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삼국지] 일본편(3) 일본와인의 다양한 포도품종

승인2020.04.06 10:32:51

일본와인을 만드는 포도 품종은 매우 다양하다. 일본와인 품종은 크게 세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유럽계 종(Vinifera), 미국계 종(Labrusca 등), 아시아계 종(일본 야마부도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한가지를 더하자면, 이러한 품종들 간의 교배로 얻어진 교배품종을 추가할 수 있다. 매우 다양한 품종으로 만들어지는 일본와인은 품종에 따른 맛과 향에 큰 차이가 있다.

전통적으로 양조용 포도 품종은 유럽계의 비니페라 종에 속한다. 유럽계 품종은 오랜 와인제조의 역사 속에서 유럽 지역의 기후 풍토에 적합하고 맛있는 와인을 만들 수 있는 품종으로서 선택되어져 왔다. 그러나 유럽계의 양조용 품종은 여름에 비가 적은 지중해성 기후에 적합하기 때문에 여름에 비가 많은 일본에서는 병에 걸리기 쉽고 색상이나 향기의 특징이 잘 살아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그래서 일본은 포도의 품종 개량 및 다양한 시험재배를 통해 비니페라종 이외에도 나이아가라, 콩코드 등 미국계 교배품종을 와인 제조에 사용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고유품종인 고슈(甲州) 그리고 MBA(Muscat Bailey A)와 같은 교배품종 등을 개발하여 OIV(International Organisation of Vine and Wine)에 등록하는 등 와인 양조용 품종 개발에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유럽계 포도 재배에 적합한 일본만의 재배 기술이 개발되어 메를로나 샤르도네 등 유럽계 포도 재배량도 증가하고 있다.

▲ [그림1] 일본와인 양조 원료 포도의 생산 현황 <출처=2020년도 일본 국세청 자료>

현재 일본에서 와인 양조에 주로 사용되어지고 있는 포도품종을 살펴보면 [그림1]과 같다. 화이트와인용 품종으로는 고슈가 3,416t 생산되어 전체의 16%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나이아가라(2,709t, 12.7%), 델라웨어(1,446t, 6.8%), 샤르도네(1,183t, 5.5%) 등이 있다. 화이트와인용 품종의 생산량은 전체적으로 전년대비 약1,000t 정도가 줄었지만 케르너 및 소비뇽 블랑 품종은 오히려 다소 증가함을 보였다.

또한 전년도에는 10위였던 뮐러 트루가우 품종 대신에 올해는 리슬링 리옹 품종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리슬링 리옹은 리슬링과 고슈 산자쿠를 교배한 품종으로 주로 이와테현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라임 등의 그린 감귤류의 향미가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레드와인용 품종으로는 MBA가 2,993t 생산되어 전체 생산의 14%를 차지하며, 콩코드(1,824t, 8.6%), 메를로(1,296t, 6.1%), 캠벨얼리(1,116t, 5.2%)가 그 뒤를 잇는다. 레드와인용 품종 역시 전년대비 약700t정도 생산량이 줄었는데, 피노누아, 블랙퀸, 메를로 품종의 생산량과 비율은 다소 증가했으며 카베르네 소비뇽의 생산비율은 전년대비 0.3% 감소함을 보였다.

고슈(甲州, Koshu)
일본에서 와인이 생산되기 시작한 것은 메이지 시대 이후부터이지만, 그로부터 훨씬 오래전인 1300여년 전부터 일본에서는 고유의 포도품종인 ‘고슈(甲州)가 재배되어지고 있었다. 지금의 야마나시현의 옛 지역명을 품종명으로 사용하는 고슈는 여러가지 기원설이 있으나, 최근 일본 주류종합연구소의 DNA해석에 의하면 고슈에는 유럽계 포도인 비니페라 종에 동아시아계 야생종(다비디 종으로 추정)의 DNA가 20~30%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연구결과로 볼 때, 고슈는 아시아 대륙의 서역에 기원하여 동아시아계 야생종과도 교배하면서 실크로드를 경유하여 일본에 전해졌음을 알 수 있다.                                             

             ▲ 고슈(甲州) 품종

고슈 품종은 일본내에서 오랫동안 재배되어 온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의 기후·풍토에 적응한 포도이다. 재배 방법으로는 유럽계 포도와 같은 울타리 재배가 아닌 천정식 재배법이 일반적으로 사용되어지는데 이 재배법은 나무가 성장하는 기세가 강한 고슈 품종에 적합하다고 한다.

