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소펙사(Sopexa) 주관 2018 아시아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가 서울에서 열렸다. 2015년 말레이시아에서 시작해 매년 베트남, 대만을 거쳐 한국에서 열린 이 대회는 이름처럼 아시아의 최고 프랑스 와인 소믈리에를 가려내는 자리다. 올해로 4회를 맞는 이번 대회에 한국, 중국,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폴 등 10개국의 대표 소믈리에 19명이 서울을 찾았는데, 긴장감 넘치는 예선과 결선을 거쳐 대만의 카이 원 루(Kai Wen Lu), 중국의 잉시아 후(Yingxia Hu), 한국의 조현철 소믈리에가 각각 1위부터 3위를 차지했다. 대회의 여운이 가시기 전, 세 명의 소믈리에가 돌아보는 결승전의 선명한 기억과 이들이 사랑하는 프랑스 와인, 아시아 음식과 프랑스 와인의 마리아주를 소개한다.   

▲ 왼쪽부터 카이 원 루, 잉시아 후, 조현철 소믈리에 <사진= 소펙사코리아>

1. 결승전에 참여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카이 원 루: 결선 진출자 3인을 발표할 때 제 이름이 호명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결선 시험과 관련해서 얘기하자면, 검은 와인잔으로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해야하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하면서 1번 검은잔이 녹차인 것 같다는, 다소 대담한 결정을 내렸는데, 결국에는 녹차가 정답이었죠.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미각(palate)를 믿으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잉시아 후: 칵테일을 만드는 시험이 기억에 남습니다. 주어진 시간 안에 미션을 다 완수하지 못했는데, 그래서 제가 조금 더 체계적으로 생각하고 서비스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조현철: 매 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만, 이번 대회 결승전에 참가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결선 3인을 발표할 때 제 이름과 함께 '한국'의 소믈리에라고 호명할 때의 순간입니다. 벅차오르는 감정과 응원 오신 많은 분의 환호와 기쁨을 느낄 수 있던 순간이라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두 번째는 3위 발표를 할 때의 제가 느꼈던 아쉬움의 감정과 관객석에서 터져 나오는 탄식, 아쉬운 표정, 그리고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고 들었을 때입니다. 더욱더 정진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응원과 격려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 전하고 싶습니다. 

2.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프랑스 와인은?  

카이 원 루: 프랑스 와인은 기본적으로 모두 좋아합니다. 그래도 그중에서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슈냉 블랑 품종의 와인을 가장 좋아합니다. 

잉시아 후: 샴페인을 가장 좋아합니다. 

조현철: 최근 가장 관심있게 공부하며 마시는 프랑스 와인은 샴페인입니다. 떠오르는 두 개의 샴페인 하우스가 있는데요, 하나는 크룩(Krug) 이고, 또 다른 하나는 윌리세 콜랭(Ulysse Collin) 입니다. 각각의 하우스에서 생산하는 하나하나의 샴페인들이 우아하고 강렬하며 이 샴페인들로부터 매번 최고의 경험을 선사 받습니다. 

3. 대만/중국/한국의 음식과 프랑스 와인 매칭을 추천한다면? 

카이 원 루: 검은 후추, 마늘, 바질이 곁들여진 대만식 프라이드치킨 요리와 슈냉 블랑 품종의 와인은 함께 곁들이면 실패할 확률이 매우 적답니다! 

잉시아 후: 중국의 음식 문화는 지역마다 굉장히 다양합니다. 또한 많은 종류의 요리를 동시에 먹게 되는 경우가 많지요. 이렇듯 다양한 중국 음식과 좋은 매칭을 이룰 수 있는 와인으로는 부르고뉴나 일부 론 지역 와인처럼 가벼운 스타일의 레드 와인이 좋을 것 같습니다. 화이트 와인 중에서는 부브레 지역의 슈냉 블랑이나 알자스의 리슬링 와인을 추천합니다. 

조현철: 특정 음식이 아니라 한국 음식이라는 큰 범위에서 프랑스 와인을 추천한다면 샴페인을 추천할 것 같습니다. 보편적으로 한식은 다양한 종류의 반찬과 요리를 함께 즐기기 때문에, 여러 스타일의 요리를 아우를 수 있는 샴페인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지선기자 j.kim@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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