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전, 옻칠 그 천년의 빛을 모으다 - 4人 4色 명인展

오는 26일(수)부터 3월 2일(월)까지 명동성당에 위치한 1898 갤러리에서 '나전, 옻칠 그 천년의 빛을 모으다 - 4人 4色 명인展'이 열린다.

디지털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한국적 아날로그의 전통을 보고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이번 전시는 지난 2017년 바티간에서 열린 나전칠화 ‘일어나 비추어라(SURGE, ILLUMINARE; 이사야 60,1)’의 전시에 참여 하였던 김명철, 김성호 명인과 끊음질 남두식명인과 채화칠기 명인인 故이석구가 함께하는 전시로 꾸며진다.

나전(螺鈿)은 고려때부터 내려온 한국의 전통적인 수공예로 중국과 중앙아시아의 영향을 받았으나 이를 잘 창조하고 발전시킨 나라는 한국이 유일할 것이다. 나전은 본디 조개, 전복 껍데기로 많은 수공 작업을 거쳐 자연 고유의 색을 옻칠과 함께 아름답게 조각조각 붙인 수공예로 이는 인고의 시간을 투자하여 얻어낸 예술품이다. 또한, 가까운 일본은 나전에 대한 기술과 역량에 있어서 아직도 한국을 스승의 나라로 여기고 있으며, 중국의 나전은 한국의 나전 공예처럼 퇴색되고 잊혀져 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서양의 많은 나라들은 나전의 아름다움에 큰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 참가한 작가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김명철 작가는 원패 세공법으로 가공함으로써 자개의 예술적 표현력과 미적 활용도를 높힌 작품을 제작하고 있으며, 특히, 그는 탁월한 역량으로 원패의 색상과 빛깔을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그의 작품 중 금고는 작가의 창작의 정점을 찍는 작업이다.

▲ 김명철 작가 '금강산 해금강' 자개, 옻칠, 자작나무합판, 하이그로시코팅(독일) 170*110 cm
▲ 김명철 작가 '초충도 2단장 자개, 옻칠, 홍송 70*42.5*100 cm
▲ 김명철 작가 '공작도 나전칠기명품금고' 자개, 옻칠, 철, 하이그로시코팅(독일) ( 大 ) : 70.5*124*43 cm

김성호 작가는 건칠 전통 기능전수자로 60년이상 한길만을 걸어오고 있다. 그는 항아리의 원형을 만들기 위해서 옻과 토분을 섞어 삼베 위에 칠을 한다. 옻칠이 마르면 다시 삼베를 올려 최소 10번 정도를 반복해야만 비로소 건칠공예의 기본이 되는 기물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세심한 작업이 바탕이 되고 그 위의 색감이 더해지고 문양이 올려지면 그의 진정한 가치가 탄생되는 것이다.

▲ 김성호 작가 '건칠 만추 화병' 자개, 옻칠, 토분, 삼배 450 x 920mm

채화칠기 발전에 남다른 열정을 가졌던 故이석구 작가는 채화칠기의 명인으로 독보적인 존재였다. 그의 작품은 우리의 ‘잃어버린 빛깔’을 복원해 놓은 듯하다. 그리고 생전에 김수환 추기경은 종종 로마 교황정에 그의 보석함을 부활절선물로 보내곤 한 일화는 그의 작품의 유려함과 채화칠기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 故이석구 작가 '채화칠화' 강화도 옻칠, 채색안료, 지분, 합판

남두식 작가는 현재까지도 끊음질 장인으로서 36년간 수많은 명장들과 컬렉터들로 부터 끊임없이 찬사를 받는 진정한 장인으로서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로서 첫 선을 보이고 있다.

▲ 남두식 작가 '수국원형 테이블' 자개, 옻칠, 채색안료, 합판

전시기획을 한 황교준과 윤주원 큐레이터는 "바람이 있다면 이번 전시를 통하여 지금껏 알지 못했던 한국의 전통적인 미(美)를 이 전시를 위하여 오시는 모든 관객에게 선사하고 싶다. 그리고 디지털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한국적 아날로그의 전통을 보고 즐길 수 있는 전시와 얘기들이 만개하는 날이 속히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전통과 아름다움을 후대가 값지게 잇는 날이 오길 고대하며 예술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과 생활에서 나온 창조물이라는 것을 많은 아티스트들이 잊지 않길 바란다"라고 전시의 소감을 전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병수 기자 photo@sommeliertimes.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