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서울호텔관광직업전문학교에서 관광식음료전공 전임교수로 와인강의를 담당하고 있는 최윤진소믈리에를 만나본다.

▲ 최윤진 소믈리에

부산 출생으로 세종대학교에서 호텔관광경영학을 전공하고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와인소믈리에학과 석사를 거쳐 조리외식경영학과 박사 수료,

현재 서울호텔관광직업전문학교 관광식음료과에서 와인 소믈리에학과 전임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이사로 재직 중이며,

 (사)한국음료강사협의회 소속 강사로 외식기업 컨설팅, 와인 강의 및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소믈리에를 거쳐 교수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를 설명해주세요

대학교 때부터 술에 관심이 많아 주류학이나 와인소믈리에학 등 관련 수업을 찾아서 듣는 편이었고, 클래식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은사님께서 와인 관련 사업을 시작하시며 저에게 소믈리에로 일해보기를 권하셔서 시작하게 된 것이 저에게는 큰 전환점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작은 와인 바에서 직접 리스트를 짜보고, 메뉴 구성과 프로모션도 진행해보고, 와인 파티를 기획해서 진행하던 그 시절이 짧은 시간에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때부터 계열사의 와인 서비스 강좌를 진행하기도 하고, 와인 동아리 후배들에게 와인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경희대학교 마스터소믈리에 과정 교육을 받던 시절이 가장 많은 와인을 마셔보고 치열하게 공부해서 스스로를 발전시킨 시간이었습니다. 그 결과 국가대표 소믈리에 대회에 입상하는 영예를 얻기도 했습니다. 또한 와인수입사에 근무하면서 와인 수입업무에서부터 마케팅, 행사 진행 및 거래처 직원들 와인 교육 등 더욱 폭넓은 와인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대학원에서 와인 소믈리에학 석사과정 공부를 하던 중 좋은 기회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었고 박사과정에 진학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교수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와인의 매력을 알리고 함께 맛과 향을 공유하는 측면에서는 소믈리에와 비슷하기도 하죠. 그래서 항상 설레는 마음, 즐거운 마음으로 강단에 서고 있습니다.
 

▲ 최윤진 소믈리에 강의 모습 “서울호텔관광직업전문학교”

가장 인상적인 와인은 언제 만나셨는지 설명해주세요

2007년쯤 보르도 5대샤또와 함께 칠레의 알마비바를 블라인드테이스팅 했던 적이 있는데 당시 참가했던 모든 소믈리에들이 5대샤또에 전혀 뒤지지 않는 알마비바의 파워와 밸런스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후 혼인신고하던 날, 교수 임용 후 축하 파티 등 인생의 포인트가 되던 날 항상 알마비바가 함께 했던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칠레의 볼드한 와인 스타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알마비바의 파워와 밸런스, 깊은 여운은 선입견을 무너뜨린 계기가 되었고 의미있는 날 함께하는 인연이 깊은 와인이 되었습니다.

기분에 따라 선택하시는 와인이 있는지 설명해주세요

기분이 들뜨고 업되는 날에는 주로 몽글몽글 톡톡 터지는 버블이 기분 좋은 샴페인이나 까바, 프로세코 같은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고, 뭔가 감정의 동요가 있거나 센치한 날에는 실크 같은 질감과 매력적인 풍미의 프랑스 론 지역이나 미국, 호주의 비오니에를 마십니다. 생일이나 축하할 일이 있을 때는 진하면서도 섬세한 향과 맛을 지닌 바롤로를 즐겨 마시는 편입니다. 이 세 가지 스타일의 와인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와인이기도 하네요.

와인초보 시절 떠오르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야기 해주세요

10년 전쯤 ‘신의 물방울’이라는 만화가 대히트를 하던 시절 소믈리에로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테이스팅 후 와인에 대한 설명을 할 때 향과 맛, 와인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신의물방울에서처럼 와인을 머금었을 때 연상되는 비유적 표현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을 때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주인공이 눈을 감고 표현하던 ‘수확할 무렵의 달콤한 향기 가득한 딸기밭에 멈춰 서 있는 아름다운 여인의 뒷모습…’ 이런 식으로요.

