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소비량이 줄어 걱정이라 하지만, 하루 3끼 제대로 챙겨 먹을 수 없는 시대가 되다 보니 점점 아침밥을 먹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사자성어 중에 조반석죽(朝飯夕粥)이란 말이 있다. 몹시 가난한 살림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지금 이 시대에서는 그 의미를 다르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바쁜 생활 속 점점 아침밥을 먹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사진=Pixabay>

점심은 거르고, 저녁은 죽을 먹을 정도로 가난해도 꼭 아침은 밥을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물론 이 사자성어가 만들어진 시기에는 ‘점심’이란 건 존재하지 않던 하루 2끼만 먹던 시절이었으니, 점심을 굶는다는 것은 말이 안 맞지만 그만큼 세 끼 식사 중에서 아침밥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제일 크다는 이야기다. 

과거 가난한 살림을 가리키던 글이 이제는 건강한 식사법을 알려주는 글이 되었다. 필자 이외에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아침밥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더욱 중요하다. 왜 그럴까? 그럼 이제 질문을 바꾸어 아침에 가장 영양소가 필요한 곳은 내 몸에서 어디일까? 그건 바로 머릿속의 뇌다. 

인간 전체 중량의 2%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기관이지만, 에너지 소비는 하루 400kcal나 되니 전체 소비량의 20%나 차지한다. 이 작은 뇌는 오로지 포도당만 소비한다. 그리고 가장 포도당을 잘 만들 수 있는 음식이 바로 우리가 먹는 밥이다. 다시 말해 아침밥은 우리의 뇌가 필요로 하기에 먹어야 한다. 

섹시한 몸을 위해 열심히 맛없는 닭 가슴살은 잘 먹지만, 정작 섹시한 뇌를 위해 밥을 먹지는 않는다. 섹시한 뇌를 만들기 위한 아침밥! 아침밥을 먹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첫 번째,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미국 조지아 대학의 레너드 폰 교수는 세계 장수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아침 식사를 꼭 챙겨 먹는 것이라고 한다. 한 캘리포니아 병원에서 아침밥을 먹지 않는 7천 명을 대상으로 아침 식사와 수명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아침밥을 먹지 않는 사람은 먹는 사람보다 남자는 40%, 여자는 28% 정도 사망률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두 번째, 학습 능력 향상
우리는 수면 중에도 약 300~500kcal 정도의 열량을 소비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당장 하루를 시작해야 할 영양소가 필요한 이유가 그 때문인 것이다. 그렇기에, 아침밥을 먹으면 뇌에 활동 에너지가 공급되어 집중력 및 학습 수행 능력이 향상된다. 그와 반대로 아침을 거르면 오전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하여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는 학생에게 학습 능력을, 직장인에게는 업무 능력을 향상시켜 준다. 그뿐만 아니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도 긍정적으로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도당만 만들면 되니 뭐든 과채 주스만 마시면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탄수화물뿐만 아니라 양질의 단백질과 채소 등 균형 있는 식사가 더욱더 아침 뇌 활동에 도움이 된다.

세 번째, 다이어트
아침밥을 먹지 않으면 공복 시간이 길어지기에, 우리 몸은 섭취한 열량을 사용하지 않고 지방으로 변환해 축적하려고 한다. 언제 또 먹을지 모르니, 음식물이 들어오면 바로 지방으로 바꾸어 저장하는 것이다. 아침밥을 먹지 않으면 않을수록 음식물을 바로 지방으로 바꾸려는 체질로 바뀌게 된다. 게다가, 뇌의 식욕 중추가 자극되어 생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되고 이는 그 이후의 식사 때 과식이나 폭식으로 이어져 다이어트에 전혀 도움이 되질 않는다.

런던 임페리얼 대학의 토니 골드스톤 박사는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아침 식사를 거른 후와 750kcal의 아침 식사를 한 후의 뇌 MRI 검사를 한 결과 우리의 뇌는 ‘아침식사를 거르면 배고픔을 더 느끼게 하여, 고열량 음식 섭취에 대한 욕구와 음식 섭취량 증가에 영양을 준다.’고 밝혔다. 그것은 음식 섭취의 즐거움과 보상가치와 연결된 뇌의 안와전주피질의 활동 패턴의 변화 때문이라 언급했다. 즉 아침을 거르는 것은 결과적으로 고칼로리 음식 섭취에 대한 욕구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절대 좋은 다이어트 방법이 아니다.

다들 아침을 먹지 않는 사람을 보면 아침밥이 안 들어간다고 한다. 즉 아침에 입맛이 없다. 아침을 잘 먹지 위해서는 충분히 자고, 야식과 과음은 하지 않을 것, 아침 식사 전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맞벌이 부부가 많은 요즘 가정,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가족이 다 같이 아침을 먹는 습관을 지녀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소믈리에타임즈 박성환 칼럼니스트 honeyric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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