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환 밥소믈리에

[칼럼니스트 박성환] 우연히 마트에서 매우 귀여운 쌀 브랜드를 보았다. 라인 프렌즈라는 캐릭터와 콜라보레이션을 한 쌀이었다.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귀여운 디자인을 한 쌀이 판매되다니 너무나 기뻤다.

사용되는 캐릭터는 ‘샐리’, ‘문’, ‘코니’, ‘브라운’으로 각각의 캐릭터별로 어떤 쌀들이 들어있을까 하고 후면 표기사항을 보았다. 그런데, 이것도 저것도 다 ‘신동진’뿐이었다. 물론 신동진은 좋은 쌀이다. 하지만 이왕이면 캐릭터의 성격과 어울리는 쌀을 담아 팔았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브라운이면 신동진, 샐리는 하이아미 이런 식으로 말이다.

우리 쌀에는 제대로 된 스토리 텔링도, 마케팅도, 콘셉트도 없이 팔리는 것이 대부분이라 너무나 안타깝다.

지난번에 유명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쌀과 하이엔드 마케팅이 결합한 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모든 쌀에 다 하이엔드 마케팅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 라인 프렌즈 쌀 <사진=박성환>

좋은 캐릭터와 콜라보레이션을 해 놓고선 이렇게 활용을 못 하다니, 아쉬울 따름이다.

예전에 비하면 쌀이 많이 다양해졌다. 중량은 점점 소량화 되었고, 디자인도 좋아졌다. 게다가 이제는 외국 쌀도 마트에서 팔고 있으니 말이다.

점점 경쟁이 심화하고 있지만, 쌀의 포장지에는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정보를 다 담고 있지 못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년 전인 2015년 7월 필자가 [별 도움 안 되는 양곡 표시제]라는 칼럼을 2회에 걸쳐 기고한 적이 있었다. 칼럼을 보았는지 농식부에서 작년 11월부터 효율적인 쌀 등급표시제 운영을 위한 개선방안을 논의하였고 지난 7월 4일 쌀 등급표시에서 ‘미검사’를 삭제하는 양곡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게 되었다.
 

▲ 수입쌀 <사진=박성환>

이제 어느 채널을 돌려도 다 쿡방을 한다. 소비자들도 이제는 세계 각국의 요리를 구경 하던 단계를 지나 직접 해보는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이탈리아의 쌀 요리인 리조또를 할 때는 이탈리아 카르나롤리 품종으로 밥을 하고, 미국의 잠발라야를 할 때는 칼로스로, 커리나, 나시고랭은 재스민 쌀로 밥을 해 요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이렇듯 외국에서 우리의 비빔밥을 먹을 때는 한국의 쌀로 밥을 해 먹고 싶게 만들기 위해서는 포장까지도 더욱 더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 박성환 밥소믈리에 honeyric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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