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시인은 인도의 우화와 이야기를 어쩌면 인도인들보다 더 많이 알고 더 깊이 이해한다.” 스리프리야 란가나탄 주한인도대사의 말이다.

이 책은 시인이 생의 절반을 인도를 여행하며 읽고 들은 우화와 설화, 신화, 그리고 실화를 담고 있다. 그는 이 우화와 이야기들을 통해 삶을 이해하고, 세상을 받아들이며, 이야기로써 진리에 다가가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한 권의 책을 읽다가 여러 번 덮고 생각에 잠긴다면 그 독서는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자아 성찰의 기회이다. 물질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황금률이 ‘황금을 가진 자가 규칙을 정한다.’의 의미이다. 그러나 우화의 세계에서는 왕과 부자도 등장하지만 그들은 대개 바보일 뿐이다. 우화의 세계에서 황금률은 ‘지혜를 가진 자가 규칙을 정한다.’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한다.
“이 이야기들을 갠지스 강가나 히말라야에서 인도의 현자에게 듣듯이 삶의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그리고 충분히 음미하기 바란다. 이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미소 짓게 되기를, 각각의 이야기들이 당신의 선한 의지와 지혜를 일깨워 당신이 행복하게 되기를, 이야기들의 주인공이 당신이 되기를.”

매년 인도를 여행하면서 통행세처럼 기차 안에서, 갠지스 강가와 사원에서, 게스트하우스 주인에게서 인도의 우화와 이야기들을 들어야 했고, 읽어야 했습니다. 마술적인 스토리텔러들, 현명한 조언자와 어리석은 왕, 잘난 체하는 학자, 성자와 도둑, 인간과 동물이 교대로 개인기를 뽐내는 지혜와 깨달음이 담긴 이야기들을. 그중 100편을 모았습니다.

▲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 - 류시화 인도 우화집

"한번은 호박벌이 날아다니다가 열려 있는 꿀단지를 보았다. 흥분한 벌은 꿀단지에 뛰어들어 한껏 꿀을 맛보았다. 꿀단지 밖으로 날아가면서 그 벌은 다른 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려주었고, 그 과정에서 몇 방울의 꿀이 그의 입에서 다른 모든 벌들에게 튀기 시작했다. 다른 벌들에게는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벌들은 그저 한 마리 벌의 열정과 행동 때문에 꿀을 얻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고 있을 때 그것을 모든 사람과 나누고 싶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나는 그 호박벌이고 싶다. 꿀단지처럼 생긴 내 서재 안에서, 인도의 오래된 책방에서 얼굴을 파묻고 음미한 이야기들을, 입에서 달콤한 꿀방울들을 튀기듯이 즐겁게 들려주고 싶다. 그것이 작가라는 호박벌의 부단한 역할일 테니."

작가의 말처럼 독자들도 이 우화와 이야기들을 통해 삶을 이해하고, 세상을 받아들이며, 이야기로써 진리에 다가가는 법을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소믈리에타임즈 전은희기자 stpress@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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