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욱성의 400일간 세계와인기행] 이태리 산간 오지, 발레 다오스타를 가다

몽블랑 아래 펼쳐진 천혜의 청정 와인산지
승인2019.11.19 14:59:29
▲ 11월초에 벌써 알프스 고산에 하얀 눈이 쌓였다. 아오스타 계곡의 포도밭은 황금들판을 이룬다

알프스 산간마을 발레 다오스타를 가다. Valle d'Aosta, Italy

발레 다오스타州는 이탈리아 20개 주 중에서 크기와 인구가 가장 작다. 이탈리아 서북단에 있으며, 서쪽은 프랑스, 북쪽은 스위스와 국경을 이루고 남쪽과 동쪽은 피에몬테주가 에워싸고 있다. 알프스의 몽블랑을 배경으로 깊은 계곡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다. 알프스 산맥을 넘어 프랑스와 스위스로 통하는 도로와 철도가 있으며, 3국을 연결하는 교통요지로 관광업이 발달해있고, 이태리어 보다는 불어를 많이 쓰는 특별한 곳이다.

▲ 생 피에르 캐슬, 12세기에 생긴 고성으로, 지금은 자연과학박물관으로 사용된다. 왼쪽은 생 피에르 성당건물이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최초의 정착민들은 켈트족과 리구르족이었다. 로마가 기원전 25년경 이 지역의 거센 정착민인 살라시 Salassi 족들을 힘겹게 정복한 후, 오거스타 프레토리아 살라소룸 Augusta Prætoria Salassorum (아오스타 지명의 유래)을 세워 산악 지형을 통과하는 중요한 전략 요충지로 삼고 다리와 도로를 건설하였는데, 발레 다오스타 Valle d'Aosta 라는 이름은 문자 그대로 "아우구스투스의 계곡"을 뜻한다.1031-1032년 사보이 가문의 창시자 훔베르 1세는 콘라트 2세 황제로부터 오스타의 공작 칭호를 받고 통치를 위한 요새를 축조하였다. 이 지역은 1539년에서 1563년까지의 프랑스가 잠시 점령했던 시기를 빼고 줄 곳 사보이 땅의 일부였으나, 이후 수 차례 프랑스 통치가 있은 후 사르데니아 왕국의 일부로 흡수되었다가 1861년에야 이르러 이탈리아의 일부로 흡수되었다.

▲ 아오스타 계곡의 포도밭은 황금들판을 이룬다

발레 다오스타 The Valle d'Aosta DOC 와인지역은 고품질의 특별한 와인이 생산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인구가 13만명에 불과하여 이태리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낮은 곳이다.

전체 포도밭의 면적은 253 헥타르에 불과하며 연간 생산량은 400만병 수준이다. 워낙 고산 지역인데다가 포도밭이 가파른 산지에 위치해 있어서 생산량이 적다. 겨울은 춥고 여름도 서늘한 편이며 강한 바람이 불어 병충해 문제가 없으며, 옛부터 필록세라의 피해를 입지 않은 유일한 지역으로, 자연스럽게 오가닉 와인을 만드는 환경을 지니게 되었다.

▲ 가파른 언덕위의 포도밭, 낮에 엄청난 열을 받기에 지옥의 포도밭이라 불린다

프리에 블랑 Prié blanc 청포도의 경우, 해발 1,200미터의 고지에서 주로 자라며 고도와 추위 때문에 필록세라의 피해를 입지 않은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의 생산 와인의 75%는 주로 피노 누아, 가메이, 쁘띠 루즈 품종으로 만든 레드 와인이다. 화이트 와인은 블랑 드 모르게스와 라 살 Blanc de Morgex et de La Salle 의 농장조합에서 토착품종인 프리에 블랑 Prié blanc 포도로 만든다.

가메이(Gamay)를 연상시키는 쁘띠 루즈(Petit Rouge) 품종은 특히 앙페르 아르비에 Enfer d’Arvier 와 토레트 Torrette 지역에서 뛰어난 품질의 레드 와인을 만드는데 쓰인다.

