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대리의 한식탐험 4] 또 하나의 고수, 깻잎

승인2020.05.26 09:28:22

고수는 독특한 향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세제 향이 난다는 사람도 있고 샴푸 향이 난다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옛날에는 빈대 냄새와 비견됐다. 오죽하면 별칭이 빈대풀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먹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리 대중적이진 않다. 반면 중국이나 동남아에서는 수시로 고수가 쓰인다. 오죽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 여행을 갈 때 꼭 외워가는 문장 중 하나가 부야오 샹차이, '고수 빼주세요'다.

▲ 동남아 음식에 올라 간 고수

반대로 우리나라에서는 빈번하게 쓰이지만 외국인들은 거부감을 느끼는 채소가 있다. 바로 깻잎이다. 깻잎쌈을 싸 먹다가 몸서리치는 외국인들을 몇 번이나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도 깻잎을 못 먹는 사람이 있다. 향긋함과 거북함은 한 끝 차이인 모양이다.

깻잎은 들깨의 잎이다. 하나의 들깨에서 들깨 씨앗도 나고 깻잎도 난다. 다만 수확량을 높이기 위해 수확할 작물에 따라 품종을 특화시켰다. 깻잎을 위한 들깨는 잎들깨라 한다. 

▲ 깻잎, 노지 깻잎은 아직 아기 손바닥만 한 크기다.

흔히 깻잎은 우리나라에서만 먹는 품종으로 손꼽힌다. 농림축산부에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먹는 음식으로 선정했고, 깻잎의 영어명도 Korean Perilla로 '한국의'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 하지만 깻잎이 우리나라만의 것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구석이 있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종인 것은 맞지만 깻잎의 원형은 인도 등지가 원산지로 깻잎의 사촌들은 아시아 지역에 널리 분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일본에서 많이 먹는 시소다. 일식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야채로, 회와 함께 나오는 작은 깻잎 모양의 식물이다. 회와 먹을 뿐 아니라 절임, 차로도 먹는다. 차조기라고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먹는다. 가끔 시장에서 보이는 보라색 깻잎은 사실 깻잎이 아니라 보라색 차조기다. 깻잎의 가까운 사촌으로 깻잎과 자연 교배도 가능해서 깻잎 품종을 개량할 때도 많이 쓰인다. 우리 깻잎이라고는 하지만 차조기의 유전자도 섞인 경우가 많은 것이다. 차조기는 서구 세계에서 일식의 영향력 덕에 깻잎 가족 중 가장 서방에 많이 알려진 종류이기도 하다. 서방에서는 보라색 차조기의 색깔이 덜 익힌 스테이크 색깔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차조기를 소고기 스테이크 풀(Beef steak plant)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우리나라 횟집에서 깻잎을 많이 쓰는 건 일식에서 회를 먹을 때 차조기 잎을 많이 쓰는 것과 연관이 있다.

잎들깨는 보통 4월 말에 파종해 7월부터 수확하지만 요즘에는 비닐하우스 덕에 사철 구할 수 있다. 하우스가 아닌 자연 상태에서 기른 것이라면 지금 쯤 아기 손바닥 만하게 자랐을 것이다.

깻잎은 잎채소인 만큼 신선도가 눈으로 보인다. 깻잎을 살 때는 잎에 힘이 있고 파릇파릇한 것으로 고른다. 거뭇거뭇한 것은 오래된 것이니 고르지 말자. 깻잎은 선도가 빨리 떨어지고 수확한 지 시간이 지나면 향이 빠르게 줄어들어 한 번에 먹을 만큼만 사는 것이 좋다. 잘 마르므로 잘 봉해서 냉장고 야채칸에 보관한다. 보통 깻잎 포장에는 깻잎이 숨을 쉬게 하기 위해 구멍이 뚫린 경우가 많아 지퍼백이나 봉지에 한 번 더 싸서 보관한다. 깻잎에는 잔털이 많아 먼지 등 이물질이 붙어있기 쉽다.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내는 것이 좋다. 수확했을 때 꺾인 줄기 부분은 시간이 지나 거뭇해진 경우가 많으므로 손님 상에 내는 경우에는 조금 잘라내는 것이 깔끔하다.

향이 강한 깻잎은 요리에 넣어 냄새를 잡고 향을 더하는 용도로 많이 쓰인다. 고기를 싸 먹을 때 쓰면 고기 누린내를 잡아주고 입 안을 개운하게 해 준다. 닭갈비나 제육볶음처럼 고추장 양념이 들어가는 볶음, 조림 요리에 사용해도 좋다. 매운탕에 들어가는 미나리나 쑥갓처럼 요리에 향긋함을 더해 준다. 조리를 마치기 직전에 채 썬 깻잎을 넣으면 된다. 아예 생으로 고추장 비빔국수 등에 고명으로 쓰기도 한다. 깻잎 자체가 주인공인 요리도 많다. 멸치 육수, 간장 양념과 조린 깻잎 조림이나 간장과 식초 물에 절인 깻잎 장아찌 등이 대표적이다. 깻잎으로 담근 김치도 별미다. 잎사귀가 질긴 깻잎은 푸른 잎채소로는 드물게 튀김으로도 먹는다. 튀김옷을 입혀 빠르게 튀겨낸다. 바삭하게 튀겨낸 깻잎 튀김은 향도 좋고 감자칩보다 얇고 바삭하게 씹하는 식감도 좋다. 

▲ 깻잎 조림

깻잎은 철분, 칼슘 등이 영양분이 아주 풍부하다. 영양가 있는 푸른 잎채소 하면 뽀빠이 아저씨라는 캐릭터까지 탄생시킨 시금치가 떠오른다. 철분과 비타민이 아주 풍부하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 철분 양으로 따지면 깻잎이 월등하다. 보통 파는 깻잎 한 봉지(약 30g) 면 하루 필요한 철분을 모두 섭취할 수 있다. 특히 여자들은 생리나 출산으로 철분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철분제를 챙겨 먹기에는 번거롭고 철분제로 인한 소화불량이나 변비도 걱정된다면 깻잎을 먹어보는 게 어떨까. 활용처도 다양하니 질릴 일도 없다.

소믈리에타임즈 솜대리 somdaeri@gmail.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모바일 버전
서울시 성동구 성수이로 24길 50 희은빌딩 별관4층  |  전화 : 02-499-0110  |  팩스 : 02-461-0110  |  이메일 : stpress@sommeliertimes.com
등록번호 : 서울 아 03477  |  등록일 : 2014년 12월 12일  |  발행인 : 최염규  |  편집인 : 김동열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최염규
소믈리에타임즈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뉴스, 사진, 동영상 등)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2020 소믈리에타임즈.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