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믈리에타임즈가 14년 동안 'JW 메리어트, BLT 스테이크'에서 소믈리에로 활약하고 있는 '정하봉 소믈리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소믈리에타임즈 DB>

JW 메리어트 동대문 ‘BLT 스테이크' 책임자이자 전체 음료를 총괄하는 '정하봉 소믈리에'는 14년 동안 활동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세계 소믈리에 대회에 출전한 국내 최고의 소믈리에지만 여전히 와인을 배우고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다. 최근에는 본인의 경험을 엮어 책을 출판했으며, 계속해서 자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가 정하봉 소믈리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Q5. 소믈리에 일을 하시면서 힘들거나 혹은 재밌었던 일화가 있다면?

A : 제가 일하는 곳은 셰프들과 함께 일하는 ‘다이닝 공간’입니다. 레스토랑은 단순히 밥을 먹는 공간의 역할뿐만이 아닌 사회적인 관계, 비즈니스 미팅 등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레스토랑을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보면 상당히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임차료와 주방과 홀의 전문 인력 비용 등을 생각하면요. 음식과 음료를 팔아서 수입을 내야 하는데 한국은 와인 애호가분들께서 저희 레스토랑 리스트에 있는 와인을 선택하기보다는 자신이 와인을 가져와서 콜키지 비용 없이 이용하려는 경우가 많으세요.

그렇게 되면 음식과 음료를 팔아서 매출을 내는 핵심을 건드리는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계속 그렇게 되면 레스토랑이 존재할 수 없는 거죠. 그부분이 조금 힘든 경우이지 않나 싶습니다. 저희 'BLT 스테이크‘ 같은 경우에는 이점을 방지하기 위해서 직접 와인을 가져오시면 리스트에 있는 와인을 가격에 상관없이 하나 선택하시면 콜키지 비용 없이 해드립니다.

제 책인 ‘삶에는 와인이 필요하다’에서 ‘격과 격이 만날 때’라는 챕터를 보면요. 손님들이 저희를 존중해주고, 저희도 손님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준비해줬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건데 레스토랑 방침을 무시한다는 것은 좋은 서비스를 받는 것 또한 어렵지 않나 생각해요.

기쁜 점은, 레스토랑이란 곳은 웬만해선 안 좋은 일이나 누가 아플 때 가진 않잖아요? 졸업하거나 진급하거나 혹은 생일과 같은 좋은 일이 있을 때 오시기 때문에 그분들에게서 즐거움을 극대화시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예를 들어 매년 12월 31일에 저의 서비스를 찾아오시는 가족분들도 계시고 비즈니스 미팅으로 모인 자리에서 좋은 식사와 와인 덕분에 순조롭게 진행되었다고 말할 때 뿌듯하죠.

▲ 소믈리에 대회에 나왔던 경험을 통해 앞으로도 소믈리에 일을 10년 혹은 수십 년 동안 노력해야겠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됐습니다. <사진=소믈리에타임즈 DB>

Q6. 세계 소믈리에 대회 및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여할 당시 준비했던 과정은?

A : 과정을 돌이켜보면, 저 같은 경우에는 출전했던 선배가 없었기 때문에 약 100여 권의 와인 원서를 읽으며 저만의 노트를 만들어 정리했었고, 대회 약 한 달 전쯤에는 아침과 저녁을 나눠 하루 약 15종의 와인들을 블라인드 테이스팅 했었습니다.

그런 준비를 통해 간 세계 대회에서 느낀 점은 ‘세계의 벽은 높다’였어요. 필기시험이 약 2시간인데 약 20장 정도의 문제 중 손도 못 댈 정도의 난이도 있는 문제들도 많았고요. 소믈리에 대회에 나왔던 경험을 통해 앞으로도 소믈리에 일을 10년 혹은 수십 년 동안 노력해야겠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됐습니다.

Q7. 이번 벨기에 대회에 나가는 국가대표 소믈리에분에게 조언하자면?

A : 과거의 지금의 차이점은 현재가 더 훨씬 정보를 얻기 위한 환경이라는 점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미러 서비스’를 중요시합니다. 제가 결승전에 올라갔다는 시나리오 혹은 다양한 서비스 시나리오에 맞춰 거울을 보며 수백 번 연습하면서 자신의 단점을 보게 되고, 퍼포먼스도 연기를 약간 가미하며 연습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또한, ‘자신감이 있는 서비스’와 ‘자신감이 없는 서비스’는 아우라가 틀리더라고요. 많은 준비를 통해 자신감을 가지고 대회에 임하는 것, 그것이 1점이라도 얻을 수 있는 포인트가 아닐까 싶어요.

이론적인 것은 다양한 와인 책들을 읽으며 정리하고 수정해서 나만의 노트를 만드는 것, 대회 일주일 전쯤에는 ‘파이널 리뷰’를 통해 이론 테스트를 패스하는 중요한 키 역할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단 이론을 통과해야 결선에 오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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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8. 최근에 나온 ‘삶에는 와인이 필요하다’를 집필하게 된 계기

A : 제가 2008년도 대회에 우승하고 10년 정도 활동하며 여러 기업체와 학교에 특강을 나갔어요. 강의가 끝나고 질문을 받으면 질문이 너무 많아 예정된 강의 시간보다 지체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것을 보고 “대중들이 몇 가지 팁만 알아도 음용하시거나 즐기는데 유용한 도움이 될 텐데 그런 것들이 없구나”라고 느끼게 되었어요. 소믈리에의 시각에서 대중들에게 와인을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을 만들자 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이유로는 아직 사람들이 소믈리에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는 것 같아요. 와인을 오픈하는 사람, 와인을 테이스팅하는 사람이라고만 아는데 책에서 소믈리에의 24시간이라고 해서 소믈리에가 어떤 일을 하는지, 고객들에게 어떻게 와인의 진가, 즐거움을 전달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썼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유용한 팁을 많이 넣었어요. 와인 스펙테이터에 선정된 와인부터 가성비 와인 베스트 7과 같은 대중들에게는 대중서, 와인을 통한 비즈니스 입문서, 소믈리에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간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책을 쓰게 되었죠.

▲ 앞으로도 와인을 매개체로 하며 인문학적인 사고, 본인이 삶의 주체가 되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와 같은 다양한 대중들과 호흡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진=소믈리에타임즈 DB>

Final Q.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은?

A : 와인을 좋아해 소믈리에가 되었는데 몇 년이 지나고 인문학 책들을 보는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왜 내가 갑자기 인문학 책을 보게 되었을까?'라고 돌아보게 되니 와인의 맛이나 탄닌과 같은 객관적인 잣대로 전달하는 것뿐만이 아닌, 이탈리아 와인이라면 이탈리아의 역사와 문학 그리고 철학을 알고 전달하는 것은 깊이의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이탈리아는 르네상스의 시작을 가져온 나라고, 북부, 중부, 남부의 문화가 각기 다르고 지역별로 토착 품종이 있고. 어떻게 고객들에게 더 잘 전달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니까 인문학책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와인을 매개체로 하며 인문학적인 사고, 본인이 삶의 주체가 되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와 같은 다양한 대중들과 호흡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와인과 인문학이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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