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의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강화되고 환경 보호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보온·보냉 텀블러(이하 텀블러)를 구입·이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그러나 한국소비자원(원장 이희숙)이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페인트 코팅 텀블러 24개(커피전문점(9개), 생활용품점(3개), 문구·팬시점(3개), 대형마트(4개), 온라인쇼핑몰(5개)) 제품을 대상으로 유해물질 안전성 및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부 제품의 용기 외부 표면에 코팅된 페인트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어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4개 제품 용기 외부 표면에 코팅된 페인트에서 납 검출, 해당 업체 자발적 회수

금속(스테인리스) 재질 텀블러의 경우 표면 보호나 디자인 등을 위해 용기 외부 표면을 페인트로 마감 처리한 제품들이 다수 판매되고 있다. 그런데 페인트에는 색상의 선명도와 점착력 등을 높이기 위해 납 등 유해 중금속이 첨가될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품 용기 외부 표면에 대한 유해물질 기준을 두고 있지 않다.

유해물질 함유 시험결과, 조사대상 24개 중 4개(16.7%) 제품의 용기 외부표면에 코팅된 페인트에서 다량의 납이 검출됐다.

납(Pb, lead)은 어린이 지능 발달 저하, 식욕부진, 빈혈, 근육약화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인체발암가능물질(2B)로 분류하고 있다.

엠제이씨에서 판매한 ‘리락쿠마 스텐 텀블러(얼굴, 350ml)’에서 79,606mg/kg, 파스쿠찌에서 판매한 ‘하트 텀블러’에서 46,822mg/kg, 할리스커피에서 판매한 ‘뉴 모던 진공 텀블러(레드)’에서 26,226mg/kg, 다이소에서 판매한 ‘S2019 봄봄 스텐 텀블러’에서 4,078mg/kg의 납이 검출됐다.

4개 업체는 소비자안전 확보를 위해 자발적으로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지하고 회수했다.

텀블러 등 식품용기 외부 표면에 대한 유해물질 관리 기준 마련 필요

텀블러는 '식품위생법' 및 ‘기구 및 용기·포장의 기준 및 규격’에 따라 식품용기로 분류되는데, 현재 식품과 직접 접촉하는 면에 대한 유해물질 기준은 있으나 식품과 접촉하지 않는 용기 외부 표면에 대한 기준은 없는 상황이다.

팜고로 합성수지제, 가공셀롤로스제, 종이제, 전분제 기구 및 용기·포장에 사용되는 재질의 경우에는 납, 카드뮴, 수은 및 6가크롬의 합을 100㎎/㎏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텀블러는 성인뿐만 아니라 어린이도 사용하는 제품으로 표면 코팅된 페인트에 납이 함유되어 있을 경우 피부·구강과의 접촉, 벗겨진 페인트의 흡입·섭취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될 수 있다.

납 노출을 줄이기 위해 국내에서도 어린이제품(페인트 및 표면 코팅된 제품 90mg/kg 이하), 온열팩(300mg/kg 이하), 위생물수건(20mg/kg 이하) 등 피부 접촉 제품에 대해 납 함량을 규제하고 있고, 캐나다는 페인트 및 표면 코팅된 모든 소비자 제품에 대해 납 함량을 제한(90mg/kg 이하)하고 있는 만큼 텀블러 등 식품용기 외부 표면에 대한 유해물질 관리 기준의 마련이 필요하다.

소믈리에타임즈 한상만기자 stpress@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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