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 담긴 잔을 흔든 다음에 그대로 두면, 얇은 막이 형성되어 눈물같이 밑으로 흘러내리는데, 이것을 ‘Legs’, ‘Tears’, 혹은 ‘Arches’라고도 한다. 이 현상을 ‘마랑고니 효과(Marangoni effects)’라고 하는데, 영국의 물리학자 ‘제임스 톰슨(James Thomson)’이 이미 1855년에 이 현상을 정확하게 설명했다고 한다.

와인이란 화학적인 성질 즉, 증발율과 표면장력이 다른 알코올과 물의 혼합물로서 이루어져 있어서, 와인 잔을 흔들면 잔 벽에 와인의 얇은 막을 형성된다. 이 엷은 막 표면에서 알코올이 먼저 증발하기 때문에, 그 밑에 있는 액체보다는 물의 함량이 훨씬 더 많아진다.

알코올이 가장 증발이 잘 되는 곳은 유리와 액이 닿는 끝 부분 즉 반달 모양의 메니스커스 꼭대기의 공기/액체/글라스의 경계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물의 농도는 이 부분이 최고가 되며, 표면장력도 가장 클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중력을 무시하고 글라스 표면에 수직의 표면장력에 의한 막이 형성되지만, 점 점 많아지면 막의 꼭대기 부분부터 물방울이 형성되어 흘러내리게 되는데, 지속적으로 이 현상이 반복된다.

그러니까 이 눈물은 주로 물일 수밖에 없으며, 알코올 함량이 높은 와인일수록 안쪽과 바깥쪽의 농도 차이가 많아지기 때문에 이 현상이 잘 일어난다. 알코올 농도가 높은 위스키나 코냑으로 해보면 훨씬 더 잘 된다. 그러나 잔에 세제가 남아있지 않도록 깨끗이 잘 닦아야 한다.

여러 책에서 이 현상의 원인을 와인의 글리세롤 혹은 당분 때문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글리세롤의 끓는점은 290℃로서 증기압이 물보다 낮기도 하지만, 와인에 1 % 내외의 적은 양이 있기 때문에 물리적인 영향력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부자는 좋은 와인을, 가난한 자는 많은 와인을 원한다. -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독일의 작가, 철학자)

▲ 김 준철 원장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김준철 winespirit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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