숙성한 고슈의 과실은 연한 그레이 핑크색으로 과피는 조금 두꺼운 편이며 성숙기 후반에 약간의 붉은색 색소를 포함한다. 또 당분의 상승은 완만한 편이며 과실의 크기는 중간정도로서 식용으로도 와인양조용으로도 적합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야마나시현이 주산지이지만, 시마네현(島根県), 야마가타현(山形県) 등에서도 재배되고 있으며 현재 일본에서 와인제조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품종이다. 

고슈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와인은 대부분 향과 맛이 잔잔한 조화를 이루어 마시기 편한 스타일이 많고, 산미가 좋아 간장과 식초 베이스의 일식과 특히 궁합이 좋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고슈 품종으로 매우 다양한 타입의 와인을 만든다. 과즙을 맑게 해서 저온발효시킨 후레쉬하고 프루티한 타입, 쉬르리 양조법을 이용한 풍미있는 타입, 오크 발효 및 오크 숙성을 한 향미가 짙은 타입, 장기숙성 타입, 발포성 타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와인이 제조되고 있다.

그 중에서 고슈품종의 향기 특성을 잘 살려낸 그레이프 후르츠와 같은 감귤계의 향미를 가진 타입이 특히 인기가 많다고 한다.

MBA(Muscat Bailey A)
일본은 1891년부터 포도의 품종개량을 통해 일본 기후 풍토에 맞는 포도 육성에 힘써왔는데, 1927년 니가타현(新潟県)의 가와카미 젠베에(川上善兵衛)가 품종개량에 성공하면서 MBA(Muscat Bailey A) 품종을 탄생시킨다. MBA는 현재까지도 일본 레드와인용 품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고슈 다음으로 많이 재배되는 품종으로 야마나시현, 야마가타현, 효고현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널리 재배되고 있다.

가와카미 젠베에의 1만번에 달하는 교배에서 나온 22개의 우량 품종 가운데 블랙퀸(Black Queen), 레드 밀레니엄(Red Millennium), 로즈 시오타(Rose Ciotat) 또한 현재까지도 와인용 포도로 사용되고 있다.

MBA는 재배 특성이 뛰어난 미국계 품종인 베일리(Bailey)에 생식용으로 주로 이용되는 유럽계 품종(Vinifera)인 뮈스카 함부르그(Muscat Hamburg)를 교배하여 육종된 품종이다. 병에 강하고 대방·대립의 특징이 있으며 다수확이 가능하고 맛이 좋아 와인용으로뿐만 아니라 생식용으로도 사용된다.

와인은 주로 프루티한 미디엄 타입의 레드와인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것은 씨앗의 탄닌이 추출되기 어려운 것이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오크숙성의 바디감 있는 타입도 생산되어진다.

야마부도(산머루, 학명:Vitis cognetiae)
야마부도는 일본에 자생하는 아시아계 포도의 일종으로 메이지 시대에는 산야에 자생하는 야마부도를 이용해 와인을 만들었다고 하는 기록이 있다.

수나무와 암나무가 따로 있는 야마부도는 두 종류의 나무가 다 있어야 열매가 맺힌다. 과립이 작고 씨가 많으며 붉은 색소도 많이 축적하고 있지만 의외로 탄닌의 양은 많지 않다. 개성 있는 향미과 강한 신맛을 살려 일반적으로 장기 숙성형 와인을 만들고 있다.

또한 야마부도는 일본의 기후 풍토에 적응한 재배 특성을 가지고 있어, 주로 교배 육종의 모체로 이용되어 야마 소비뇽, 쇼코시(小公子) 등 많은 교배품종을 탄생시키고 있다.

▲ 다양한 품종으로 만든 일본의 탐바와인, 왼쪽부터 델라웨어, 나이아가라, MBA, 사페라비, 메를로, 샤르도네, 피노블랑, 피노누아, 타냐 품종의 와인

일본에서 육종된 와인용 포도
1950년대의 와인 붐 이후 와인 메이커, 대학교, 공설 시험 연구기관 등에서는 유럽계 포도와 일본의 포도를 교배하는 방법을 중심으로 와인용 포도 육종 개발이 이루어졌다. 현재까지 리슬링 리옹, 리슬링 포르테, 시나노 리슬링, 몬도브리에, 산토리 누아르, 고슈 누아르, 야마 소비뇽, 비쥬 누아르, 알모 누아르 등 많은 실용 품종이 육종되었다.

