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멘도사(Mendoza) 지역의 와인, 카이켄(Kaiken)의 수출 매니저 토마스 마르코네티(Tomas Marconetti)가 방한 기념으로 열린 미디어 런치에서 이런 질문을 했다. 
"한국 와인 시장에서 아르헨티나 와인은 현재 어떤 이미지인가요?" 

아르헨티나

▲ 빙하와 사막이 동시에 존재하는 나라

빙하와 사막이 동시에 존재하는 나라.

세로로 길게 뻗어 다양한 지형을 갖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안데스 산맥을 경계로 칠레 옆에 위치해 있다. 면적은 276만 km²로 세계 8위에 달할 정도로 크지만 대한민국보다 인구 수가 적어 인구 밀도가 아주 낮으며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건너 온 이민자들이 많다. 인도와 함께 세계적으로 소를 많이 키우는 아르헨티나는 소고기가 주식이며, 이민자들의 영향을 많이 받아 이태리식 요리도 많이 즐긴다.

▲ 박셰프 청담 스테이크하우스의 시그니처 시즈닝으로 진공 숙성아하여 3~5일 동안 냉장 숙성하여 부드러운 질감이 살아 있는 스테이크. 모든 말벡(Malbec) 와인과 어울림이 훌륭했다. <사진=도윤 기자>

이민자들 중 일부는 포도 재배를 하고 와인을 생산했으며 스테이크 등의 소고기와 다양한 요리를 함께 즐겼다.

옆에 위치한 칠레가 자국외 와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둘 때, 아르헨티나가 전 세계 와인생산량 5위에도 불구하고 와인 산업의 발전이 더뎠다. 여러 이유가 있는데, (국가 간에 무역 협정 부분의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 1970년대는 아르헨티나 멘도자 지역에서는 와인 병입이 불법이어서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가서 병입을 했다는 것과, '먹고 마시고 즐기는'것을 좋아하는 국민성이 영향을 주어 자국내에서 와인 소비량이 더 컸던 것 또한 그 이유로 볼 수 있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대표 품종인 프랑스에서 건너 온 '말벡(Malbec), 토착 품종 토론테스(Torrontes)'를 비롯해 다양한 국제 품종으로 우수한 품질의 와인을 선보이고 있으며, 국가적으로는 '말벡데이(Malbec Day)' 같은 전 세계의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와인 시장은 수출 쪽으로 포커스를 맞춰 가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아르헨티나 멘도사(Mendoza) 지역의 카이켄(Kaiken)이 있다. 

안데스 산맥의 테루아를 담은 와인, 카이켄(Kaiken)

▲ 카이켄(Kaiken) 의 와인들 <사진=도윤 기자>

카이켄(Kaiken)은 칠레 원주민어로 '야생거위'를 뜻한다. 사실 카이켄(Kaiken)은 한국 와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주역 칠레 와인 몬테스(Montes)의 설립자 아우렐리오 몬테스(Aurelio Montes)가 만든 와이너리다.

▲ 안데스 산맥

그는 몬테스(Montes)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2000년, 안데스 산맥 너머의 아르헨티나 멘도자(Mendoza) 지역에서 카이켄(Kaiken)의 개성을 담을 수 있는 테루아를 발견했다. 안데스 산맥의 양 편 아르헨티나와 칠레를 오가는 '야생거위'에 상징성을 부여해 아르헨티나의 개성과 몬테스 와인의 품질이 결합된 와인을 탄생시킨 것이다. 

생산 지역
안데스 산맥의 높은 고도에서 자라는 카이켄(Kaiken)의 포도들은 온화한 기후와 높은 일조량의 영향으로 포도 알맹이에 풍부한 당도가 스며들고, 밤에는 서늘해 천천히 무르익어가며 산도가 살아있다. 카이켄(Kaiken)의 주 생산 지역은 멘도사(Mendoza)의 전통적인 생산 지역 루한 데 꾸조(Lujan de Cuyo)와 이제 개발된지 20여 년 된 우꼬 밸리(Uco Valley) 안에 위치해 있다. 

▲ 멘도사 지역 내 카이켄(KAiken) 와인 생산 지역

비스탈바(Vistalba)
비스탈바(Vistalba)는 해발 1,050m 지역으로 아그렐로(Agrelo)보다 북쪽에 위치해 있으며 생물의 다양성을 중요시 여겨 닭, 양 등을 키우는 곳으로 이 곳에서 생산된 포도들은 카이켄(Kaiken) 와인에 구조감을 부여한다. 

아그렐로(Agrelo)
해발 950m에 위치하며 양분이 많이 단위면적당 포도 생산량이 많으며, 와인에 과실미와 우아함을 주는 스타일의 포도가 자란다. 카이켄(Kaiken)의 기본 레인지의 와인들을 주로 생산한다. 

