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바인 전시장 내에 국가별 로제 와인 부스가 설치될 정도로 로제 와인을 향한 세계인의 관심도가 높았다. <사진= 김지선기자>

세계인의 입맛이 레드 와인에서 화이트, 로제, 스파클링 와인으로 돌아서고 있다. 오래전부터 와인을 소비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지에서 이런 흐름이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영국에서 프로세코의 판매량은 매년 신기록을 달성하고, 유럽에서 가장 사랑받는 데일리 와인은 차가운 로제 와인이다. 아직 와인이라 하면 짙은 레드 와인, 칠레 카베르네 소비뇽이 익숙한 한국인에게는 새로운 이야기다.

얼마전 독일에서 열린 프로바인(ProWein) 2019에 참석한 세계의 여러 와인 업계 종사자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나라마다 선호하는 품종은 조금씩 달랐으나, 이들의 말을 모아보면 유럽, 아시아 할 것 없이 신선한 맛과 가벼운 바디감의 와인이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세계의 와인 업계 종사자가 전한 국가별 와인 트렌드를 자세히 살펴보겠다.

노르웨이 

▲ 트론 알링 피터슨(Trond Erling Pettersen), 빈모노폴렛(Vinmonopolet) 카테고리 매니저 <사진= 트론 알링 피터슨>

와인은 노르웨이 주류 소비의 80%를 차지할 만큼 보편적인 술이다. 양적으로 보면 레드 와인 소비량이 가장 많지만 유럽산 스파클링, 화이트, 로제 와인의 소비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의 프로세코, 독일의 리슬링, 프랑스의 로제 와인이 많이 판매된다. 이러한 가벼운 와인의 인기는 지난 15년 전부터 지속되고 있다. - 트론 알링 피터슨(Trond Erling Pettersen), 빈모노폴렛(Vinmonopolet) 카테고리 매니저

독일 

▲ 세바스찬 슈네이더(Sebastian Schneider), 바인굿 슈네이더(Weingut Schneider) 대표 <사진= 김지선기자>

요즘 젊은 층은 산미와 알코올 도수가 낮은 와인을 선호한다. 그래서 피노 블랑과 피노 그리가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다. 또 영국, 프랑스 등과 마찬가지로 여름에는 햇살 아래서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로제 와인의 수요가 높다. - 세바스찬 슈네이더(Sebastian Schneider), 바인굿 슈네이더(Weingut Schneider) 대표

대만

특별한 유행을 따르기보다 자신만의 취향을 따라 와인을 소비하는 편이다. 그래도 한가지 짚어야 한다면, 와인 애호가 사이에서 인기 높은 부르고뉴 와인이다. - 셰리 웡(Sherry Weng) dipWSET, AOW(Art of Wine) PR팀 팀장

중국

바롱 드 로트칠드 등 유명 브랜드의 보르도 와인이 가장 인기있다. 휘펀 저우(Huifen Zhou), 그레이피앤코(Grapea&Co) 교육팀 총괄 책임자

▲ 그레이스 종(Grace Zhong), 업-차이니즈 와인(Up-Chinese Wine) 매니저 <사진= 김지선기자>

중, 장년층 사이에는 무거운 바디감의 레드 와인이 인기가 좋다. 반면 젊은층은 가벼운 바디감의 로제, 화이트 와인을 선호한다. 전반적으로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샤르도네 등으로 만든 중국 와인의 소비도 많다. - 그레이스 종(Grace Zhong), 업-차이니즈 와인(Up-Chinese Wine) 매니저

브라질

▲ 모리시오 롤로프(Maurício Roloff), 와인 오브 브라질(Wines of Brazil) 교육자 <사진= 김지선기자>

요즘 젊은 층은 와인과 무언가를 함께 즐긴다. 즉, 음악과 함께하거나 해변가에서 마시는 와인처럼 문화와 연계한 소비 현상이 눈에 띤다. 드라이한 스파클링 와인도 요즘 트렌드 중 하나다. 많은 브라질 사람들의 입문용 와인은 스위트 와인인데, 이들이 와인 애호가가 되며 균형과 구조감이 좋은 브뤼, 엑스트라 브뤼 스파클링 와인을 찾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 모리시오 롤로프(Maurício Roloff), 와인 오브 브라질(Wines of Brazil) 교육자

우크라이나

▲ 올가 피네비치-토도류크(Olga Pinevich-Todoriuk), 드링크스+ 매거진(Drinks+ magazine) 편집장 <사진= 드링크스 매거진>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와인은 세미 스위트 와인이다. 세미 스위트 와인의 선호도가 특히 높은 곳은 서부 지역이다. 토카이 등 스위트 와인으로 유명한 헝가리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서부 지역에서 세미 스위트를 포함한 달콤한 디저트 와인, 주정강화 와인의 소비가 많다. 반면 남부에서 많이 소비되는 와인은 드라이한 와인이다. - 올가 피네비치-토도류크(Olga Pinevich-Todoriuk), 드링크스+ 매거진(Drinks+ magazine) 편집장

가장 많이 소비하는 와인은 이탈리아, 조지아, 프랑스 산 와인이며, 중산층 이상의 밀레니얼 세대 및 장년층은 경제 위기에도 꾸준히 프리미엄 와인을 찾고 있다.

잔당이 적고 알코올 도수가 낮은 와인의 인기는 건강한 생활방식을 추구하는 웰빙 문화와 맞닿아 있다. 프로바인에서 각지의 와인 업계 종사자를 만나본 결과, 유럽 등 와인 문화가 정착한 국가와 최근 와인 소비량이 크게 증가한 중국 등에서 저도주 트렌드가 강세임을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건강에 대한 관심이 어느 곳 못지않게 많다. 따라서 국내에도 와인 소비가 보편화될수록 화이트, 로제, 스파클링 와인 등 도수가 상대적으로 낮고 가벼운 바디감인 와인을 찾는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소믈리에타임즈 김지선기자 j.kim@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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