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브레히트 뒤러의 목판화 '철갑 코뿔소' <편집=도윤 기자>

라 스피네따의 상징 ‘코뿔소’ 그림은 독일 미술계의 아버지이자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의 목판화다. 르네상스 시대는 1400년대부터 약 200년 정도 이태리 피렌체와 베네치아를 중심으로 예술과 문화가 찬란하게 발전했던 시기로 알브레히트 뒤러는 목판화로 1500년대 초부터 대단한 명성을 쌓은 예술가이다.

뒤러는 1515년 인도 왕국이 포르투갈 리스본에 선물한 ‘코뿔소’의 모습을 전해지는 이야기와 스케치로만 상상하여 “철갑 코뿔소”라는 작품을 완성시켰다. 그 당시 유럽에는 코뿔소가 존재하지 않았던 동물이기도 하고 많은 이들이 동물에 관심이 많았던 시대라 그의 작품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런데 라 스피네따의 와인메이커 조르지오 리베띠(Giorgio Rivetti)는 왜 뒤러의 목판화에 등장한 코뿔소와 사자 스케치를 라벨 디자인으로 쓴 것일까?

▲ 라 스피네따의 와인 메이커 조르지오 리베띠 <사진=라 스피네따>

코뿔소를 와인 라벨에 담다

리베띠(Rivetti) 가문은 1985년 카 디 피안(Ca‵ di Pian)이라는 밭에서 바르베라(Barbera) 품종의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이후 와인병 라벨에 ‘코뿔소’ 그림을 넣기 시작했는데, 이는 리치하고 풍성한 아로마와 탄탄한 골격 속에 우아한 모습을 간직한 라스피네따 와인들과 ‘코뿔소’의 이미지가 닮아있다고 생각해서였던 것 같다.

▲ 코뿔소의 강건하고 우아한 이미지는 라 스피네따의 와인들과 닮아있다. <사진=pixabay>

재미있는 사실은 라스피네따의 와인메이커 조르지오 리베띠(Giorgio Rivetti)가 원래 알브레히트 뒤러의 작품들에 열렬한 팬이었다는 것. 라스피네따의 와인메이커로서 그의 예술 작품인 와인과 뒤러의 작품을 통해 느낀 점이 닮아있다고 생각한 것이라면 정말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라 스피네따 모스카토 다스티 브리꼬 콸리아(La Spinetta Moscato d’Asti Bricco Quaglia) DOCG 2017

▲ 라 스피네따 모스카토 다스티 브리꼬 콸리아(La Spinetta Moscato d’Asti Bricco Quaglia) 2017 <사진=도윤 기자>

라 스피네따가 위치한 곳은 이태리 피에몬테(Piemonte)의 아스티(Asti) 중심부 가스타뇰 란쯔(Castagnole Lanze).

1977년 아스티에서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한 라 스피네따는 이듬해에 모스카토 다스티(Moscato D’asti) 와인의 첫 빈티지를 생산했다.

모스카토 다스티에 싱글 빈야드 개념을 처음 도입하였으며 매추라기(Gueaglia)라는 이름처럼 라벨에는 메추라기 그림이 있는데 라스피네따 역사 40여 년 동안 변함없이 이 라벨을 사용하고 있다.

레몬빛 컬러에 꽃 속에 파묻힌 듯 강렬한 꽃 아로마, 잘 익은 복숭아 향, 달콤한 풍미가 매력적이며 모스카토 다스티에서 기대할 수 있는 발랄하고 산뜻한 느낌에 좀 더 고급스럽고 촘촘한 밀도감에 산미, 긴 여운을 지녔다.

프렌치 토스트나 치즈가 어우러진 빵, 브런치, 디저트 등과 페어링 해도 좋으며, 와인만 마셔도 충분히 풍만함을 느낄 수 있다. 식전주나 디저트 와인으로도 훌륭하고, 축하하는 자리, 데이트, 친구들과의 모임에도 어울릴 약발포성 스위트 와인이다.

