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인의 펀트(Punt)

와인을 아는 척하는 사람들의 그럴싸한 거짓말 중에 “병 똥구멍이 깊어야 좋은 와인이다”라는 그야말로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있다.

병이야 사람이 만들기 나름이지 병 모양이 와인의 품질을 좌우할 수는 없다.

이 부분을 ‘푸시업(Pushup)’, ‘펀트(Punt)’ 등으로 부르는데, 원래 이 구멍은 병을 불어서 만들 때 병의 모양이 형성되고 나서 끝부분에서 튀어나온 날카로운 부분이 테이블에 상처를 줄까 우려해서 안쪽으로 집어넣으면서 생긴 것이다.

이렇게 만들면 병을 세웠을 때 안정성이 있고, 샴페인의 경우는 강한 압력에 견딜 수 있는 구조가 된다. 펀트가 깊을수록 좋은 와인이란 말은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이다.

병 바닥을 이렇게 푹 들어가게 만들면 부피가 줄어든 만큼 병을 더 크게 만들어 동일한 용량의 다른 병보다 훨씬 더 크게 보이는 효과는 있지만, 와인의 품질과 무관하다.

질 나쁜 와인을 만들면서, 제병업자에게 병 바닥을 깊게 파달라고 부탁하면 어떻게 될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금방 알 수 있는 데도 이를 믿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은 것이 사실이다.

또, 병 바닥에 찌꺼기를 모으기 위해서 이렇게 만들었다고 하지만, 와인 따를 때 침전물이 오히려 더 흐트러져서 아무런 도움도 안 된다.

▲ 김 준 철 원장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김준철 winespirit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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