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유럽 내륙운송 차질 <사진=Pexels>

유럽 전역이 전시경제 상황을 보이며 많은 생산라인과 상점이 문을 닫고 있지만, 필수재로 구분되는 '농식품' 상업분야는 운영되고 있다. 다만 수요와 공급의 일시적 불안정 현상을 보이고 있다.

KATI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코로나19(COVID-19)로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폴란드, 덴마크, 스위스 등 유럽 각국 내부 국경 폐쇄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폐쇄하지 않더라도 트럭 운전사들의 건강 상태 검사로 인해 국경 통과 시간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럽은 수출입을 포함한 농식품 산업 전체에서 내륙 트럭운송의 비중이 높은 관계로 운송에 차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독일-폴란드 국경 인근의 고속도로에서는 물자를 수송하는 트럭들의 정체가 40km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대형유통업체 모리슨즈(Morissons)는 파이낸셜타임즈 인터뷰에서 평소 이탈리아 식품 수입은 육로를 이용했으나 코로나19로 유럽 내 육로 이동에 차질이 생기면서 해상으로 수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레시플라자(Fresh Plaza)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볼로냐 인근 고속도로에는 운송 트럭들의 정체가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는 올 초 대규모 파업으로 항공 및 내륙 운송에 차질이 생겼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악화되고 있다. 폴란드, 덴마크, 체코공화국은 국경을 닫거나 외국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물자 운송용 국·내외 이동은 허가하고 있다.

EU 집행위는 현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월 23일 국경 관리 가이드라인을 발표, 회원국에 모든 화물차량의 우선 통과를 위한 “그린레인(Green Lanes)” 설치를 권고했으며, 화물차량 국경 통과 시간은 대당 15분 이내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야간 또는 주말 통행금지 등 모든 화물차량 운행 규제를 일시 중단하고, 국경 통과 서류도 최대한 간소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프랑스, 스페인, 영국 등은 3월 27일 전국민 이동금지령이 시행 했으며, 이탈리아는 지난 4일 부터 거주지 인근 공원이나 가족방문은 허용했지만, 주 사이 이동은 여전히 금지 중이다. 독일도 확진자가 많은 지역은 전 시민 이동금지를 시행중이고, 2인 이상 모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통행금지 및 전 국민 자가격리로 대부분의 오프라인 상업이 마비되었다.

특히, 가장 타격을 입은 농식품 분야는 외식산업이다. 대부분의 레스토랑과 바가 문을 닫으면서 호텔·레스토랑·케이터링 도매 분야의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탈리아·프랑스·스페인·폴란드·독일·영국 등 EU의 많은 국가들은 식당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배달 이외의 영업이 금지됐다.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대형급식업체들도 문을 닫았다.

한국산 식재료를 사용하는 아시아 식당이나 한식당도 예외는 없다. 한국식품 수입사들의 도매 판로가 막히면서 한국식품 수출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다만 단기전이 될지 장기전이 될지는 추이를 지켜볼 일이다.

▲ 식품 소비 및 생산, 전례없는 활황 <사진=Pixabay>

이동금지령을 시행하는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에서는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지만 식료품점은 정상운영을 하면서 많은 국가에서 사재기 붐이 일고 있다.

조사기관 닐슨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3월 9일부터 15일까지 식품 판매액은 약 27억 유로(한화 약 3조 5,973억 원)로 전년 동기대비 38% 상승한 전례 없는 매출액을 기록했다. 일자별로는 대통령이 전국 휴교 조치를 발표한 12일 다음 날인 13일에 대형유통업체 매출이 84%, 국무총리가 시행령 세부내용을 발표한 14일 다음 날인 15일에 108% 상승했다. 식품 소비는 71% 상승했는데, 품목별로는 밀가루가 206%, 파스타 196%, 쌀 196%, 냉동생선 110%, 냉동육류 112%, 주류 7%, 아이스크림류 9% 상승했다. 소비는 늘고 자가격리 등으로 인한 인력은 줄면서 대형유통업체 오샹(Auchan)은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금지기간동안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인당 1,000유로(한화 약 133만 원)의 보너스 지급을 약속하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밀가루 대량소비가 이어지면서 한 밀가루 생산업체는 주 7일 근무에 들어섰고, 운영시간도 새벽 5시부터 시작된다. 매주 35만 봉지의 밀가루를 추가생산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국은 2월 말부터 대량 식품 소비 현상이 시작되었고, 3월 첫째 주의 경우 파스타, 통조림, 수프류의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60% 이상 상승했다.

이 같은 식품 사재기는 현상은 외출금지조치 및 식당운영금지로 인해 각 가계 내에서 요리하는 것이 의무가 된 상황이 그 이유이다. 유럽 각국의 수장들은 식품 공급에 문제가 없다며 국민들에게 식품 소비를 진정하라고 하지만 이미 몇몇 국가에서는 식품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

▲ 식품 수요 공급 불안정, 가격에 영향 <사진=Pexels>

룩셈부르크 라디오 채널 RTL의 보도에 따르면 룩셈부르크에서는 수요는 늘고 공급에는 차질이 생기면서 식품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식품도매업체 프로방살(Provençal)은 해당매체를 통해 '유럽 내 주요 채소 공급지인 남유럽에 근무인력이 부족해 생산량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트럭운전사들은 갈 때는 선적을 해도 돌아올 때는 빈 차로 오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건강을 생각해 운행 수를 줄이고 있다고 했다. 주요 도매 거래처인 레스토랑들이 문을 닫았다며 일주일 매출액 약 100만 유로(한화 약 13억 3,205만 원)가량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유럽에서 신선 농산물 생산 및 수출 주요국가인 스페인은 코로나19로 일손이 부족해 모로코에 9천 명의 단기 노동자를 요청하기도 했다.

소믈리에타임즈 전은희 기자 stpress@sommeliertimes.co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