, 밀키트 사용이 늘었다. 집에서 삼시세끼 챙겨 먹다 보니 해 먹기가 귀찮기도 하고 매일 먹는 게 비슷비슷해 지겨워서다. 다들 같은 상황인 모양이다. 요즘에는 배달 주문도 타이밍을 잘 맞춰서 해야 하고 새벽 배송도 원래 마감 시간보다 반나절은 일찍 주문해야 조기 판매 종료를 피할 수 있다. 집콕 기간이 길어지며 이 마저도 슬슬 질리고 있던 와중, 다행히 꽃게철이 시작됐다. 꽃게찜은 하기도 쉽고, 새롭고, 맛있고 요즘 같은 때 집밥 음식으로 딱이다.전 세계적으로 4,500여 종의 게가 있
포도는 생각보다 훨씬 많이 먹는 과일이다. 와인으로도 마시고 빵이나 한 줌 견과 속 건포도로도 먹는다. 전 세계 생산되는 포도의 2/3는 와인 제조용이고 나머지 중 2/3을 생과일로, 1/3은 건포도로 먹는다. 조선시대에도 포도는 말리거나 술로 빚어 가공해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쉽게 상하고 보관이 어렵기 때문이다. 근래에는 사철 포도가 수입되고 있지만 갓 수확한 우리나라 제철 포도의 맛에 비할 바 아니다. 지금, 바로 그 제철 포도를 맛 볼 철이다. 요즘 노지에서 자란 캠벨 얼리가 막 수확되어 시장에 나오고 있다. 캠벨 얼리는
남편과 나는 매년 복숭아 철이면 거의 일주일에 한 박스씩 복숭아를 먹어치운다. 다른 과일은 아무리 맛있더라도 한 박스 먹고 나면 물려서 연달아 사 먹지는 못하지만 복숭아는 거의 매주 다른 품종이 나오니 질릴 일이 없다. 복숭아의 품종은 수백 가지에 이르고 품종 별로 식감, 향, 맛이 모두 다르다. 각 품종 별로 수확 시기는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로 짧아서 한 가게에서 똑같이 '말랑한 백도'라고 써 붙여 놓고 파는 복숭아도 지난주 것과 이번 주 것이 다르다. 지난 주에 먹었던 복숭아가 맛있었다고 복숭아를 또 사면 다른 맛
그러고 보니 매실을 생으로 먹어본 적이 없었다. 이번 달 칼럼 주제를 매실로 잡고 나서야 깨달았다. 매실청을 입에 달고 사는데, 얼마 전에도 매실청을 담근다고 온 부엌이 매실로 가득했는데 정작 입에 댈 생각은 못 해 봤다.매실 칼럼을 쓰기 전에 매실을 먹어는 봐야겠다 싶어 매실을 찾았다. 얼마 전의 매실은 전부 매실청이 되어 버렸지만, 다행히 집 앞마당의 매실나무에 매실이 몇 알 달렸다. 노랗게 익은 매실은 깨끗이 씻어 입에 넣어 보았다. 고대했던 매실의 맛은... 별로였다. 맛없는 살구를 먹는 듯했다.매실은 일상에서 굉장히 많이
고수는 독특한 향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세제 향이 난다는 사람도 있고 샴푸 향이 난다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옛날에는 빈대 냄새와 비견됐다. 오죽하면 별칭이 빈대풀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먹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리 대중적이진 않다. 반면 중국이나 동남아에서는 수시로 고수가 쓰인다. 오죽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 여행을 갈 때 꼭 외워가는 문장 중 하나가 부야오 샹차이, '고수 빼주세요'다. 반대로 우리나라에서는 빈번하게 쓰이지만 외국인들은 거부감을 느끼는 채
외갓집 하면 자연스레 미나리꽝이 떠오른다. 외갓집과 마을 어귀 저수지 사이에 깊숙이 들어간 저지대가 있고 거기에 우물이 있는데 그 주변이 외갓집 미나리꽝이다.미나리꽝은 일종의 미나리 논이다. 물을 좋아하는 미나리의 특성에 맞게 갯벌 같은 곳에 미나리를 키우는 것이다. (밭에서 키우는 밭 미나리도 있기는 하다.) 어렸을 때는 동생과 나의 놀이터였다. 어른들은 발이 푹푹 빠져 위험하다고 했지만 그 말을 들으면 어린이가 아니다. 몸을 쭉 뻗어 미나리꽝 속 메뚜기도 잡고 때로는 발을 담갔다가 진흙 속에 빠져버리기도 했다. 아무튼 우리 집은
