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믈리에타임즈가 한국 1세대 대표 바리스타 '임종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소믈리에타임즈 DB>

올해로 20년 차에 접어든 임종명 바리스타는 2004년 한국 바리스타 챔피언쉽 우승, 유명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자문 등 화려한 이력을 가져 많은 바리스타의 본보기로 꼽히는 인물 중 하나다. 솔직하지만, 논점이 명확한 그만의 이야기와 대한민국 커피 시장에 대해 ‘소믈리에타임즈’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Q5. 컨설팅으로도 활약하고 계시는데 '카페 컨설팅'에서 최우선으로 보는 것은?

A : 컨설팅할 때, 일단 개인 카페는 못 하게 합니다. 그 사람이 뭔가 제빵 같은 특화된 기술 있다면 찬성하지만요. 예전에는 무조건 ‘자리’가 중요했어요. 맛이든 인테리어든 다 필요 없고 자리만 좋으면 됐는데, 이제는 SNS도 발달했고 소문이 잘나면 구석에 있어도 사람이 찾아가는 시대잖아요?

지금 더 중요한 건 찾아갔을 때 ‘임팩트’가 있어야 해요. "내가 왜 여기를 와야 하는가?"요. 그 임팩트가 인테리어, 서비스 혹은 음식일 수도 있죠. 그 요소 중 하나라도 맞는 게 있어야 합니다. 나머지가 다 엉망인데 특색 있는 ‘한 가지’가 있으면 사람들이 찾아가요. 예를 들어 “다 별로인데 인테리어가 너무 예뻐서 사진을 꼭 찍어야 해”라던지, “맛은 덜하고 인테리어도 덜한데 바리스타나 파티시에님이 너무 친절하고 서비스가 좋아” 이런 게 있어야 하거든요.

이것도 시간을 버는 정도고 이를 계기로 계속해서 발전해나가지 않는다면 오래 못 갑니다. 하지만, 제일 큰 문제는 처음 창업하시는 분들이 너무 소극적인 점이에요.

또 보는 것은 그분의 역량입니다. 자신이 특화된 능력이 있거나 실력 있는 사람을 영입해야 되는데 개인으로 창업하시는 분이 비싼 돈을 주고 컨설팅을 받고 실력 좋은 사람도 영입하는 경우는 별로 없잖아요. 그래서 처음에 안 하는 게 좋다고 말하는 이유에요. 베이커리를 잘한다고 하면 커피를 어느 정도만 맞추면 되거든요. 너무 맛있을 필요도 없고 빵하고 어울리면 돼요. 그런 것조차 없으면 시도하지 말아야죠.

Q6. 현재 운영하고 계시는 ‘바이림(By Lim)’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A : 바이림은 2007년에 제 이름을 따서 만든 브랜드고요. 오프라인 샵과 온라인몰을 동시에 오픈했어요. 한창 앞치마를 디자인하기 시작할 때라 바리스타들이 입기 편하고 쓰기 편한 도구들을 파는 몰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해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개편 중인 상태고요. 올해로 11년 차가 되는 브랜드인데 이름을 걸고 하므로 애착이 가죠.

‘없어졌냐 혹은 망했냐’라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많아요. 실제로 매장이 2개가 없어졌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망했다고 볼 수도 있는데 다시 준비 중이고요. 대기업에서 이 브랜드를 팔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고 싶진 않고 ‘바이림’으로 컨설팅, 교육, 제품 제작 등으로 여러 가지 계획하고 있습니다.

▲ 바리스타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은 '끊임없는 노력'이다. <사진=소믈리에타임즈 DB>

Q7. 바리스타를 꿈꾸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A : 제가 2004년 한국 바리스타 챔피언십을 우승하면서, 2005년에 한국커피협회에서 바리스타 2급 자격증의 실기시험 및 룰을 만드는 역할을 5년 동안 했습니다. 이 일을 한 이유는 제가 커피를 공부하며 개인적으로 힘든 것도 많았는데 제가 배운 것을 토대로 후배들이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 안 해도 될 부분, 도움이 될 부분을 알려주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또한,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기준이나, 커피 사업으로 바리스타들이 먹고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도 있어요.

바리스타는 겉으로 보이는 것이 화려하니까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저도 교수님처럼 방송하고 싶고, 광고 찍고 싶어요”라고 하는 사람들은 있는데 “오랫동안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 싶어요”하는 사람은 없거든요.

제가 하고 싶은 조언은 바리스타가 겉으로 보이는 외형만 보고 하는 것은 반대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고 몇 년 후에 어떤 바리스타가 돼 있을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이뤄나가야 해요. 항상 꾸준히 노력하고 쉬지 않고 단련해야 하기 때문에 많이 움직이고 만들어야 합니다. 미대를 나와서 라테 아트를 잘하느냐, 도움은 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상관이 없어요. 누가 더 많이 만들어 봤나가 더 중요하죠. 천재성은 필요 없어요. 100% 노력입니다. 남이 성공하는 걸 부러워만 하면 거기서 끝이에요. “남들 천 번 할 때 나는 이천 번 해야 합니다. “쟤 또라이 아니냐?”라고 말할 때까지 미친 듯이 해야 하죠.

‘인내심’이 필요한 직업입니다. 오랜 시간을 두고 공부해야지 맛을 느낄 수 있고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는 거든요. 근데 “하다가 안 되면 말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지금 가장 이직률이 높은 직업 중 하나가 바리스타입니다. 설거지도 안 하려고 하고 청소도 안 하려고 해요. 커피를 만드는 일은 항상 하는 거기 때문에 연습을 굳이 많이 하지 않아도 돼요. 의지만 있다면 계속 만들면서 애착이 생기고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청소는 그런 숙련이 필요 없이 깨끗하면 되는 건데 매장 운영에 있어서 고객이 매장을 찾아오기까지의 관리를 신경 쓰지 않고 ‘커피 만드는 것’만 하려고 해요. 그렇게는 오랫동안 이 일을 할 수 없어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바리스타는 '인내심'이 필요한 직업입니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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