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채식주의라고 불리는 베지테리안은 허용하는 식품에 따라 페스코(Pesco), 락토(Lacto), 오보(Ovo), 비건(Vegan) 등으로 나뉜다.

이 중 비건은 채식주의에서 가장 엄격하게 재료를 고른다. 이들은 고기와 생선은 물론이고 동물에게서 얻어지는 유제품과 알도 먹지 않는다. 나아가 어떤 이들은 꿀, 실크나 가죽같이 동물이나 곤충에게서 원료를 얻는 제품도 사용하지 않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다이어트식이나 건강식의 개념으로 소개가 되고있으나, 외국에서는 동물권익이나 환경보호를 생각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비건베이킹 에세이에서는 앞으로 수 회에 걸쳐 비건 베이킹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려한다.

<3> 영국에서 본 비건 1

▲ 비거니즘의 시작점이자, 신사의 나라 영국안의 런던. <사진=정채림>

비거니즘의 시작점이자, 신사의 나라 영국안의 런던.

그 나라가 주는 인상 때문인지 몰라도, 파리에 비해 비건의 비중이 더 큰 느낌을 주었다.

런던에서 4일정도의 일정이었지만, 파리에서보다 더 많은 비건 제품을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체류 기간 동안 한인 부부가 운영하시는 숙소에 머물렀는데, 채식으로 조금씩 식단을 바꾸시는 중이라, 영국의 비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

런던에서는 비건 가게를 직접 방문 하지는 않았지만, 박물관, 또는 공연장이나 프렌차이즈 매장에서 2가지 내외의 비건 제품이 늘 진열되어 있었다.

현대 미술 박물관에 상주하는 카페에서 비건 케이크 2가지를 맛 볼 수 있었다. 그 외에 비건 머핀과 비건 음료등도 판매 중이였다.

그중 글루텐, 유제품 프리인 만다린 & 초코칩 파운드를 먹어보았다. 식감은 오일을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촉촉하고 부드러웠던 것 같다. 비건이라고 느껴지기 어려운 맛이었고, 초콜릿은 다크를 사용한 것 같았다. 비건 파운드를 먹으면서, 나 스스로도 거부감 없이 먹고 있었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몇몇 테이블도 나와 같은 제품을 먹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주말에는 로컬 시장을 방문 하였다. <사진=정채림>

주말에는 숙소 사장님과 함께 근처 로컬 시장을 방문 하였다.

시장에 있는 한 커피 매장을 방문 하였는데, 비건들을 위한 음료가 여러 가지 준비 되어있었다. 물론 한국에서도 대형 커피 매장에 가면 두유로 음료를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런던은 두유 뿐만 아니라, 오트밀크, 아몬드 밀크 또한 구비해두고, 소비자의 필요에 맞춰 음료를 제조해주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오트밀크를 좋아해서 오트밀크 라떼를 마셔보았는데, 오트밀만의 고소함이 우유못지 않게 맛있었다. 이렇게 동네 벼룩시장에 있는 커피 매장에서도 비건이라도 쉽게 커피 음료를 접할 수 있다니, 개인적으로 참 부러웠다. 

▲ 종류에 상관없이 판매중인 다양한 비건 제품 <사진=정채림>

시장 입구로 들어서면서 내가 비건 시장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비건 제품 매장이 매우 많았다. 비건 치즈, 비건 디저트, 비건 요리 등등 종류에 상관없이 다양한 비건 제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 아직 한국에서는 생소한 비건 치즈 제품 <사진=정채림>

시장에서 본 비건 제품들 중, 아직 한국에서는 생소할거 같은 비건 치즈를 맛보았다. 식감이 살짝 거친 것 말고는 향이나 맛은 흡사 치즈와 매우 비슷했다. 캐슈넛이 베이스가 된다는 것 또한 새로웠다. 그 외에도 여러 비건 제품이 많은걸 보면서, 영국에서 비건에 대한 인식이 파리보다는 조금 더 앞서나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가 오는 굳은 날씨에도 손님들의 방문이 끈이지 않던 로컬 마켓. 비건 전문 마켓이 아니었음에도, 비건과 논비건의 제품들이 조화롭게 섞여 판매되는걸 보니, 비건이 굳이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적인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 비건이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적인 것이 아닐까 <사진=정채림>

정채림 베이킹 전문가는 뉴욕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고 귀국 후 해외영업 및 통역 등으로 여러나라를 다니며 다양한 음식과 디저트를 접하며 요리에 대한 꿈을 실현했다. 푸드 코디네이터 과정과 전문 베이킹 과정을 수료 후 베이킹 전문가로서 현재 라크렘제과학원(l'ecole patisserie LA CREME)에서 구움과자와 비건베이킹 강의를 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정채림 베이킹 전문가 stpress@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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