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친환경 곡물로 개발된 '트리토디엄' <사진=Agrasys>

벨기에의 베이커리 브랜드인 드 그로그(De Grog)가 베이커리 부문에서 유럽 최초로 맥아 곡물인 트리토디엄(Tritordeum)을 사용하여 혁신적인 빵을 만들었다고 KATI농식품수출정보가 소개했다.

유전공학의 산물이자 새로운 친환경 곡물인 트리토디엄(Tritordeum)은 듀럼밀(Durum)과 야생 보리의 혼종이다. 1970년대, 지속가능한 농업 기구(Institute for Sustainable Agriculture, IAS)와 스페인 국립 연구위원회(Spanish National Research Council, CSIC) 소속 스페인 연구팀이 보리와 같이 건강하고 소화하기 쉬우며, 밀처럼 맛있고 다용도로 사용 가능한 곡물을 찾던 중 유전자 변형 없이 전통적 자연 교배 방식으로 새로운 품종의 곡물을 개발했다.

식품 과민반응을 유발하는 글루텐 단백질 함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이 새로운 곡물은 좋은 맛과 풍부한 영양으로 베이커리 시장에서 선전 중이다. 드 그로그의 수석 제빵사인 헨드릭 두르네즈(Hendrik Durnez)에 따르면, 이 곡물은 밀과 비교하여 소화하기 어려운 글루텐의 함유량이 적고 빵 맛과 색상을 개선 시켜주며 다량의 식이 섬유와 불포화지방산 및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 드 그로그(De Grog)의 트리토디엄으로 만든 빵 <사진=De Grog>

트리토디엄은 빵은 물론, 비스킷, 케이크, 파스타, 피자, 맥주 등 광범위한 곡물 기반 식품 및 음료에 잘 어울리며, 이미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덴마크, 독일, 그리스, 스위스, 네덜란드에서 사용되고 있다.

지난 2006년, 트리토디엄을 개발한 과학자들이 연구의 결과물을 상업화하기 위해 아그라시스(Agrasys)라는 기업을 설립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아그라시스(Agrasys)는 2013년부터 트리토디엄을 위한 완전한 곡물 생산 설비를 갖추고 트리토디엄에 관한 농학 향상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

트리토디엄을 시장에 처음으로 소개한 아그라시스에 따르면, 트리토디엄은 밀 과민반응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함유량이 적어 밀 알레르기가 있는 다수의 소비자에게 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실제로 밀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주일 동안 트리토디엄을 섭취하게 한 결과 어떠한 부작용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트리토디엄에는 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글리아딘(Gliadin) 단백질 외에도 밀 알레르기와 관련된 기타의 단백질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아직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 이탈리아 인티니 푸드의 트리토디엄 밀 제품 <사진=Intini Food>

아그라시스에 의하면 트리토디엄은 지속가능한 이점이 있다. 트리토디엄은 혹독한 기후 변화에 적응된 강인한 곡물로 가뭄과 고온에도 잘 견디는 것이 특징이며, 물 이용 효율성이 높고 병충해에 강해서 환경적 영향을 덜 받는 매우 지속가능성이 높은 작물이다.

트리토디엄은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및 프랑스 남부 등의 지중해 지역에서 재배되며, 전통적인 생산 방식과 유기농 생산 방식을 모두 사용한다. 오늘날, 재배되는 50%의 트리토디엄이 유기농 인증을 받은 지역 농민들에 의해 생산된다. 이 새로운 곡물은 빵, 피자, 파스타부터 맥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곡물 베이스의 제품을 만드는 데 매우 적합하다.

아그라시스는 EU 내 프로젝트 기획자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유럽위원회의 플랫폼인 유럽 투자 프로젝트 포털(European Investment Project Portal, EIPP)에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유기농 식품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새로운 곡물 품종인 트리토디엄 개발 프로젝트(EIPP-20190950)를 등록하여 투자 자금을 모으고 있다. 프로젝트 시작일은 2019년 9월이며, 프로젝트 예상 비용은 165만 유로(한화 약 21억 2,211만 원)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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