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전쟁이 시작되었다! 스타벅스는 어디로?

그동안 전세계 커피 시장은 유럽을 석권하고 있던 코스타와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 스타벅스로 평화롭게 양분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전선에 최근 균열이 보일 조짐이 농후한 사건이 생겼습니다. 글로벌 음료 기업 코카콜라가 코스타를 62억 달러,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약 5조 6천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코카콜라는 정체되고 있는 음료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커피였습니다.

1971년 영국에서 출발한 커피 체인점 코스타는 현재 유럽에서 천여 곳 정도의 매장을 갖고 있습니다. 업종다변화 전략을 취한 코카콜라는 유럽을 발판삼아 성장을 계속하면서 콜라음료 자체 기존 유통망을 이용해 전 세계로 커피매장을 확대해 가려는 야망을 보임으로써 스타벅스와 피할 수 없는 싸움이 예상됩니다.

▲ 유럽시장 석권한 코스타, 블루보틀의 느림과 아날로그적 아이덴티티, 그리고 저돌적 성향의 스타벅스

거대한 두 기업이 펼쳐나갈 커피시장에는 진즉에 또 하나의 새로운 경쟁자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블루보틀이라는 커피브랜드의 새로운 이름입니다.

블루보틀은 두 개 국가에 50여 개의 매장을 보유한 아직은 애송이 기업처럼 보이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스타벅스의 약점을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야심만만한 기업입니다. 이미 한국의 커피 애호가들에게는 낯선 이름이 아닙니다. 블루보틀은 고급커피라는 하나의 고유명사가 되어 시장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블루보틀은 클라리넷 연주자 제임스 프리먼이 2002년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에서 창업한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입니다. 블루보틀의 강점은 블렌딩으로 대표되는 평균적인 맛의 균일성을 내세우던 스타벅스와 같은 기존 프랜차이즈 업계의 관행에서 탈피해 커피 고유의 맛을 추구하는 싱글 오리진 커피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블렌딩이 대세인 시장에서 블루보틀이 주목한 싱글 오리진이란 대체 무엇일까요. 싱글 오리진은 단일 생산자가 한 특정 지역에서 재배한 커피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는 농장주가 생산과 수확에서 세심하게 신경 쓴 커피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그럼 왜 이렇게 생산한 커피생두가 좋은 커피가 될 수 있을까요? 커피는 1200 미터 이상의 고지대에서 하늘을 덮은 구름이나 숲으로 그늘진 조건에서 열매가 천천히 익어야 커피 고유의 풍미가 드러납니다. 커피는 와인처럼 자신이 자란 곳의 땅과 기른 사람과 그해의 자연환경을 말해줄 수 있는 다시말하면 자신의 테루아를 드러날 수 있어야 진정 좋은 커피입니다.

이런 수준의 싱글 오리진 또는 에스테이트 마이크로 랏(특별 관리된 커피), COE(cup of excellence: 커피 평가 대회에서 순위가 매겨진 후 경매로 거래되는 커피. 대표적인 것이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 커피이다) 등의 생두에서 로스팅된 원두로 신중하게 추출된 커피는 한 모금에서 절로 감탄사가 터져나옵니다. 이런 인생 커피를 맛보지 못하고는 커피를 마셔봤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런 지향점을 가진 커피 산업의 새로운 흐름을 음식 평론가 조나단 골드가 '제3의 물결'이라고 개념화했습니다.

커피 산업의 새로운 흐름은 단연 블루보틀이 만들어낸 트렌드입니다. 이 블루보틀을 2017년에 재빠르게 인수한 기업은 네슬레였습니다. 네슬레 역시 네스카페와 캔커피 브랜드로 커피와 음료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의 면모를 보이고 있는 전통 있는 기업입니다. 이런 네슬레가 지분 68%로 4억2,500만 달러(한화로 약 4천800억원)를 주고 인수했습니다. 미국과 일본 단 두 나라에서 매장수도 불과 51개에 불과한 블루보틀은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요?

이제 커피 시장은 크게 보면 3파전으로 치열한 전투를 전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들 기업들이 한국시장에서는 어떤 싸움을 펼칠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먼저 블루보틀이 전세계에서 두번째 국가로 한국을 선택하고 내년 상반기에 성수동에 그 1호점을 오픈합니다. 블루보틀은 고향 미국을 제외하면 일본이 유일하게 선택된 국가였는데 그 두번째로 진출하는 나라가 한국입니다.

스타벅스의 저돌적인 성향과는 반대되는 블루보틀의 느림과 아날로그적인 아이덴티티가 어떤 모습으로 자리매김 되는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듯합니다.
 

마숙현 대표는 헤이리 예술마을 건설의 싱크탱크 핵심 멤버로 참여했으며, 지금도 헤이리 마을을 지키면서 `식물감각`을 운영하고 있다. 와인, 커피, 그림, 식물, 오래 달리기는 그의 인문학이 되어 세계와 소통하기를 꿈꾼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마숙현 meehani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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