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또 무통 로칠드(Château Mouton Rothschild)는 보르도 최상급(그랑 크뤼 1등급)의 와인으로서 그 맛과 품질로도 유명하지만 예술을 접목시킨 마케팅 실력 또한 최고라고 정평이 나 있다.

945년 이래로 당대 최고의 명성을 가지고 있는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예술적 가치를 더하고 브랜드의 가치를 최고 수준으로 이끌었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들이 매년 그 해 출시되는 와인의 라벨을 제작해 오고 있는데 이는 아티스트의 자유로운 개성이 담긴 하나의 작품으로 여겨진다.

작가들의 이름만 해도 조르주 브라크(1955년), 후안 미로(1969년)에서 파블로 피카소(1973년), 프랜시스 베이컨(1990) 등에 이른다. 이러한 와인과 명화의 만남은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수집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참가한 화가들은 그 작업의 대가로 돈 대신 현물, 즉 무통 로칠드의 와인을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 / 이우환 작가, 샤토 무통 로칠드 2013

▲ 이우환 작가가 참여한 샤토 무통 로칠드 2013 라벨 <사진=Château Mouton Rothschild>

2013년에는 한국인 이우환 작가가 라벨 디자이너로 선정되어 화제가 되었다. 이우환 화백은 동양 사상으로 미니멀리즘의 한계를 뛰어넘은 현대 미술의 거장으로 자연적인 소재 및 단순한 형태를 좋아하는 그는 명상에 도움이 되는 매혹적인 효과를 만들어내며, 강렬하고 조화롭고 그리고 절제된 예술로 엮어냈다.

중국 / 쉬빙, 샤토 무통 로칠드 2018

▲ 쉬빙 작가가 참여한 샤토 무통 로칠드 2018 <사진=Château Mouton Rothschild>

2020년에는 중국 예술가 쉬빙(Xu Bing)이 샤토 무통 로칠드 2018 빈티지 라벨을 디자인했다. 중국의 유명 현대 미술가이자, 전통 서예 및 인쇄술의 달인으로 여겨지는 쉬빙은 라벨 디자인을 위한 독특한 트롱푀리유(trompe l’oeil)를 만들었다. 그는 네모난 모양의 캘리그래피를 사용해 마치 한자로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라틴 알파벳으로 ‘무통’과 ‘로칠드’라는 단어이다.

로칠드 측은 “라벨은 쉬빙이 자신을 주의 깊게 읽는 독자를 위해 서서히 드러내도록 설계한 것으로, 아주 고운 와인의 향기와 향미가 인내심을 가지고 점차 발견되는 것과 같다”라고 설명했다.

일본 / 쿠사마 야요이, 뵈브 클리코

▲ 라 그랑 담 2012(La Grande Dame 2012) <사진=Veuve Clicquot>

한편, 폴카 도트(Polka Dot)의 공주로 널리 알려진 일본 예술가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가 뵈브 클리코(Veuve Clicquot)의 최신 라 그랑 담(La Grande Dame) 2012 빈티지의 라벨을 디자인했다.

쿠사마 야요이와 뵈브 클리코의 컬래버레이션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6년 쿠사마는 도쿄에서 열린 자선경매를 위해 그녀의 유명한 폴카 도트 무늬를 가지고 뵈브 클리코의 설립자 마담 클리코 퐁 사르당(Madame Clicquot Ponsardin)의 초상화를 재탄생시켰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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