도시에 살다 보면 계절감이 없어진다. 하루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고 실내는 사시사철 비슷한 온도를 유지한다. 하지만 이런 도시에서도 봄을 느낄 때가 있다. 밥상에 갑자기 봄나물이 올라왔을 때다. 먼저 상 위의 봄나물을 보며 봄이 왔음을 인지하고, 그 봄나물을 먹으면서 몸으로 봄을 느낀다. 씁쓸하면서도 향긋한 봄나물을 먹다 보면 내 몸에도 봄이 들어오는 느낌이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냉이와 달래가 있다. 이번 달 한식탐험에서는 그중에서도 냉이에 대해서 알아보려 한다. 냉이는 봄을 알리는 식물이다. 3월이 제철
딸기만큼 트렌디한 과일도 드물다. 인스타그램에서 딸기는 다른 어떤 과일보다 높은 해시태그를 자랑하고 (2020년 2월 말 기준 딸기 2백만 개, 귤 40만 개, 사과 64만 개 등), 매년 이 맘 때면 여기저기서 딸기 잔치가 벌어진다. 빵집이나 카페에서 딸기를 이용한 디저트를 내놓는 것은 물론 특급 호텔들은 딸기로 만든 음식으로 구성된 딸기 뷔페를 선보인다. 심지어 딸기 뷔페는 코로나로 외식 업계가 매우 어려운 올해에도 성업 중이다. 춥고 칙칙한 겨울, 새빨간 딸기의 색깔과 상큼한 맛은 상쾌한 자극이 된다. 덕분에 딸기는 그 어떤
기숙사에 살던 시절에는 과일을 먹기가 쉽지 않았다. 공용 부엌까지 오가기가 귀찮기도 했고 공용 냉장고에 먹을 걸 두면 금세 사라지곤 했다. 칼이나 도마, 접시 같은 도구도 없었다. 하지만 딱 한 가지 손쉽게 먹던 과일이 있었는데 바로 귤이다.겨울이면 기숙사 근처에 항상 귤을 파는 트럭이 있었다. 눈에 자주 띄고 가격도 싸서 부담 없이 사 왔다. 시원한 창가에 뒀다가 손으로 까먹으면 되니 보관하고 먹기도 편했다. 그러니 겨울철만 되면 기숙사 방마다 노란 귤껍질들이 쌓여갔다. 기숙사에 사는 대학생들도 편하게
'그래서 국수는 언제 먹게 해 줄 거야?' 결혼 전 어른들께 자주 들었던 얘기다. 결혼 적령기의 사람들이라면 자주 들었을 말, 결혼은 언제 하냐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국수는 결혼식과 자주 연관 지어진다. 스테이크가 나오는 호텔 결혼식에서도 국수가 꼭 나오고, 사람들은 고기를 먹고 배가 불러도 '결혼식에 왔으면 국수 한 젓가락은 먹어야지' 하면서 젓가락을 든다. 이때 먹는 국수는 하얗고 얇고 매끈한 밀가루 면, 소면이다. 소면은 결혼식이 아니라도 점심때 간단하게 먹는 잔치 국수나 비빔국수로, 술안주로 자
겨울은 호떡의 계절이다. 날씨가 추워지니 부쩍 호떡 집들이 눈에 띈다. 호떡 집들이 실제로 늘어나는 건지, 호떡집은 계속 그 자리에 있었는데 갑자기 눈에 띄는 건지 알 수 없다.겨울에 거리를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호떡집 앞에 서있을 때가 많다. 날이 추우면 추울수록 호떡의 유혹은 뿌리치기 어렵다. 기름 팬 옆에서 호떡이 지글지글 익는 모습을 볼 때부터, 뜨거운 호떡을 두 손에 받아 들고, 호호 거리면서 한 입 베어 물고, 달콤한 맛이 온몸에 퍼지는 그 하나하나의 과정에서 몸에 온기가 조금씩 더해지기 때문이다. 호떡집 앞에 멈춰서는
중국 당면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중국 당면이 처음 알려진 건 훠궈 덕분이다. 훠궈가 인기를 끌면서 그 안에 들어가는 중국식 넓적 당면도 대중에 알려졌다. 그런데 어느새인가 중국 당면 그 자체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찜닭, 떡볶이 등 한식 메뉴에 슬그머니 들어가는가 하면, 먹방에서도 단골 소재로 쓰였다. 요즘엔 나아가 분모자(소위 떡 당면이라 불리는 두툼한 당면), 실당면 등 다른 다양한 중국 당면들도 덩달아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중국 당면하면 이젠 모르는 사람이 드물고, 그 자체가 하나의 고유 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그런데 엄밀히