라 스피네따 바르베라 다스티 카 디 피안(La Spinetta Barbera d'Asti Ca di Pian) DOCG 2014

▲ 라 스피네따 바르베라 다스티 카 디 피안(La Spinetta Barbera d'Asti Ca di Pian) 2014<사진=도윤 기자>

짙은 루비빛 컬러, 제비꽃 같은 보라 계열 꽃, 블루베리, 오렌지 껍질 아로마에 탄탄하면서도 부들부들한 탄닌, 실키한 질감, 집중도와 밸런스가 좋은 와인.

라 스피네따의 테이스팅 했던 와인 중에서 음식과 매칭하기에 가장 편안한 스타일이다. 파스타나 고기류도 좋고, 한식에도 무난하게 잘 어울릴 수 있겠다.

▲ 네비올로의 왕 바롤로의 이미지를 뒤러의 "사자" 스케치로 형상화했다 <사진=도윤 기자>

바르베라 와인을 만든 이후, 리베띠(Rivetti)는 1990년대에 들어서 네비올로의 왕 ‘바롤로(Barolo)’에서도 와인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바롤로 캄페(Barolo Campe)와 가레띠(Garetti)가 지닌 강건하고 파워풀하면서 우아한 모습을 뒤러의 ‘사자 스케치’ 그림으로 형상화했다.

라 스피네따 바롤로 캄페(La Spinetta Barolo Campe) DOCG 2013

▲ 라 스피네따 바롤로 캄페(La Spinetta Barolo Campe) 2013 <사진=도윤 기자>

은 루비빛, 말린 붉은 계열의 꽃, 라즈베리, 흙 내음, 민트, 타바코 등 복합적인 아로마와 풍미가 느껴진다. 입안에서는 파워풀하면서도 잘 익은 탄닌과 실키한 질감, 산미에 탄탄한 구조감이 만나 밸런스를 이룬다. 숙성 잠재력이 큰 와인으로 와인의 맛이 변해가는 모습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라 스피네따 바롤로 가레띠(La Spinetta Barolo Garretti) DOCG 2014

▲ La Spinetta Barolo Garretti(라 스피네따 바롤로 가레띠) 2014 <사진=도윤 기자>

밝은 루비빛 컬러, 라즈베리, 체리 등 붉은 과실향이 가득 피어오르는 와인이다. 타바코, 스모키한 아로마와 풍미도 느껴지며, 부드럽고 우아한 탄닌과 잔잔한 여운이 인상적이다. 2014년의 기후가 평년보다 서늘했기에 따뜻하게 익은 느낌보다는 좀 더 프레시한 느낌에 직관적으로 와인의 모습을 보여주며, 캄페 바롤로보다는 여성스러운 스타일의 바롤로다.

▲ 도윤 기자와 라 스피네따의 마케팅 디렉터 루바(Luca) <사진=라 스피네따 김유리 브랜드 매니저>

누군가는 라 스피네따의 바롤로 와인을 모던 스타일 바롤로라고 칭하지만 라 스피네따의 마케팅 디렉터 루카(Luca)는 “우리의 와인은 모던 스타일의 와인이라기보다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탄생하게 된 ‘유니크한 스타일’의 와인이다. 우리는 와인이 만들어지는데 떼루아의 역할이 90% 이상이라고 확신하며 그렇기에 포도 재배에 무한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 라 스피네따(La Spinetta)의 와인들 <사진=도윤 기자>

예술을 좋아하는 리베띠 가문이 무한한 애정과 창의성으로 빚은 이태리 피에몬테의 라스피네따. 와인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언젠가 꼭 만나볼 와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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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윤 기자는 와인과 술에 관한 문화를 탐구하며, 재미있는 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 블로그 '와인톡톡의 Life&Style'과 인스타그램 @winetoktok을 운영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도윤기자 winetoktok@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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