발레 다오스타는 대륙성 기후를 가지며 알프스 고산지역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9월 초에 수확하는 경향이 있는데, 여름철에 날씨가 워낙 덥고 건조하기 때문이다. 포도밭 지형은 강 계곡으로 이어지는 매우 가파른 경사를 이루고 있어 기계장비 사용이 거의 불가능하여 모두 수작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토양은 높은 고도에서 모래로 구성되어 있고, 계곡아래로 내려갈수록 많은 양의 점토와 자갈이 섞인다.

센트럴 벨리 Central Valley는 이 지역에서 가장 생산량이 많은 지역으로 Enfer d'Arvier, Torrette, Nus, Chambave 등 4개 지역으로 세분된다. Enfer d'Arvier는 아르비에르 마을을 중심으로 레드 와인을 생산하는데, 이 지역의 와인은 주로 Petit Ruge 포도로 만들며 돌체토, Gamay, Neyret, Pinot noir 또는 Vien de Nus를 조금씩 섞어서 만들기도 한다.

Torrette 하위 구역의 영역은 Arvier의 동쪽에 위치하며, 최소 70% 는 Petit Ruge 포도를 사용해야 하며, 나머지는 Dolceto, Fumin, Pinotien, Gamy를 조금 섞어 만드는데, 생산량은 극히 적은 편이다. 오스타 동쪽에 위치한 누스 마을은 최소함량 50%의 Vien de Nus와 40% 이상의 Petit Ruge을 섞은 와인을 생산한다. 화이트 와인은 달콤한 파씨토 Passito 밀짚 와인을 포함, 말바지아Malvoisie 라고 알려진 피노그리 변종 화이트 품종으로 만든다.

▲ 가파른 산을 깎아 만든 포도밭을 만들고 하늘을 오르듯 돌 계단을 만들었다 농부들의 땀과 수고의 결과로 와인 한방울이 완성된다.

11월 첫 주 마을 주변의 산에는 벌써 흰 눈이 쌓여있고 마을 어디서나 눈 덮힌 몽블랑 정상을 바라볼 수 있다.  

발레 다오스타 와인을 연구하기 위해 CERVIM와인 연구기관을 방문하여 주요 재배지역 및 포도품종별 특성을 연구하고 테이스팅을 진행하였고, 이틀간 이 지역 주요 와이너리를 방문하여 포도재배, 양조 특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시음을 진행하였다. 방문 와이너리는 Maison Agricole D&D, La Source sas di Celi Stefano, Clos Blanc, Cave Coop. de I'Enfer, Cave Mont Blanc 이었다.

▲ 발레 다오스타에서 머물렀던 숙소 근처의 늦가을 모습

발레다오스타의 높은 산자락에 위치한 중세풍의 건물 La Maizon de Felise라는 gite(단기임대 독립주택) 에서 몇일 머물며 주변일대의 와이너리와 포도밭을 둘러보았다.

아침 잠을 설치며 일어나 밖을 내다보니 마침 동녘하늘에 붉은 아침여명이 찾아오고 있었다.

척박한 산악지형을 이용하여 조상대대로 산기슭을 깎아 포도밭을 만들고 벼랑을 오르내리며 포도농사를 지어온 이곳 사람들의 수고와 끈기에 경이로움을 느낄 뿐이다.
 

김욱성은 경희대 국제경영학 박사출신으로, 삼성물산과 호텔신라에서 일하다가 와인의 세계에 빠져들어 프랑스 국제와인기구(OIV)와 Montpellier SupAgro에서 와인경영 석사학위를 받았다. 세계 25개국 400개 와이너리를 방문하였으며,현재 '김박사의 와인랩' 유튜버로 활동중이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김욱성 kimw2@naver.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모바일 버전
서울시 성동구 성수이로 24길 50 희은빌딩 별관4층  |  전화 : 02-499-0110  |  팩스 : 02-461-0110  |  이메일 : stpress@sommeliertimes.com
등록번호 : 서울 아 03477  |  등록일 : 2014년 12월 12일  |  발행인 : 최염규  |  편집인 : 김동열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최염규
소믈리에타임즈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뉴스, 사진, 동영상 등)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2019 소믈리에타임즈.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