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는 요즘, 영국을 필두로 유럽 국가들이 탄산음료, 과지방 과자 등 정크푸드와의 전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KATI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 7월 27일, 비만 인구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정크푸드 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규제의 골자는 지방·설탕·소금이 많이 함유된 식품의 TV 광고 오후 9시 이전 송출을 금지하고, 식당 메뉴판에 칼로리 함량 표기를 의무화하고, 건강하지 못한 식품의 1+1 세일 행사를 금지한다는 것이다. 비만 인구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는 점이 이번 규제 도입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 설탕세를 도입한 영국

영국은 이미 2018년 음료에 함유된 당분이 높을수록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설탕세’를 도입해 음료 제조 업체들이 스스로 제품의 설탕 함량을 대폭 줄이게 한 바 있다. 프랑스, 노르웨이, 아일랜드, 헝가리 등 10여 개의 유럽 국가들도 설탕세를 부과하고 있고 이탈리아는 2020년 10월부터 설탕 음료에 대한 과세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식품 제조 업체들은 자발적으로 식품의 설탕과 지방, 소금 등 과다 섭취 시 건강에 유해하다고 알려진 성분들과 보존제, 색소와 같은 식품 첨가제의 함량을 줄이고 칼로리를 낮추기 시작했다.

▲ 설탕 30%를 줄인 하리보 프루틸리셔스(Haribo Fruitilicious) <사진=Haribo>

예로, 하리보(Haribo), 루띠(Lutti) 등 유럽 대표 제과 업체들은 설탕 함량을 30~50%가량 줄인 제품들을 출시했는데, 감소한 설탕은 옥수수의 천연 섬유질 등 건강한 원료로 대체했다. 한편 하인즈는 지난해 소금이 전혀 첨가되지 않고 설탕함유를 70% 가량 줄인 토마토케첩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고, 가공식품 전문업체 헤르타(Herta), 플러리 미숑(Fleury Michon)은 육류보존제 아질산나트륨을 첨가하지 않은 육가공 제품군을 새롭게 런칭했다.

능동적으로 식품 성분을 비교하고 선택하는 소비자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식품의 칼로리를 계산해주거나 식품 성분의 위험도를 수치화해주는 애플리케이션들이 이를 돕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유카(Yuka)’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인데, 바코드를 스캔하면 해당 식품에 함유된 지방, 소금, 설탕, 칼로리, 첨가물의 양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점수로 계산해서 식품의 안전도를 진단해주는 서비스이다. 점수를 다시 매우좋음, 좋음, 좋지않음, 나쁨 4단계로 나누어 색으로 표현해주는 매우 직관적인 시스템으로, 제품의 점수가 낮을 경우 더 건강한 대체 상품을 추천해준다.

▲ 식품의 안전도를 진단해주는 애플리케이션 '유카' <사진=Yuka>

2017년 프랑스에서 출시된 유카는 3년만에 1천 6백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가진 대형 어플로 성장했다. 이 중 1천 2백만은 프랑스 내 이용자지만, 벨기에, 스위스, 스페인, 영국 등 타 유럽 국가와 북미에서도 이용자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지난해 프랑스 대형 유통업체 인터막셰(Intermarché)는 PB제품 900여 종의 성분을 재검토해서 142가지의 첨가물의 사용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는데, 유카가 이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막셰의 대표 티에리 코티야르(Thierry Cotillard)는 유카 사용자의 3분의 2가 성분이 좋지 않은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의 이용을 중단했다면서, 이것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근본적인 트렌드의 변화이고 유통업자로써 좋은 점수를 받는 식품들을 공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유카가 유통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예이다.

소믈리에타임즈 전은희 기자 stpress@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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