구글이나 인스타그램에서 'Korean Hotdog(한국 핫도그)'를 검색해보면, 외국인들이 치즈를 늘어나는 모습에 즐거워하며 핫도그를 먹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외국 유명 요리 사이트들도 한국 핫도그의 레시피를 하나 둘 올리고 있다. 핫도그는 분명 한국 음식은 아닌 것 같은데 대체 이 '한국' 핫도그란 뭘까? 본토의 핫도그와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생겨나게 된 걸까? 이번 한식탐험에서 알아보았다. 핫도그는 소시지와 빵이 더해진 음식을 통칭한다. 사용되는 소시지나 빵의 형태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지만, 보통
명란젓은 독특한 젓갈이다. 다른 젓갈들과 달리 여러 가지 음식에 다양하게 쓰인다. 다른 젓갈들의 경우 그렇지 않다. 종류는 굉장히 많은데 비해 용도는 대부분 밥반찬으로 제한된다. 물론 참기름 한 방울 똑 떨어트린 젓갈은 완전히 밥도둑인지라 다른 용도가 딱히 필요할까 싶기도 하지만 아무튼, 명란젓은 특별하다. 볶음밥, 찌개, 계란말이 등 한식 밥상의 재료가 될 뿐 아니라 파스타, 덮밥, 감자침 등 온갖 다양한 국적과 종류의 음식에 쓰인다. 같은 알젓이라 하더라도 이 정도로 다양하게 쓰이는 젓갈은 없다. 대체 이유가 뭘까? 이번 한식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란 어렵다. 영화나 소설 속 상황이 아닌 이상 대부분 그렇다. 간편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라면, 빵 등의 간편식은 혼자 간단히 끼니를 때우기 좋다. 하지만 건강한 음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간편식은 식품 첨가물이 많이 들어갔거나, 영양상 균형이 맞지 않다. 보관과 조리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다. 어떤 음식이 먹기 간편하면서도 건강하기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것만큼 쉽지 않다. 그런데 예외적으로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음식이 있다. 바로 김밥이다. 김밥을 사면 둘둘 말아놓은 포장만 벗기면
"치맥이나 하러 갈까?"요즘같이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 부쩍 자주 하는 말이다. 낮에는 더우니 하루 종일 실내에 있다가 저녁이 되면 날씨도 선선해졌겠다 슬슬 나가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럴 때면 생각나는 게 바로 치맥이다. 누구나 좋아하며, (대부분의 경우) 동네에 파는 곳이 있고, 가격도 부담 없다. 치맥, 치킨과 맥주의 조합은 우리 생활 속 깊이 자리 잡아 이젠 단순한 음식의 조합 그 이상이다. 그 증거는 치맥이라는 단어 사용 형태를 살펴봐도 알 수 있다. 보통 '먹다'라는 동사를 쓰는 다른 음식과 달리 치맥
라면을 가볍게 봤다가 뼈저리게 후회한 적이 있다. 한 달간 유럽 출장을 갔을 때였다. 다른 출장자들은 한 달이라는 기간이 확정되자마자 비상식량 구축 계획을 세웠다. 한국음식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시골인 만큼 단단히 준비해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필자는 남의 얘기 취급했다. 외국에 나가도 딱히 한식을 찾은 적이 없었다. 기왕 간 거 한 끼라도 새로운 음식을 먹어봐야지 싶었다. 자만이었다. 2주가 지나자 슬슬 음식이 물리기 시작했다. 라면 없는 한 달 출장은 너무 괴로웠다. 그곳의 음식은 매콤함도, 시원한 국물도 없었다. 뜨끈