그 당시에는 거의 모든 고객들이 서사적 표현을 요구했었는데 차마 쑥스러워서 못하겠더라구요. 또 디켄팅 서비스를 할 때도 만화에서처럼 명주실로 뽑아달라는 요청이 많아 따로 연습을 하기도 했습니다. 레드와인을 높이 디켄팅하다가 실수로 고객의 옷에 와인이 튀거나 하는 경우도 있었구요. 결국 명주실 디켄팅은 포기하고 디켄터 자체의 기능만으로도 충분한 브리딩이 된다며 고객을 설득시키고 정석대로 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었죠.

와인 입문 시기의 후배들에게 해줄 이야기가 있다면 해주세요

와인 업계에 종사하기 위해서 꼭 갖추어야 할 덕목은 바로 끊임없는 호기심과 겸손한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트렌드, 새로운 떼루아, 급변하는 와인 시장에 항상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접해보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안다고 우쭐할 필요도 없고, 조금 모른다고 주눅 들 필요도 없습니다. 와인 공부는 끝이 없고 세상의 모든 와인을 다 마셔볼 수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배우고자 하는 자세를 지닌다면 더 크게 발전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와인 선택에 두려움이 있는 사람들에게 권할 와인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와인을 선택할 때 도움을 주는 분들이 바로 소믈리에죠. 와인을 스스로 고르기 힘든 분들이시라면 소믈리에의 추천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아닐까요. 좋아하는 와인의 스타일, 누구와 함께 마시는지, 어떤 음식과 함께 마시는지, 그리고 와인 구매 예산 등을 이야기한다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입니다. 그렇게 경험이 쌓이면 좋아하는 품종과 지역이 뚜렷해지고, 스스로 와인을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이 생길겁니다.

요즘 가장 마시기 좋은 와인 추천좀 해주세요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레드와인이 다소 무겁게 느껴지기 때문에 스파클링 와인이나 가벼운 화이트 와인이 제격입니다. 화이트 와인 중에서도 드라이하고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보다는 8~9% 정도의 독일의 리슬링 와인을 차갑게해서 드셔보세요. 새콤달콤한 비빔국수나 양념치킨 등 야식 메뉴와도 잘 어울리고 약간의 감미가 있어서 매운 음식과의 매칭도 좋습니다.

슐로스 폴라즈는 중세시대부터 왕가에 와인을 납품하던  8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로 독일 최고의 리슬링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특유의 병 디자인도 아름답고 당도와 산도의 밸런스, 구조감 또한 뛰어납니다. 음식과의 조화를 고려한다면 비교적 낮은 당도의 카비넷 등급을, 달콤한 맛을 좋아하신다면 슐로스 폴라즈 슈페트레제나 아이스바인을 추천하고 싶네요.

와인을 다른 술보다 추천해줄 이유를 설명해 주세요

똑 같은 와인이라고 해도 어디서, 누구와 마시느냐에 따라, 어떤 온도에서 마시는지에 따라, 어떤 글라스에 마시는지에 따라, 그리고 오픈한 지 얼마나 지났는지 시간 변화에 따라서도 각기 다른 맛과 향이 느껴집니다. 기대했던 것 보다 실망스러울 때도 있고, 저렴한 가격에 기대 없이 구매한 와인이 깜짝 놀랄 만큼 훌륭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변수가 많고 변화무쌍한 것이 꼭 우리의 인생 같지 않나요. 와인을 고를 때, 와인을 오픈하면서 느끼는 설레는 기분 또한 큰 즐거움이기도 하구요.

[PLACE] 최윤진 소믈리에가 근무하는 곳 서울호텔관광직업전문학교

▲ 서울호텔관광직업전문학교

현재 근무하고 계신 서울호텔관광직업전문학교에 대해서 소개 좀 해주세요.

2011년 6월에 오픈한 ‘라미드 호텔전문학교’를 모두투어그룹이 인수하여 2014년 현재의 명칭인 서울호텔관광직업전문학교로 교명이 변경되었습니다.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대표적인 호텔, 관광 계열 취업교육 전문학교로서 호텔조리, 호텔제과제빵, 관광식음료, 관광경영 등 4개의 학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장과 동일한 수준 높은 실습시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14년 9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최첨단 실습시스템, 교육 프로그램의 창의성 및 교육사업에 대한 적극성과 진정성을 높이 평가받아 ‘2014 호텔서비스 인력양성 우수기관’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제가 속해있는 관광식음료과에서는 와인 소믈리에, 워터 소믈리에, 티 소믈리에, 바리스타, 믹솔로지스트 등 음료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수준 높은 교육과정과 더불어 최적의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www.shvc.sc.kr, 02 - 2051 - 0043)

사진 : 서울호텔관광직업전문학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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