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욱성의 400일간 세계와인기행] 포트와인의 고향, 포르투와 도우루를 가다

포르투갈 포르투와 도우루강의 와이너리 방문기
승인2020.02.28 14:30:58
▲ 숙소앞에서 바라본 포르투갈 포르투 시내의 야경

포르투(Porto)는 포르투갈 북부 포르투주(州)의 주도(州都)로 영어로는 오포르투(Oporto)라 불린다. 수도인 리스본에서 약 300km 북쪽에 위치하며 대서양으로 빠져나가는 도우루 강(Douro river)의 하구에서 오랜 옛날부터 항구도시로 번영해왔다. 

▲ 상 벤투 기차역 주변

과거 로마시대 이곳 이름이 포르투스 칼레 (Portus Cale) 였기에 여기서 나라 이름이 유래하였다. 포르투갈의 수도인 리스본은 18세기 대지진으로 많은 유적들이 무너졌지만, 포르투는 피해를 입지 않아 수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문화재급 건축물과 구조물이 잘 보존되어 있어 볼거리가 많은 도시이다.

소설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은 포르투의 구도시와 렐루 서점을 보고 영감을 얻어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포르투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알려진 렐루의 내부

렐루 서점은 중세 양식의 복구를 추구하는 신고딕(Neo-Gothic) 양식으로 세워졌으며,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유행했던 아르 누보(Art Nouveau) 풍의 요소가 혼합된 건물로, 2층 건물의 정면 외벽은 다섯 개의 첨탑 모양의 장식으로 치장되고, 내부는 풍부한 색감과 화려한 목공 장식으로 호화롭게 꾸며져 있다. 특히 1층과 2층을 잇는 중앙의 분기 계단은 천장의 대형 스테인드글라스 창문과 어울려 매우 신비하고 인상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알려져 있다.

▲ 포르투 빌라노바 데 가이아의 Taylor's Port 테이스팅 룸

기원전부터 시작된 포르투갈의 역사는 약 2천년전 고대 이베리아 반도가 로마에 정복되면서 항구도시로 번성하기 시작하였고 이때부터 지중해와 북유럽을 연계하는 상업적인 항구로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8세기경 북아프리카를 건너 침략해온 이슬람계 무어인(Moors)의 침략을 받아 오랫동안 지배당하기도 했다. 대항해시대 아프리카 서부해안을 탐험하는 탐험대가 포르투에서 출항하기도 하면서 포르투갈의 식민지를 개척하는 전초기지로서의 역할도 담당했었다.

도우로 강 남쪽 빌라 노바 데 가이아(Vila Nova de Gaia) 지역은 그 유명한 포트와인 저장시설이 줄지어 있는 곳이다. 달콤하면서도 진한 맛의 포트와인의 품질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며, 와인은 도우루 강(Douro River) 상류의 알토 도우루 지역에서 만들어진다. 

▲ 알토 도우루 지역의 경사진 포도밭

포트 와인(Port Wine)이라는 명칭은 이 지역의 수출을 담당한 항구 이름이 ‘오포르투’ 인 것에서 유래하였다. 1670년대부터 영국으로 수출되었는데, 1800년대 들어와 긴 수송기간 동안 와인이 변질되자, 이를 피하기 위해 알콜도수를 높이고자 브랜디를 첨가하였으며 이것이 오늘날 주정강화 포트 와인이 되었다. 강 상류에서 양조가 끝난 와인은 배에 실어 하류로 내려와, 포르투의 ‘빌라 노바 데 가이아’ 지역의 습기 찬 항구에서 숙성을 거쳐 전세계로 팔려나간다. 

▲ 도우루 상류에서 빌라노바 데 가이아로 와인을 실어나른 라벨로 목선

그래서 포트 와인 Port Wine이라고 불리고 있다. 강변에는 와인 통을 운반하는 라벨로(Rabelo)라고 불리는 목선들이 정박하고 있어 운치를 더하고 있는데, 과거에 이런 배들이 도우루강 상류에서 하류로 오크통을 실어 날랐다.

포트 와인은 대부분 레드 와인이나, 일부는 화이트 와인으로도 만들며 알코올 함량은 18~20% 정도로 센 편이고, 브랜디의 향, 견과류의 고소한 향이 난다. 주로 쓰이는 포도품종은 토우리가 나시오날(Touriga Nacional), 친타 호리즈(Tinta Roriz), 투리가 프랑카(Touriga Franca) 등이 있으며, 주로 이들을 블랜딩해서 만든다.