대학교 1학년 때부터였다. 부대찌개를 자주 먹게 된 건. 어두컴컴한 지하 주점에서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선배들이 주는 소주를 들이켰던 시절, 안주는 항상 부대찌개였다. 술자리에서 그렇게 먹고도 질리지 않았는지 점심시간에도 자주 부대찌개를 찾았다. 사회인이 되고 주머니 사정이 나아진 후에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오늘 점심엔 뭐 먹을까?' 하면 김치찌개, 중국집과 함께 반드시 나오는 선택지 중 하나가 부대찌개다.너무나도 일상적인 음식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약간 의아하다. 재료를 보면 햄, 소시지, 치즈, 그리고 베이크
필자에게 학창 시절 기억나는 음식 한 가지를 꼽으라면 단연 떡볶이다. 하굣길에 떡볶이집이 하나 있었는데 컵볶이를 먹든지 떡볶이에 순대까지 먹든지 아무튼 그냥 지나치는 일이 없었다.그것도 모자라서 가끔은 급식 시간이 몰래 나가서 라볶이를 사 먹기도 했다. 겨울이면 붕어빵이 떡볶이의 위상에 도전하곤 했지만 사철 간식인 떡볶이에 감히 붕어빵이 대적할 수 없었다.이러한 떡볶이와의 추억은 필자뿐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수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오늘날에도 떡볶이의 위상에는 변함이 없다. 핫도그와 각종 간편식들이 강력한
"짜장면은 어떤 맛이야? 너무 먹어보고 싶어!" 약 10년 전, 중국인 친구가 필자에게 했던 말이다. 당시 한국 드라마 '환상의 커플'이 중국에서 대히트 중이었는데, 그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짜장면 먹는 장면을 보고 꼭 먹어보고 싶다고 했다. 중국엔 짜장면이 없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막상 중국인에게 짜장면이 먹고 싶다는 얘기를 들으니 기분이 묘했다. 외국인들에게 짜장면은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다. 특히 한류 드라마에서 짜장면을 본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짜장면 먹기가 한국 관광의 필수 코스다. 하지만
백화점 지하 식품관은 인기 간식, 디저트들의 각축전이 일어나는 장소다. 일본, 프랑스, 미국 세계 각지에서 왔다는 디저트들이 눈과 코를 자극한다. 그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당당하게 세를 넓혀가는 음식이 있으니 바로 어묵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길거리 음식의 대표주자였던 어묵이 이젠 고급 간식으로 백화점 식품관에서 팔리고 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그리고 어묵에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 이번 솜대리의 한식탐험에서는 우리나라의 어묵에 대해서 알아보려 한다.어묵은 으깬 생선살을 밀가루 등과 반죽해 익힌 것이다. 조선 시대에도
'Korean food'(한식) 했을 때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는 비빔밥이다. 과거 TV 예능 무한도전에서 한식 홍보 영상을 만들 때도 비빔밥을 주제로 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외양이 화려하고 예쁘다. 색색의 야채를 가지런히 올려둔 비빔밥은 소위 말해 '그림이 된다'.두 번째로 누구나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조합이 자유롭기 때문에 개인의 취향과 식성에 맞춰 먹을 수 있다. 채식주의자는 계란과 고기를 빼면 되고, 매운 것을 못 먹는 사람은 고추장 대신 간장으로 비벼 먹으면 된다.
