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브 노트 스무 번째 주인공 '처빌' <사진=Edsel Little>

현자들이 마치 아기 예수에게 가져다준 몰약과 비슷하다고 말한 한 허브가 있다. 이번 허브 노트의 주인공은 ‘처빌’이다.

처빌은 ‘새로운 삶’을 상징하는 허브다. 전통적으로 유럽 지역의 부활절 축제에는 ‘처빌 수프’를 제공하기도 했으며 1세기 로마 학자 ‘플리니(Pliny)'와 ’니콜라스 컬페퍼(Nicholas Culpeper)'는 처빌을 먹으면 차가운 배를 따뜻하게 해준다라고 믿기도 했다. 또한, 중세 시대에는 딸꾹질을 멈추게 하는 식자재로 사용되어왔다고 한다. 물론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말이다.

또한, 처빌의 알 수 없는 효능은 더 다른 지역에서도 계속되었는데 로마 사람들을 처빌이 기억력을 증가시킨다고 주장하며 유럽 전역에 유행하게 되었는데 전염병을 퇴치하기 위해 사용되었고 그리스 사람들은 처빌 다발을 가져와 친구들에게 축복하는 민속적인 관습이 있었다. 말로만 들으면 만병통치약이다. 물론 저 증상들을 다 해결해주지는 않지만 꽤 효능이 뛰어난 허브인데 소화, 결막염, 혈전증, 고혈압 증상에 도움이 되며 주름의 발병을 지연시키는 등 여러 방면에서 우수한 효능을 보여주고 있다.

▲ 처빌은 다양한 요리에 활용 가능하기에 좋은 허브다. <사진=T.Tseng>

또 처빌은 현대 프랑스 퀴진의 빠질 수 없는 재료로 자리 잡아서 파슬리, 차이브, 타라곤과 함께 주요 허브로 사용되고 있다. 파슬리와 비슷하게 생겨 장식용으로 이용되기도 하지만 스프나 소스, 채소의 스톡을 내기에도 충분히 좋은 허브다. 게다가 어울리는 페어링이 많은 것도 처빌의 장점이다. 아스파라거스, 완두콩, 근대, 당근, 달걀, 회향, 버섯, 감자, 가금류, 토마토, 시금치, 송아지 고기등 육류와 채소 가릴 것 없이 페어링이 좋아 괜히 프랑스 퀴진에 자주 사용되는 허브로 거론되는 이유를 증명하고 있다.

말린 처빌은 향이 아예 사라지기 때문에 신선한 상태로 먹는 것이 좋은데 처빌은 갓 신선한 상태를 오래 지속하는 허브가 아니므로 최대한 빨리 이용하는 것이 좋다. 처빌은 비슷한 파슬리로 인해 한국에서 많은 주목이나 사랑을 받는 허브가 아니지만, 여러모로 뛰어난 가치를 보여준다. 이번 기회에 처빌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에 도전해보는 것이 어떨까? 다음 허브 노트에서는 처빌을 이용한 요리를 공개한다.

처빌 Fun Facts 노트

▲ 민달팽이가 좋아하는 허브로 '처빌'이 거론되곤 한다. <사진=MaxPixel>

민달팽이가 처빌을 좋아한다고 몇몇 정원사들은 주장하는데, 이로 인해 해충을 없애는 민달팽이를 끌어드리기 위해 처빌을 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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