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가공식품, 음료, 패스트푸드 등 소비자들이 즐겨먹는 식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었다. 식품 및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인건비, 임대료, 원재료 값 상승 등의 이유로 가격 인상을 단행하였다고 하지만, 소비자들은 꺾일 줄 모르는 먹거리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강정화) 물가감시센터는 가공식품 및 패스트푸드 등의 가격을 수시로 인상하는 업계의 행태를 규탄하고,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CJ제일제당·팔도·한국야쿠르트 등 원가인상을 근거로 가격 인상
원가인상 대비 과도한 수준의 가격 인상, 원가 인하분 반영은 ‘나몰라라’식

▲ CJ제일제당은 2년 연속 가격을 인상한 햇반을 포함, 무려 7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했다 <사진=cj.co.kr>

CJ제일제당, 팔도, 한국야쿠르트는 원가인상을 이유로 각각 최대 10.4%, 9.5%, 5.6%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는데, 특히 다수의 품목을 집중 점유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2년 연속 가격을 인상한 햇반을 포함, 무려 7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했다.

특히, 어묵/맛살의 경우, 원재료인 연육 가격이 2015년 대비 2018년 3분기 14.9% 하락에도 불구하고 최대 7.2%의 가격 인상으로 이윤만을 추구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작년 말 왕뚜껑 9.5%, 비빔면 4.7% 가격을 인상한 팔도의 최근 5개년 재무현황을 보면, 2013년 대비 2017년 매출원가율은 8.1%p 하락하였고, 영업이익은 2015년부터 3년간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은 소비자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태일 수 있다.

한편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8월 낙농진흥회에서 원유가격을 4원 인상한 것을 반영하여, 방문판매 우유를 최대 5.6%까지 인상하였다. 이는 원가 상승폭에 비해 과도한 가격 인상이며, 2016년과 2017년 원유가격 하락 시에는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인상 시에만 반영하는 것은 소비자의 비난을 피할 수 없는 행태이다.

이디야, 2017년 광고선전비 2013년 대비 무려 9.5배 증가해
탐앤탐스, 커피 원가 하락분 효과 누리면서도 업계의 인상 흐름에 편승

▲ 이디야, 2017년 광고선전비 2013년 대비 무려 9.5배 증가했다. <사진=이디야커피 영상 캡처>

2,500호점을 돌파하며 커피 가맹점 신기록을 세운 이디야는 “가맹점 수익성 악화”를 근거로 14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약 10% 인상하였다. 이디야 가맹본부의 재무현황을 보면, 매출원가율 60%대, 영업이익률은 10%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광고선전비 지출이 2013년 약 7.6억 원에서 2017년 72.5억 원으로 무려 9.5배나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을 볼 때, 가맹점 수익성 개선을 고민한다면 소비자 가격 인상보다는 광고선전비 절감을 우선 고려해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

탐앤탐스는 원재료, 인건비, 임대료 상승을 근거로 삼아 블렌딩 음료와 베이커리류를 각각 200원, 500원 인상하였다. 탐앤탐스의 재무상황은 2015년 78.5%였던 매출원가율이 2017년 60.1%로 18.4%p 하락하였고, 영업이익률은 2017년 5%대를 회복하는 등 안정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2년간 커피 생두가격 하락으로 원가절감 효과를 누렸음에도 이번에는 커피 가격은 동결한 채, 타제품의 가격을 추가 인상한 것은 고정비 상승을 요인으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업계의 흐름에 편승한 것으로 보인다. 

써브웨이·롯데리아·맥도날드 작년에 이어 또다시 가격 인상
4년 연속 가격 올리기도

▲ 맥도날드는 4년 연속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국내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써브웨이, 롯데리아, 맥도날드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였는데 써브웨이의 경우, 주재료인 토마토, 오이, 양파, 치즈, 햄, 번스(빵) 등의 가격이 2017년에 비해 2018년에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써브웨이의 원재료 가격 인상이라는 근거는 설득력이 전혀 없어 보인다.

롯데리아 역시 지난해 말 원재료와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버거류 11종의 가격을 평균 2.2% 인상하였지만, 재무자료를 보면 매출원가율이 2016년 대비 2017년에 약 2%p 하락한 것을 알 수 있다.

맥도날드는 4년 연속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사실 한국 맥도날드 측은 2017년, 향후 가격 결정 과정에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입장을 고려하겠다고 답변을 주었음에도 2018년과 2019년에 연이어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은 소비자와의 소통을 저버린 처사라고 할 수 있다.

가격 인상의 적정성, 소비자도 동의할 수 있어야

기업들은 너도나도 원가상승, 가맹점 수익성 부진 등을 앞세워 가격 인상에 동조하지만, 소비자에게 가격 적정성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것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기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해당 기업에 대해서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며 의식주 중의 하나인 식(食)물가 안정에 일조하고자 한다.

소믈리에타임즈 전은희 기자 stpress@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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