▲ 비뇨 베르지 지역 퀸타 아벨레다의 포도밭

도우루(Douro)는 트라스 오스 몬테스 와  Alto Douro 지역에 흐르고 있는 도우루 강을 중심으로 펼쳐진 포르투갈의 중요 와인 생산지역이다. 알토 도우루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산맥에 의해 해안의 영향이 차단된 지역으로 강하구인 Porto로부터 떨어진 강 상류에 위치하고 있다. 이 지역은 포르투갈 와인 등급 분류상 가장 높은 DOC 급에 속한다. 주로 포트 와인을 생산하지만, 최근에는 강화하지 않은 일반 와인이 거의 동일하게 생산되어 통상 "Douro wines"라 불린다.

▲ 포도를 밟을 때 사용하는 라가르

1. Quinta do Tedo 퀸타 도 테도 와이너리 방문

알토 도우루 지역은 1927~1930년 사이 지질학자 아모림 지랑에 의한 연구결과 분류된 포르투갈의 13개 와인지역 중 하나이다.  도우루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스타일은 가벼운 보르도식 클라레 스타일에서부터 새 오크에서 숙성된 풍부한 향의 부르고뉴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 알토 도우루 테라스식 포도밭을 가진 퀸타 도 테도

1990년경 부르고뉴 부샤르 페레 에 피스 가문의 일파인 빈센트 부샤르가 퀸타 도 테도 Quinta do Tedo 를 매입하게 되었다. 캘리포니아에서 미국인과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살던 그는 켈리포니아에서 프랑스산 오크통을 사서 미국에 파는 중개상으로 일하던 중 1989 아내 케이와 함께 도우루 계곡을 방문했고, 이곳의 풍광과 와인양조의 잠재력을 보고 인생을 바꾸기로 결심하게 된다.  1992년 이 포도원을 구입할 때 거의 폐허나 다름 없던 이곳을 20년 정도 포도를 심고 양조설비를 갖춰나가기 시작했고 곧 그의 와인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 알토 도우루 지역 강변의 포도밭

퀸타 도 테도는 단일 사유지 퀸타 Quinta로 분류된다. 포도의 생산이 전적으로 자신의 포도밭에서 나온다는 것을 의미하며, 도우루 와인감독기관이 부여하는 6개 등급중 최고급인 A 등급을 받았다. Douro 전체 도멘 중 3% 미만이 A 또는 B로 분류된다. 과실수와 올리브 농장 외 퀸타의 테라스에는 14헥타르의 포도밭을 가지고 잇다. 이 지역은 자연생태 보호지역이라, 포도밭은 철저하게 유기농법을 적용하고 있으며, 사람 또는 말의 힘을 이용하여 밭을 경작하고 수확하도록 되어잇다.

▲ 퀸타 도 테도 에서의 시음 와인

2. Quinta do Noval 퀸타 도 노발 와이너리 방문

Port 와인을 만드는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 중 하나인 퀸타 도 노발은 포르투갈에서 최고급의 포트와인을 만든다. 대부분의 포트와인은 자신이 소유한 몇군데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들지만, 노발이 만드는 나시오날 빈티지 포트 와인은 모두 퀸타 도 노발 단일 포도밭에서 생산된다는 점이 특이하다.  Ungrafted 포도나무(접목하지 않은 나무)가 심겨진 6에이커의 포도밭에서 나는 전설적인 Nacional 포트와인은 약 2~300박스 정도되는데, 세계에서 가장 구하기 힘든 포트 와인으로 유명하다.   

▲ 알토 도우루 지역의 안개낀 포도밭

토지대장에 의하면 노발의 포도밭은 1715년에 이미 등록되었고 지금까지 단 두번,  19세기 후반에 한 번, 그리고 1993년 현재의 소유주에 한번 소유권의 변동이 있었다. 하지만 노발은 가장 혁신적이면서도 독립적인 생산자로 유명하다. 

▲ 알토 도우루 지역의 포도밭

퀸타 도 노발(Quinta do Noval)은 평균 연령을 나타내는 블랜딩 토니 (Blended Tawnies with an average age) 표기방식을 처음 도입하였고, 1958년에 포르투갈에서 처음으로 레이트 보틀드 빈티지 포트를 도입한 바 있다.

1986년 포트와인의 선적법 개정에 대응하여 노발은 도우루의 퀸타 내에서 모든 와인을 혼합하고 숙성 하고 저장하는 최초의 주요 포트와인 메이커가 되었다.

▲ 퀸타 도 노발의 포도밭

1994년 노발은 대대적인 품질혁신 활동을 전개했는데,   포도원의 60%에 해당하는 나무를 뽑아내고 노후된 테라스를 재건한 후 최고급 포도 품종으로 다시 심었으며,  새로운 양조설비, 창고, 병입설비를 새로 갖추게되었다. 

또한 수확한 모든 포도는 발로 으깨고, 라가르는 더 작게 여러개를 만들어 각 포도밭 구획단위별로 별도 발효처리를 용이하게 했다.