비스타 플로레(Vista Flores)
우꼬 밸리(Uco Valley)는 해발 1,350m에 위치해 높은 고도로 인해 개발이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곳으로 20년 전부터 포도 재배가 시작된 곳이다. 이 곳의 비스타 플로레(VIsta Flores)는 와인에 신선함과 집중도를 부여할 수 있는 포도가 생산되며, 돌이 많이 미네랄리티가 뛰어나다. 

와인 테이스팅

▲ 와인 테이스팅 <사진=도윤 기자>

카이켄 테루아 시리즈 토론테스(Kaiken Terroir Series Torrontes) 2018
아르헨티나의 토착 품종 토론테스(Torrontes) 100%
로한테 쿠조(Lujan de Cuyo)에서 북쪽으로 1700 킬로미터 떨어져있는 살타(Salta)에서 생산된 와인이다.  신선한 플로럴한 향과 열대과실 향이 매력적이며, 미네랄리티가 좋다. 경쾌하게 즐길 수 있는 스타일로 샐러드를 비롯한 프레시한 음식과 태국 요리와 같은 매운 스타일의 아시아 요리와도 잘 어울릴 와인이다. 레몬을 살짝 뿌려준 새우에 칠리 소스를 곁들여 와인과 마시니 훌륭했다. 

카이켄 울트라 말벡(Kaiken Ultra Malbec) 2004, 2007, 2015
울트라 말벡은 2007년까지는 사용했던 오크로 12개월 동안 100% 오크 숙성을 하였고, 2015년 빈티지부터 오크 90%, 스테인레스 10% 숙성을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오크 50%, 스테인레스 50% 숙성을 했다.

이는 몬테스(Montes)의 설립자 아우렐리오 몬테스(Aurelio Montes)가 와인의 구조감, 골격, 파워를 중요시 여기는 전통적인 스타일에서 카이켄(Kaiken)의 와인메이커들이 신선한 과실미와 산도를 담은 트레디셔널한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중요한 변화라고 볼 수 있다. 

07 빈티지 같은 경우에 아주 잘 익어서 실키한 질감에 파스타와 스테이크에 아주 잘 어우러졌으며 15 빈티지는 좀 더 풍부한 과실미와 초콜렛 풍미가 매력적이다.

▲ 튀긴 가지와 루꼴라, 마늘 오일을 곁들인. 토마토 소스 펜네 파스타. 울트라 말벡과 페어링이 좋았다. <사진=도윤 기자>

소고기뿐만 아니라 돼지고기, 양고기, 파스타 등에도 잘 어울릴 와인이며 전, 갈비찜, LA 갈비 등 명절 음식에도 추천할 수 있겠다. 

카이켄 마이(Kaiken Mai) 2016
‘첫 번째’란 뜻의 마이(Mai)는 카이켄의 아이콘 와인이다. 위에서 언급한 카이켄(Kaiken)이 와인을 생산하는 세 지역의 포도를 각각 수확하여 뉴프렌치 오크에서 18개월 숙성했다. 

올드바인(Old Vine)의 포도만을 사용해 와인의 밀도감과 집중력이 좋다. 
앞에 울트라 말벡보다 강렬하고 복합적인 스타일로서 숙성잠재력이 큰 와인. 

현재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연간 1인당 육류 소비량 순위 14위에 해당한다. 이는 평균 '1인당 52.5kg'에 해당하며, 돼지고기 소비량이 가장 많긴 하지만 2016년 자료를 발췌한 것이니 현재에는 소고기와 양고기의 소비량이 더욱 증가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 레지아노 치즈와 프랑스 버터를 사용한 박셰프 청담 스테이크하우스의 시그니처 메뉴, 맥앤치즈 소세지. <사진=도윤 기자>

아르헨티나 사람들처럼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을 좋아하고 흥이 많으며, 축하하는 모임이나 가족모임 등 다양한 행사에서 고기 요리가 빠진다면 어딘가 섭섭해하는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 말벡(Malbec)은 '고기 요리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카이켄(Kaiken)의 수출 매니저 토마스 마르코네티(Tomas Marconetti) <사진=도윤 기자>

"한국 와인 시장에서 아르헨티나 와인의 입지가 어떤지 굉장히 궁금했다. 우리는 칠레 와인 몬테스(Montes)의 후광을 입은 와이너리로 만족하지 않고 전 세계적인 와인 브랜드가 되기 위해 도전 중이다. 카이켄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60여국에 수출을 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 와인 애호가들에게 카이켄이 더욱 사랑받는 아르헨티나 와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한 수출 매니저 토마스 마르코네티(Tomas Marconetti). 그의 바램이 이루어지기를 응원한다. 
 

도윤 기자는 와인과 술에 관한 문화를 탐구하며, 재미있는 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 블로그 '와인톡톡의 Life&Style'과 인스타그램 @winetoktok을 운영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도윤기자 winetoktok@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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