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병의 모양은 다양한 조건으로 구분될 수 있다. 이전 “알코올 & 바디”에 따른 와인 병 모양에 이어 이번에는 “품종”에 따른 와인 병 모양 구분에 대해 알아본다.

전 세계의 와인은 굉장히 많다. 그 와인들은 모두 맛과 향 등의 특징이 다르다. 완성된 와인의 특징으로 발전하면서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다양하다. 품종, 지역, 규정(Appellation), 양조방법, 빈티지 등의 요소들에 따라서 색, 향, 맛뿐만 아니라 와인의 서비스 온도, 오픈 시기, 어울리는 음식 등이 달라진다.

이렇게 와인의 미래를 결정짓는 요소 중엔 병모양도 있다. 완성된 와인이 어떤 모양의 병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그 와인의 미래가 바뀔 수 있다. 지난번엔 알코올도수와 바디감(Body)에 따라서 구분되는 병 모양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번에는 품종별 특징으로 구분되는 병 모양에 대해서 알아본다.

▲ 품종에 따른 와인 병 모양 <자료=소믈리에 타임즈 DB>

일반적으로 어깨가 각진 모양의 보르도 스타일 병엔 일반적인 포도품종이 담긴다. 카베르네 소비뇽, 쉬라즈, 네비올로, 메를로 등 레드 와인품종 뿐 아니라 소비뇽 블랑, 슈냉 블랑 등 드라이 화이트 와인품종도 담긴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림 속 좌측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병 모양의 차이점이 없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병 아래 홈 모양의 차이가 있다.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쉬라즈 등의 탄닌 함유량이 많은 품종의 특징은 시간이 지날수록 탄닌의 중합반응(탄닌끼리 뭉치는 현상)이 일어나 덩어리가 져 침전물이 생긴다. 침전물을 걸러내기 위해 어깨가 각져 있고, 아래 홈이 있어 분리해준다.

탄닌의 함량이 비교적 적은 산지오베제나 템프라니요, 메를로 등은 침전물의 양이 적어 홈이 필요가 없다. 보르도 스타일의 병모양 와인을 고를 때, 밑에 홈이 있는가의 여부로 강한 스타일인지 섬세한 스타일인지 추측할 수 있다.

부르고뉴 병모양의 경우, 침전물이 적고 섬세한 특징을 가진 품종이 담긴다. 그러므로 병모양이 각지거나 홈을 갖고 있을 필요가 없다.

샴페인 병모양의 경우 강한 탄산가스의 압력을 견디기 위해 부르고뉴 병보다 넓고 두꺼운 병에 담긴다.

길쭉한 리슬링 품종이 담기는 병 모양의 경우는 독일 전통 모양인데, 알자스 등에서도 많이 사용된다. 보통 산도가 높은 화이트 와인이 담긴다.

보통 이 4가지 와인 병모양을 와인 샵이나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이 4가지만 알고 있다면, 병 모양으로도 와인의 스타일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최염규기자  matnmut@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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