▲ 퀸타 도 노발의 구릉진 포도밭

도우루와 핀하오 강 위에 자리잡고 있는 테라스는 장관을 이루는데, 토양은 아주 척박한 편암으로 구성되어 있고, 흙보다는 돌이 더 많은 형상을 띈다.  포도밭의 고도는 강에서 400미터 정도이며, 재식밀도는 에이커당 약 2,000 그루, 수확량은 헥타르당 평균 30-35 헥토리터이다.

▲ 퀸타 도 노발 Quinta do Noval 와인 시음

3. 도우루 와인 지역의 역사

고고학적 발견을 통해 아주 오래 전까지 포도재배의 역사가 거슬러 올라가지만, 서기 3, 4세기경 서로마 제국 말기 때부터 이 지역에서 와인 양조에 대한 증거가 남아있다. 12세기 중반 중세 시대에는, 시스터 수도승들은 이 지역의 양조기술에 큰 발전을 이루었는데, 살레다스, 상 조앙 드 타루카, 상 페드로 다스 아귀아스 세 수도원이 큰 기여를 하였다.

17세기 이 지역의 포도밭은 크게 확장되었고, 1675년 "포트 와인"에 대한 언급이 처음 알려지게 되었다. 1703년 포르투갈과 영국간의 메투엔 조약 Methuen Treaty 을 계기로 수출이 급속도로 활성화되기 시작하여 Porto에는 포트 와인을 영국으로 실어 나르기 위한 선적설비가 크게 늘어났다. 포트와인은 포르투갈의 중요한 무역상품이 되었고, 이 와인의 생산과 무역제도 정비의 일환으로 1756년 9월 10일 포르투갈 왕실 헌장이 제정되어 포트 와인 생산 지역을 규정하게 되었고, 이로써 세계 최초의 공식 와인 생산지역이 되었다. 당시 지정 위치는 현재보다 서쪽이었으나, 이후 포도밭은 점점 동쪽의 더 덥고 건조한 지역으로 확장되었다.

▲ 퀸타 도 테도의 지하 셀러

하지만 도우루는 19세기 포도 유행병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1852년의 흰가루병, 1863년의 필록세라 발생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  이 지역은 주로 주정강화와인이 생산되었으나, 일반 테이블 와인 생산에 대한 시도가 있었다.  최초의 야심작인 도우루 와인을 만든 사람은 페르난도 알메이다 Fernando Almeida 였는데, 그는 포트 하우스 페레이라 (Ferreira)에서 양조를 하다가, 2차 대전 때 보르도를 방문하여 고급 테이블 와인 양조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1952년 도우루 수페리어 지역에 위치한 퀸타 도 발레 데 메앙 (Quinta do Vale de Meão)의 포도를 이용해 만든 바르카 벨하 (Barca Velha) 가 첫번째 테이블 와인이었다.

▲ 포르투의 강변, 옛날 오크통을 실어 날랐던 배들이 전시용으로 물에 떠 있다

대부분의 포트 와인 하우스들은 포트와인에만 관심이 있었기에 별 다른 추종 세력을 얻지 못했지만, 1990년대에 이르러 점차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1986년 포르투갈의 EU경제공동체 진출과 맞물려 크게 활성화되었다. 도우루 와인 지역은 2001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 강건너 빌라노바 데 가이아가 보이는 루이스 1세 다리 야경

도우루 와인 지역은 도우루강 계곡과 그 지류인 바라사, 코고, 타보라, 토르토, 핀항 등의 강 하류 계곡 주변에 위치해 있다. 이 지역은 마랑 산과 몬테무로 산에 의해 대서양 바람이 차단되어 대륙성 기후를 띠며 덥고 건조한 여름과 추운 겨울 기후를 보인다.  

▲ 비뇨 베르지 퀸타 아벨레다의 정원

서에서 동으로 세 개의 하위 구역으로 나뉘는데, 기후가 가장 온화하고 강수량이 많은 하위 지역인 Baixo Corgo 는 1만 4000 ha의 포도밭 면적을 가지며, 다른 두 하위지역보다 질이 낮은 와인을 만든다. 시마 코르고는 핀항 마을을 중심으로 1만9000 ha의 포도밭을 가진 가장 큰 하위 지역으로, 대부분의 유명 퀸타가 자리잡고 있다. 도우루 수페리어는 하위 지역 중에서 가장 덥고 건조한 지역으로, 스페인 국경까지 뻗어 있다.

김욱성은 경희대 국제경영학 박사출신으로, 삼성물산과 삼성인력개발원, 호텔신라에서 일하다가 와인의 세계에 빠져들어 프랑스 국제와인기구(OIV)와 Montpellier SupAgro에서 와인경영 석사학위를 받았다. 세계 25개국 400개 와이너리를 방문하였으며, 현재 '김박사의 와인랩' 인기 유튜버로 활동중이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김욱성 kimw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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