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주

주세법에서 “주정이란 85도 이상의 알코올로 희석하여 음료로 할 수 있는 것을 말하며, 불순물이 포함되어 있어서 직접 음료로 할 수는 없으나 정제하면 음료로 할 수 있는 조주정을 포함한 것을 말한다”라고 되어 있다.

주정은 ‘발효주정’과 ‘정제주정’ 둘로 나눌 수 있는데, 현재 전체 주정 생산량 중에서 발효주정과 정제주정은 1 : 1로 거의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다. 발효주정의 원료는 고구마, 감자, 타피오카 등 서류와 국내 잉여 농산물인 쌀, 보리, 쌀보리, 밀 등 곡류가 사용되며, 전분질 원료는 국산 정책원료를 먼저 배정하고, 부족분은 수입 타피오카를 사용한다. 2015년 통계를 보면, 정부미가 48 %, 타피오카 47 % 사용되었다. 타피오카는 1973년부터 사용하였고, 1980년대부터는 국산 당밀 사용하였으나 당밀은 가격이 높고 에탄올 수득량은 적은 데다 환경문제가 심각하여 1987년부터 주정 원료로 사용은 중지되었다.

정제주정은 브라질 등에서 전분질 원료를 발효하여 증류한 것으로 알코올 함량 95 % 이상이지만, 불순물을 분리하지 않은 반제품인 조주정(Crude alcohol)을 수입하여 재증류한 것이다. 이렇게 만든 주정은 희석식소주에 90 % 이상이 사용되며, 그 외 청주요 첨가용, 리큐르, 일반증류주, 기타주류, 또 식용, 의약, 공업용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흔히 희석식소주를 ‘화학주’라고 하지만, 화학적 합성 방법으로 만든 알코올은 아무리 순수하다 하더라도 술로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희석식소주는 희석시킨 물과 조미료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진다. 그리고 증류하는 과정에서 알데히드, 메틸알코올, 퓨젤유 등 불순물이 완벽하게 제거되므로 가장 깨끗한 술이라고 할 수 있다. 소주가 골치 아프게 만들고 금방 취한다고 하지만 이는 값이 싸다고 많이 마셔서 그렇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희석’이란 알코올 도수가 높은 주정에 물을 타서 도수를 낮춘다는 말로 위스키, 브랜디, 증류식 소주 모두 물 타는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위스키나 브랜디는 오크통에 있는 알코올 70도짜리를 희석하여 40도로 만든다.

* 희석식소주나 보드카는 비슷한 술인데, 보드카는 세계적인 명주로 이름이 나있고, 기품 있는 자리에서 소주를 주문하는 것이 주눅이 드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은 도대체 어떤 사고에서 생겨난 것일까? - 사카구치긴이치로(坂口謹一郞, 도쿄대학 교수)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김준철 winespirit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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