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믈리에타임즈가 위너셰프 대표 '유지상'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소믈리에타임즈 DB>

‘한식대첩 4’의 심사위원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유지상 대표’는 그 이전부터 자신의 목표인 ‘먹거리에 일조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 현재 후배들을 양성하는 ‘위너셰프’ 브랜드의 대표이자 총괄감독인 그가 소믈리에타임즈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Q5. 대표님이 ‘위너셰프’를 설립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A : 처음에 ‘위너셰프’를 꼭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아니었어요. 이제 저는 현업에서 빠지고 새로운 무언가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 고민하던 시기였는데 내가 주방에도 있던 경험이 있으니 작은 식당을 만들어 적은 수입이라도 그들을 위한 음식을 만들자는 생각이었는데 한 지인분이 말했어요. “너는 사회적으로 받은 게 얼마나 많은데 너 혼자 누리려고 해? 나눠야지”라는 말을 듣고 고민을 하다가 생각났던 것이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조리과 4년제를 졸업하고 받는 월급이 약 120만 원 정도에요. 남들이 250~300을 말하고 있을 때요. 50살까지 흘러가듯이 보내면 약 300만 원 정도가 끝이고요. 그런데도 환경은 정말 어려워요. 뜨거운 불에서 일하고 날카로운 칼에 베이기도 하고, 남들이 밥 먹을 때 먹지 못하고 남들이 놀 때 놀지 못하죠. 그런데도 견디고 계속하는 이유는 “한 평이라도 내 가게를 가지자”라는 목표 때문이죠. 그런데 막상 나가면 100% 망해요.

식당을 차리기 위해 준비했던 전세 담보, 퇴직금을 다 털어놓고 망해서 거지가 되고 신용 불량자가 된다던가 가정까지 해체된다던가. 그런 걸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자기 가게를 시작하기 전에 내 가게에서 임차 적으로 해보다가, 여기서 망하면 자기 돈이 굳을 수 있고, 방향이 잡히면 성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잡아주는 것, 위너셰프를 만든 이유입니다.

Q6. 본격적인 창업 전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A :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창업 교육이 되게 많습니다. 그런데 창업이라는 것은 교육도 중요하지만, 실전 또한 중요하거든요. 자동차를 이론으로만 배우는 것보다 직접 나가 몸으로 해봐야지 알듯이요. 학습에서 ‘학’만하고 ‘습’을 안 해보는 경우가 많아요.

직접 창업을 해보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걸 통해 다양한 문제들을 새롭게 접근하게 되고 내가 해야 할 일 혹은 알아야 할 일에 대한 가치 기준이 바뀌게 됩니다. 인큐베이팅 공간 안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건 약 30% 정도밖에 못해요. 상권 자체도 자기가 생각한 상권이 아닐 수도 있고요. 그런데 실제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변화들을 생각해야 하거든요. 오피스 가에서 유치원생을 위한 음식점을 할 수 없잖아요. 비록 내 꿈과 다르더라도 자신을 약간 눌러놓고 준비했다 체계적인 기회가 잡혔을 때 하는 거지, 바로 할 수는 없어요. 그런 현실적인 요소들을 잡아주는 게 인큐베이팅 시스템이죠.

▲ 제일 중요한 것은 학연, 지연, 혈연이 중요한 게 아닌 ‘꾸준히 하는 것’이다. <사진=소믈리에타임즈 DB>

Q7. 창업을 할 때 개개인이 준비해야 할 혹은 필요한 자질은 무엇일까요?

A : 제일 중요한 것은 학연, 지연, 혈연이 중요한 게 아닌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하다 보면 모든 일에 기복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잘 되는 순간도 있고 안 되는 순간도 있죠. 이걸 이겨낼 끈기와 절실함이 있어야 합니다. 중간에 안 맞는다고 접지 않고요. 연애와 비슷한 게 처음에는 신나고 좋기만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실망스러운 점이 보이기 시작해요. 요리사라는 개념과 오너 셰프라는 개념은 완전히 다릅니다. 요리사 하던 사람이 가장 흔히 하는 실수가 ‘음식 맛만 좋으면 된다’인데, 그건 기본이거든요. 잘 안 되면 맛이 없나보다 하고 메뉴를 바꾸는데 사실 시스템을 먼저 바꿔봐야해요. 서비스할 때 자기 표정을 바꿔야 하고. 그런 노력에 대해서는 전혀 안 하는 경우가 많아요.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게 중요합니다.

Q8. 요리 쪽 일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 우리가 생각하는 스타 셰프는 로또처럼 되는 거고 현장에서 되기는 어렵습니다. 일차적으로 말해주고 싶은 것은 ‘남들이 밥 먹는 시간에 그들에게 밥을 해준다는 걸 받아들일 수 있냐’입니다. 둘째는 ‘남들이 놀 때 못 놀고 그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나’고요. 남들처럼 크리스마스 때 다른 사람과 촛불을 밝히겠다는 사람은 이 일을 할 수 없어요. 촛불을 밝힐 때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방송에서 보이는 스타 셰프들의 모습만 보고 창의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한식당에 잘못 들어가면 평생 냉면만 하다 끝날 수 있어요. 그래서 한식 하던 사람들이 많이 도망가는데 그런 것들을 충분히 각오하고 시작해야 되거든요.

10년 정도 생고생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요리를 할 수 있는 건데 처음 3개월 동안 음식 나르는 일 혹은 양파만 자르다가 못 버티고 나가고, 화려한 불과 함께 웍을 잡거나 하는 일은 10년 뒤에서나 일이지 시작부터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길을 명확히 알고 임한 상태로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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