우즈베키스탄에서 김치는 낯선 음식이 아니다. 20세기 초 고려인들이 이 지역으로 강제 이주당하면서 김치를 들여왔고, 지금은 일반 우즈베키스탄인들에게도 익숙한 음식이 되었다. 피클을 먹을만한 때에 김치를 먹곤 한다. 실제로 많은 경우 김치는 영어로 Pickled cabbage, 배추 피클이라고 부른다. 김치를 피클, 즉 절인 야채의 한 범주라고 생각하면 김치가 외국인들에게도 완전히 새로운 음식은 아니다.다른 나라에도 다양한 절인 야채 음식들이 있다. 김치와 세계 각국의 절임 야채는 어떻게 비슷하고 어떻게 다를까? 세계 음식 속의 김치
우리나라 최고의 수출 효자 상품은 반도체다. 그렇다면 식품업계에서 대표 수출 상품은 뭘까? 바로 김이다. (2018년 1~8월 기준, 농림식품 수산부 자료. 원양에서 잡힌 참치는 제외함)2007년~2016년 기준, 한국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과 함께 세계 3대 김 생산국이고, 수출량 또한 연평균 21.8% 씩 증가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김이 식품업계의 반도체라는 비유마저 나오고 있다. 어째서 우리 김은 이렇게 많이 팔리고 있는 걸까? 우리 김에는 어떤 특징이 있고, 다른 나라는 어떻게 김을 먹고 있을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이 있다. 식습관이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평소에 하루에 한 끼 밥을 먹을까 말까 한 사람들도 외국에 나가면 '한국인은 밥심'을 외치며 밥을 찾는다. 말 그대로 '밥'만 먹으면 되는 거라면 해결은 쉽다.세계 대부분의 나라에는 고유의 쌀밥 요리가 있어서 쌀밥을 먹기가 상상하는 것만큼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그 나라의 쌀밥을 먹는다고 해도 여전히 밥심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쌀밥은 지역마다 조리법도, 쌀의 품종도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솜대리의 한식탐험에서는 세계
"회나 한 사라 떠올까?"'사라'는 그릇을 뜻하는 일본어다. 회라는 단어 자체도 같은 뜻의 일본어인 '사시미'와 혼용되는 경우가 많다. 일본의 스시(초밥)와 사시미(회)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회하면 일본을 떠올리곤 한다.하지만 알고 보면 세계 곳곳에 특색 있는 회 요리가 많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홍어회와 물회를 생각해보자. 외국에는 없는 우리나라의 회 요리다. 이번 달 솜대리의 한식탐험에서는 한국의 회와 다른 나라의 회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회의 사전적 정의
'피쉬소스가 없으면 액젓으로 대체 가능'. 인터넷에 올라온 베트남 음식 레시피를 보면 이런 문구가 자주 나온다. 피쉬소스와 액젓은 재료도 만드는 방법도 비슷해 자주 대체 재료로 사용된다. 해외에 사는 한인들이 김치를 담글 때도 액젓 대신 피쉬소스를 많이 사용한다. 피쉬소스 외에도 우리나라 젓갈류와 비슷한 식재료는 세계 각지에서 나타난다. 이번 달 칼럼에서는 우리 젓갈과 세계 각국의 젓갈을 알아보려 한다. 젓갈은 냉장시설이 없던 과거, 어패류를 보관하기 위한 수단으로 발전했다. 소금을 뿌려 해
먹기 위해 사는 필자는 여행도 먹기 위해 간다. 스웨덴을 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스웨덴인 친구의 도움을 받아 먹을 계획을 잔뜩 안고 갔다. 가장 기대했던 음식은 미트볼이었다. 미트볼은 스웨덴의 전통적인 음식이다. 이케아에서 인스턴트 제품으로만 먹어 본 스웨덴 미트볼을 제대로 맛보고 싶었다. 식당을 고르는데 심사숙고함은 물론이고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판단력이 흐려지지 않을 만큼만 배고프도록 사전 준비도 철저히 했다. 스웨덴 현지 미트볼은 조금 짜긴 했지만 꿀맛이었다. 갈아 뭉친 고기는 힘을 들이지 않아도 부드럽게 으스러졌고
영화 데드풀 2의 주인공 라이언 레이놀즈는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데드풀 2가 흥행하면 소주 1병을 원샷하겠다고 공약해 화제가 되었다. 할리우드 스타가 우리나라 술인 소주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만으로 흥미로운데, 우리나라에서 흔히 공약이나 벌칙으로 내세우는 '소주 1병 원샷'을 얘기하니 신기할 수밖에 없다. 외국의 언어나 문화적 요소를 언급하는 것은 그 나라에 대한 관심을 표출하는 좋은 수단이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이 인터뷰에서 소주를 그 수단으로 삼았다. 이처럼 소주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술이다. 한국인들이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