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믈리에타임즈가 지난 12월에 열린 '2019 한국와인 소믈리에 대회'에서 우승한 최정원 소믈리에를 만났다. 

Q. 본인을 소개해주세요.

A. 안녕하세요? 저는 ㈜어반딜라이트 소속으로 2019년 7월부터 더플라자호텔 로비라운지(더라운지)와 바(르캬바레시떼)의 위탁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최정원 소믈리에입니다.

Q. 2019년 12월에 개최된 '한국와인 소믈리에 대회'에서 우승을 했습니다. 소감 부탁드립니다.

A. 한국와인을 생산하는 생산자분들, 저를 한국와인의 길로 이끌어주신 광명동굴와인연구소의 최정욱 소장님, ㈜어반딜라이트 박형진 대표님,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를 해주신 선후배, 동료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앞으로도 주어진 자리에서 변함없이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려 합니다.

Q. 한국와인의 역사가 아직은 짧습니다. 지금도 한국와인에 대해서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한국와인'이 무엇인가요?

한국와인의 역사는 10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전통주도 아니고, 과일즙에 알코올을 섞어 만든 과실주도 아니며, 수입한 과일로 만든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국산와인도 아닙니다. 우리나라 땅에서 우리나라 농민이 재배한 과일에 효모를 넣어 발효한 술을 한국와인이라고 부릅니다. 수입와인과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포도로만 와인을 만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적으로 당도와 좋은 품질의 다양한 과일이 재배되기 때문에 키위, 딸기, 블루베리, 감 등의 과일로도 와인이 만들어진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Q. 현재 근무하고 있는 더 플라자호텔 '더라운지앤바'와 '르캬바레시떼'에는 많은 한국와인이 리스트업 되어 있습니다. 서울에서 한국와인을 판매하는 와인샵이나 레스토랑이 전무했을 때 이런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계기가 있으셨나요?

A. 제가 신입사원으로서 처음 와인을 다루던 200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프랑스 와인을 최고로 여겼습니다. 이후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의 와인이 각광을 받았구요. 2010년을 지나며 칠레, 호주, 뉴질랜드 등의 신대륙 와인 열풍이 불었습니다. 2015년을 기점으로 오가닉, 비오니다미와인이 유행했고, 지금은 내추럴와인이 대세입니다. 최근에는 그동안 소외받아왔던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몰도바 등의 동유럽 와인 또한 수입되고 있습니다. 점점 더 와인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흐르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항상 더 새로운 자극을 원합니다.

이제 한국와인의 카테고리만이 남았죠. 로컬푸드가 대세로 자리 잡으며 한식과 잘 매칭이 되는 한국와인의 인기는 자연스럽게 확대될 거라고 확신했고, 그 시작을 서울의 특급 호텔에서 시작해 보고 싶었습니다. 우연히 박형진 대표님을 만나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다 ㈜어반딜라이트에 합류하게 되었고, 더플라자호텔 로비라운지와 바의 위탁운영을 맡게 되며 전략적으로 런칭하게 되었습니다.

2019년 7월 오픈 당시 13종으로 시작하여 2020년 1월 현재 20종의 한국와인을 판매하고 그중 7종을 글라스와인으로 쓰고 있습니다.

Q. 수많은 한국와인 중에 그 와인들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 더플라자 호텔 더라운지&르캬바레시떼에 리스텁된 한국와인들

A. 우선은 저보다 더 전문가이신 광명동굴와인연구소 최정욱 소장님의 추천을 받았습니다. 그중 저희 호텔 고객분들에게 추천해도 좋을 탑클래스의 한국와인들을 고르고 골라 현재의 한국와인리스트를 완성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경험했던 한국와인 시음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국와인 소믈리에 경기대회까지 출전하게 되었네요.  

Q. 한국와인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인 고객들에게도 인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 잔에 담긴 한국와인

A. 우리가 중국 여행을 가면 중국 술을 마시고, 태국에 가면 태국 술을 마시다시피 많은 외국분들도 우리나라에 와서 자연스럽게 한국 술을 찾으십니다.

와인은 전 세계인이 공유하는 술의 카테고리입니다. 외국 고객들께 전통주를 추천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저는 한국와인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한국와인을 추천했을 때 대부분의 외국인 고객분들은 한국에서도 와인이 생산된다는 사실과 포도 이외의 과일로도 와인을 만든다는 사실에 매우 놀라워했습니다. 외국 고객들의 솔직한 피드백을 받아 와인메이커 분들께 전달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한 달 평균 100여 병의 한국와인을 판매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며 판매량은 점점 더 늘어나리라 생각합니다.

Q. 한국의 전통주에 비해서 현재 한국와인의 시장은 아주 작습니다. 어떤 콘텐츠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숙성기간이 짧아 과일 향이 풍부하고, 약간의 단맛이 감도는 한국와인의 경우 맵고, 짜고, 감칠맛이 있는 한식과 매칭했을 때 아주 궁합이 잘 맞습니다.

‘양꼬치엔 칭따오’란 말이 있듯이 ‘한국음식엔 한국와인을‘이 제가 밀고 있는 일종의 캠페인입니다. 참고로 우리 집에선 2016년부터 설, 추석 차례상에 청주대신 한국와인을 올리고 있습니다. 순대볶음, 잡채, 해물파전, 떡볶이 등 평소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쉽고 다양한 한식과 매칭하여 한국와인을 소개하는 컨텐츠를 강력히 추천해 드립니다.

Q. 마지막으로 새해 인사와 함께 소믈리에타임즈 구독자분들에게 설날에 명절 음식에 함께 마실 수 있는 한국와인 추천 부탁드립니다.

▲ 경기도 안산에서 '청수' 품종으로 생산되는 그랑꼬도 와이너리의 '그랑꼬또 청수 화이트', 충북 영동에서 '캠벨얼리'로 생산되는 도란원의 '샤토 미소 로제 스위트', 경북 김처에서 '산머루'로 생산되는 수도산 와이너리의 유기농와인 '크라테 세미 스위트', 경북 경주에서 '캠벨얼리', 'MBA', '머루'로 생산되는 예인화원와이너리의 내추럴와인 '남산애'

A. 새해가 밝았습니다. 와인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올해는 또 어떤 와인들이 유행할까?"라고 궁금해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도 와인을 만든다하니 많은 분이 의아해하시고, 어려워하십니다. 또한 한국와인은 수준이 낮을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계시는데요.

▲ 강원도 홍천 지역에서 '청향' 품종으로 생산되는 샤또 나드리의 ' 너브내 스파클링', 충남 예산에서 '레드러브' 사과로 생산되는 예산사과와인의 '추사 로제 스위트', 충북 영동 지역에서 '캠벨 얼리', '오미자'로 생산되는 월류원의 '그랑티그르 M1988'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160여 개의 와이너리에서 약 800종의 한국와인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한국와인들을 선입견 없이 체험해보시기 바랍니다. 새해에는 한국와인을 드시는 우리나라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한 해 되시길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도윤 기자는 와인과 술에 관한 문화를 탐구하며, 재미있는 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하고 있다. 현재 유튜브 채널 '톡톡tv' '와인톡톡', 네이버 블로그 '와인톡톡의 Life&Style'과 인스타그램 @winetoktok을 운영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도윤기자 winetoktok@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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