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Daily Indonesia지에 의하면 인도네시아에서 금주령 등 알코올 규제가 강한 지역일수록 사상자 수가 크게 늘어나 당국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지난 1920년대 미국에서 금주령 속에 메탄올이 섞인 저질 밀주가 유통돼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전례와 유사한 상황이 인도네시아에서 재현된 셈이다.

7일 일간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책연구센터(CIPS)는 2013년이후 자바섬에서 발생한 밀조주 사망사고를 분석한 결과 알코올 관련 규제가 강한 지역일수록 사망사고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기간 알코올 관련 규제가 없는 자바섬 7개 지역에서 발생한 밀조주 관련 사상자는 106명이었다. 하지만 알코올 판매와 관련해 일부 규제가 이뤄지고 있는 12개 지역에서는 192명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고, 술의 생산과 판매, 소비를 전면 금지한 11개 지역에서는 무려 331명이 밀조주로 인한 피해를 봤다.

'자유의 소리'(SuaraKebebasan) 그룹의 이크발위비소노 연구원은 고율의 세금을 부과해 주류 가격이 올라가면 밀조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면서 "금주령은 안전하지 않은 주류의 소비를 늘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2010년 기준으로 0.1l에 불과하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수치가 1인당 0.5l에 달한다는 것이 CIPS의 추산이다.

'마약과의 전쟁'의 저자인 파트리 한도요는 마약과 관련해서도 이와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며 "정부가 담배를 금지하자 사람들은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싸구려 마약을 더 대량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주류 판매금지 규약 제정 움직임을 지지하고 있으며, 지자체들도 관련 규제를 강화하거나 유지하는 추세라고 자카르타 포스트는 지적했다.

빠뿌아주(州)는 최근 주류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남부술라웨시주의 주도 마까사르는 호텔과 술집에서만 술을 팔게 하고, 남은 술을 집에 가져가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서부칼리만탄의 뽄띠아낙시(市)는 아예 3성, 4성 호텔에서만 주류를 취급, 판매하도록 했으며, 올해 2월 밀조주를 마시고 대학생 등 39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족자카르타 역시 주류 관련 규제를 현행대로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현지 자카르타 aT센터 담당자에 의하면 대형 마트를 제외한 편의점 등에서 5% 이하의 술 판매 금지가 실시되고 일부지역의 술 판매 전면 금지가 실시된 이후로 빈땅 등 주류업계의 매출이 대폭 감소되었으며, 주류 판매에 대한 법규가 지역별로 다르고 중앙부처에서도 오락가락하는 행정으로 인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더욱 혼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술판매가 금지된 지역의 경우 메탄올이 섞인 밀주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증가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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