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르베드르 포도 <사진=x1klima>

프랑스 부르고뉴에서 피노 누아 대신 무르베드르와 그르나슈 와인이, 보르도에서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대신 무르베드르 와인만 생산된다?

음식&와인전문매체 푸드앤와인지가 새롭게 공개된 연구에서 미래 기온 상승에 영향으로 와인생산자들이 자신의 와이너리에 재배하고 있는 포도 품종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었다고 전했다.

미국국립과학원 회보에 게재된 논문에서 8명의 연구원으로 구성된 한 연구팀은 두 가지의 시나리오를 검토했다. 지구 온도가 만약 ‘섭씨 2도’와 ‘섭씨 4도’로 상승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다. 각각 ‘파리기후변화협약(2℃)’과 ‘2100년 예측 온도(4℃)’를 기준으로 잡았다. 연구 결과, 불과 2℃만 증가해도 와인에 사용되는 포도를 재배하기에 적합한 지역은 56%가 줄었으며, 4℃ 증가 시 무려 85%가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와인산지의 최후의 심판’만을 예측한 것이 아니다. 연구진은 포도 품종의 다양성을 통해 기부 변화로부터 포도주 재배 지역을 손실을 완충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는 와인 전통주의자들에겐 좋은 소식이 아니다.

‘카베르네 소비뇽’, ‘샤슬리’, ‘샤도네이’, ‘그르나슈’, ‘메를로’, ‘무르베드르’, ‘피노 누아’, ‘리슬링’, ‘소비뇽 블랑’, ‘시라’, ‘위니 블랑’ 등 총 11가지 포도 품종을 조사한 결과, 그들이 예상한 한 가지 시나리오는 앞서 언급했던 ‘부르고뉴와 보르도의 몰락’이다.

부르고뉴와 보르도 지역은 무드베드르 품종으로 손실을 완충해야하며, 독일은 뜬금없이 대표적인 그르나슈 산지가 된다. 이미 따뜻한 기후를 지니고 있는 이탈리아, 스페인, 호주는 와인 재배가 가능할지도 모를 수준이 된다.

밴쿠버에 위치한 브리티시 컴벌리아 대학의 엘리자베스 월코비치(Elizabeth Wolkovich)는 “포도 품종을 교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라고 말하며 “이미 유럽에서는 와인 산지들이 자신들의 대표 품종 대신 새로운 품종을 쉽게 바꿀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법안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와인 재배자들은 새로운 품종들을 재배하는 법을 배워야 하며, 그들이 좋아하는 지역의 다른 품종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소비자들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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