홋카이도에서도 한랭지에 적합한 포도 육종이 계속되어 왔는데 해외에서 도입한 세이벨 품종으로부터 내한성 강한 키요미(清見) 품종을 탄생시킴으로써 홋카이도의 와인생산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게 된다. 현재는 키요미와 야마부도와의 교배를 통해 또다른 품종인 키요마이(清舞)와 야마사치(山幸)를 만들었으며, 이들 포도로부터 산미있는 미디엄 바디의 레드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홋카이도는 매번 겨울이 오기 전에 포도나무를 땅속에 묻어 추위로부터 나무를 보호 해왔지만, 야마사치(山幸) 품종의 경우는 땅속에 묻지 않고 월동할 수 있는 품종이다. 현재도 일본의 새로운 품종 개발을 향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유럽계 포도
유럽에는 포도재배, 와인 양조의 역사가 깊은만큼 다양한 품종들이 존재한다. 일본에서 재배하는 유럽계 품종은 주로 국제품종이라 불리는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메를로, 샤르도네, 리슬링, 소비뇽 블랑 등이 대부분이다.

비가 많은 일본에서는 유럽계 품종의 재배는 어렵다고 여겨져 왔지만, 일본내에서도 수입 와인이 친숙해짐에 따라 유럽계의 와인용 품종재배에 도전하려는 움직임이 계속 증가해 왔다. 주로 프랑스계 또는 독일·오스트리아계의 품종 중에서 일본에 재배 적성이 있는 품종이 선택되어 재배법이 개발되어 왔고, 양조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와인의 품질은 점차 향상되고 있다.

일본에서 재배 면적이 20ha를 넘는 주요 유럽계 포도로는 샤르도네, 케르너, 뮐러 트루가우, 메를로, 카베르네 소비뇽, 츠바이겔트레베가 있다. (2014년도 특산 과수 생산 동태 등 조사, 일본농림수산성 자료 참고)

 - 샤르도네와 메를로
샤르도네와 메를로는 일본에서 재배되고 있는 유럽계 포도를 대표하는 품종이다. 유럽계 포도 중에서도 재배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높다고 알려진 이들 품종은 원산지인 프랑스의 부르고뉴나 보르도를 떠나 신대륙 미국, 호주, 칠레, 남아프리카 등에서 뛰어난 와인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나가노현과 야마가타현을 중심으로 여러 지역에서 재배되어 세계 와인과 경쟁할 수 있는 품질좋은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샤르도네 품종으로는 다채로운 향미와 풍부한 맛을 가진 화이트 와인이, 메를로 품종으로는 아로마가 풍부한 풀바디 타입의 레드와인이 만들어진다.

 - 케르너와 츠바이겔트레베
케르너 및 츠바이겔트레베는 일본내에서 90% 이상이 홋카이도에서 재배되고 있다. 케르너는 독일에서 주로 재배되는 품종으로 뮈스카로 만든 와인과 같은 프루티한 향과 상큼한 신맛이 나는 화이트와인이 만들어지고, 츠바이겔트레베는 오스트리아에서 육종, 재배되어 온 품종으로 고급스런 향의 미디엄 타입의 레드와인이 만들어진다.

홋카이도에서는 혼슈에서의 재배가 어려워 품종 특성이 나오기 어려운 케르너, 츠바이겔트레베, 뮐러투르가우, 피노누아 등을 재배하여 품질 높은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 케르너 품종의 홋카이도 와인

세이벨계 품종
프랑스인 알베르 세이벨(Albert Sibel)에 의해 교배 육종된 세이벨계 품종들은 내병성이나 내한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레드와인용 품종은 프랑스에서 한때 유행했지만 품질이 떨어져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고 현재는 미국 북동부, 캐나다 등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북일본을 중심으로 화이트와인용으로 세이벨 9110, 세이벨 5279 등이 재배되고 있고 레드와인용으로는 세이벨 13053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미국계 품종
미국에서 교배 육종된 포도 품종은 메이지 시대 이후 일본에 도입되어 각지에 정착되었다. 현재 일본에서 많이 재배되는 품종으로는 나이아가라, 델라웨어, 콩코드, 캠벨얼리 등이 있고 식용포도로도 이용되어진다. 폭시프레이버(foxy flavor)라고도 불리는 그레이프 주스에서 보여지는 특징적인 달콤한 향을 가지는 이 품종들은 포도의 향이 그대로 와인의 향으로 나타난다.

유럽계 포도에는 없는 향이라 유럽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지만 일본에서는 꽤 인기가 있다. 주로 달콤한 향과 어우러진 스위트 와인이 생산되어지는데, 향을 조금 줄인 타입, 후레쉬한 타입, 로제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 등도 만들어지고 있다. (※참고자료 : 2019 주류종합연구소 정보지)

소믈리에 타임즈 칼럼니스트 정영경 kisa1006@naver.com
(現,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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