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신재연] 스윗 쉐리는 일반적으로 모스까뗄(Moscatel)이나 뻬드로 히메네즈(Pedro Ximénez) 품종으로 만들어 지는데, 뻬드로 히메네즈를 기준으로 보면 모스또(Mosto)가 리터 당 300 그램 이상의 당을 포함할 정도로 완숙한 포도를 수확한 이후, 이를 다시 쏠레오(Soleo)라 일컫는 볕에 말리는 과정을 통해 얻어 낸다.

쏠레오는 전통적으로 에스빠르또(Esparto)라 불리는 볏짚으로 만들어진 둥근 매트에 수확한 포도를 널어서 말리는 과정인데 약 7일에서 길게는 15일까지 포도를 말리면서 매일 방향을 바꿔 볕을 골고루 받게 하고 건강하지 못한 포도는 솎아내는 작업을 포함한다.
 

▲ 쏠레오 과정에 이용되는 볏짚 에스빠르또(Esparto) 매트 <사진=Consejo Regulador de las Denominaciones de Origen "Jerez-Xérès-Sherry" - "Manzanilla-Sanlúcar de Barrameda" - "Vinagre de Jerez">

이렇게 쏠레오 작업을 하는 장소를 빠쎄라(Pasera)라고 하는데 모스까뗄의 경우 해안가 재배가 많기 때문에 빠쎄라도 모래땅 위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쏠레오 작업을 거친 뻬드로 히메네즈의 경우 모스또의 당 함량이 리터 당 450에서 500 그램에 이르게 되고 당도뿐만 아니라 점도, 밀도, 유성 등이 높아지고 아로마와 풍미는 응축되면서 포도까지 짙은 어두운 색으로 변하게 된다.
 

▲ 수확한 포도를 말리는 과정 - 쏠레오(Soleo) <사진=Consejo Regulador de las Denominaciones de Origen "Jerez-Xérès-Sherry" - "Manzanilla-Sanlúcar de Barrameda" - "Vinagre de Jerez">

이후 포도는 착즙 과정을 거치는데 갓 수확한 신선한 포도와 달리 수분이 증발한 마른 포도이기 때문에 좀 색다른 방법이 이용된다. 포도를 말리는데 이용했던 에스빠르또 매트 위에 포도를 얹고 다시 그 위에 에스빠르또 매트를 얹고 다시 그 위에 포도를 얹고, 밀푀유(Mille-feuille) 케이크를 만들듯이 포도와 에스빠르또 매트를 사람 키 높이만큼 쌓아 올린 뒤에 수직으로 압착하여 모스또를 얻는 것이다.

상기 비디오는 몬띠야 모릴레스 (Motilla Morilles)지방에서 뻬드로 히메네즈를 양조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비디오인데 2분 28초 구간부터 모스또 착즙 과정을 볼 수 있다. <비디오=La casa del Pedro Ximenez>

이 모스또는 당도가 매우 높아서 바로 발효가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이를 안정화 하기 위해 주정을 첨가하면 발효가 중단되고 가을과 겨울 동안 안정화를 거쳐 가라 앉는 앙금 등을 제거한 뒤에 주정을 더 강화하여 알코올 함량 15도에서 17도에 이르는 스윗 쉐리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이후에는 산화 숙성 정도에 따라 와인의 나이가 결정되고, 우리는 보다 응축되고 진한 풍미의 달콤한 쉐리 와인을 맛볼 수 있게 된다.

제대로 된 스윗 쉐리를 처음 맛 보았던 그 느낌을 잊지 못한다. 이가 시리고 놀랄 정도의 당도때문에 테이스팅 하면서 입 안에서 혀를 굴리기 조차 부담스러웠던 맛. 하지만 한번 달콤한 쉐리 와인의 맛에 빠져들면 다른 어떤 디저트보다 길게 그 여운을 음미하게 될 것이다.

*각주) 모스또(Mosto) – 포도를 처음 착즙한 상태의 포도 주스 또는 그것으로 만든 베이스 와인을 일컬음.
 

▲ 신 재연 소물리에

[칼럼니스트 소개] 대학 졸업 후 8년여 직장생활을 뒤로 하고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IE Business School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이후 Escuela Española de Cata 에서 Sommelier 과정을 이수하였으며, 스페인의 와인과 먹거리를 공부하고 이를 알리기 위해 일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신재연 소믈리에  jane.jy.sh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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