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 키오스섬의 매스틱나무 <사진=Güldem Üstün>

저번 편에 소개한 보스웰리아처럼 나무의 수지 때문에 건강보조제, 영양제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있다. 이번 허브노트의 주인공은 ‘매스틱나무’다. 광고나 검색순위를 통해 자주 등장하는 매스틱이지만 “이게 왜 인기가 있는 건데?” “그래서 이게 정확하게 뭔데?”에 대해선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번 허브노트를 통해 간략하게나마 매스틱나무, 매스틱검, 매스틱가루라는게 뭔지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자

매스틱(Mastic, Pistacia lentiscus)는 주로 그리스 키오스섬에서 자라는 상록수로 주로 4m까지 자란다. 강한 송진 냄새가 특징으로 건조하고 바위투성이 지역에서 잘 자라는데, 서리를 견디고 석회암 지역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강한 생명력으로 다양한 환경(바다, 목초지, 관목지, 언덕)에 발견되기도 한다.

▲ 매스틱나무의 수지 <사진=Wikimedia Commons>

매스틱나무가 우리에게 인기를 끌게 된 것은 최근 국내에서 불고있는 ‘매스틱 분말과 매스틱 검’ 때문이다. 이는 수지(Resin)을 통해 얻게 되는 것인데, 수지를 햇볕에 말리면, 수지가 부드러워져 밝은 흰색을 띠는 불투명한 검 상태가 되는데, 이를 먹으면 처음에는 쓰지만, 점점 찝을수록 소나무와 비슷한 상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나무는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수지는 단 한 지역에서만 얻을 수 있는데 바로 그리스의 키오스섬의 남부다. 그래서 매스틱나무는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키오스 섬의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했다. 해적과 정복자들이 이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침략을 하는 경우도 빈번했다고 한다. 매스틱나무 역사에 관한 싸움은 다른 곳에서도 발생했는데, 키오스섬이 베네치아와 제노바에 정복당했을 때 매스틱에 관한 독점 때문에 두 강대국은 큰 불화가 생겼으며, 매스틱을 훔칠 시 큰 처벌을 받는 것은 물론 매스틱의 무역을 감시하기 위해 조직을 결성하기도 했다.

▲ 마치 수지가 눈물처럼 떨어진다하여 '매스틱 눈물(Tears)'라고 말하기도 한다. <사진=Wikimedia Commons>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매스틱 생산이 감소하며 가치가 떨어진 적이 있었는데, 이러한 악조건과 뒤이어 발생한 제2차 세계 대전에도 불구하고 ‘매스틱재배자협동조합’의 설립으로 생산량을 꾸준히 증가시켰으며, 최근 몇 년 동안 다양한 연구를 통해 제품들이 개발 및 홍보되며 평판을 높였고, 이로 인해 매스틱을 생산하는 사람들의 수입도 되살아났다.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매스틱분말의 모습이다.

지중해 동부에서 키오스섬의 매스틱은 음식의 향신료로 사용한다. 대게 아이스크림과 같은 디저트 음식에 향을 첨가하는 용도로 사용되며, 아라비아 및 일본 요리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매스틱검’이라고 말하게 된 것은 매스틱을 먹는 가장 초기 사용 방법이 껌을 씹는 것이었고 중동아시아, 남유럽에서 찾을 수 있다. 이집트에서는 야채절임, 잼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단 한 가지 알아야 할 건 우리나라에서는 매스틱을 식품의 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식약처에 인증받은 건강기능식품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매스틱의 오일은 항균성을 가지고 있어 피부 질환 및 질병에 대한 연고로 사용된다. 그리고 다양한 연구팀들이 매스틱의 약효에 대한 과학적 증거를 제공해왔는데, 그리스 테살로니키대학과 일본 메이카이대학은 1985년 매스틱이 입안의 세균성 치석을 41.5%까지 감소키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1998년 노팅엄 대학은 매스틱이 위궤양, 위염, 십이지장염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죽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다른 일부 연구에서는 짧은 시간 동안 복용했을 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내용도 존재한다.

사실 이렇게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매스틱에 관한 정보 그리고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다. 왜냐하면 최근에 떠오른 매스틱이지만 매스틱나무 혹은 수진 자체는 고대 때부터 수많은 여정을 겪어온 허브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누가 좋다고 해서 먹는 것보단 자신이 먹는 게 무엇인지,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인지 혹은 먹어선 안 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모르겠다면 우리에게 친절한 상담을 해주실 의사분들도 있을 것이다.

매스틱나무 노트

▲ 술탄의 하렘 <사진=Wikimedia Commons>

매스틱은 고대 로마 시대에 아이들이 매스틱을 씹는 용도로 유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만제국에선 술탄의 첩과 노예들이 살았던 곳으로 알려진 하렘(Sultan’s Harem)에서 주어지는 보상 같은 고가치의 품목이었는데, 당시 매스틱은 술탄의 특권과 같은 존재였다고 한다. 치유 성질을 가졌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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