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샴페인 글라스

와인을 비롯한 음료의 색깔과 투명도가 좋아진 것은 아름다운 유리잔(글라스)이 나온 다음부터라고 불 수 있다. 가장 좋은 예가 샴페인으로, 샴페인은 1600년대 말부터 나오기 시작했는데, 당시 샴페인은 찌꺼기가 많았고 점도가 있었으며 단 것이었다. 이를 당시 새로 유행하기 시작한 글라스에 따라 놓으면 부유물질 때문에 보기에 좋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샴페인은 양조방법을 개선한 결과, 찌꺼기를 제거하여 훨씬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게 되었고, 샴페인이 맑아지니까 글라스도 더 아름답게 만들게 되어, 샴페인의 멋을 자랑할 수 있었다.

▲ 와인 글라스

테이블에서 지금같이 와인 잔을 하나의 모양으로 갖추는 풍습은 1700년대 들어와서 영국 상류층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전에는 한 자리에서도 여러 가지 모양의 잔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유리잔 즉 글라스는 귀했고, 대개는 불투명한 금속이나 투박한 토기, 동물의 뿔로 만든 잔을 사용했다. 그러다가 산업혁명 때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여 높은 온도로 유리를 가공하면서 단단한 유리가 나와 실용화 단계로 접어들었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투명하고 아름다운 글라스를 얻을 수 있어서 대중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1800년대 초까지 글라스는 주로 궁중에서만 사용되었으며 특별한 행사에만 쓰였다. 글라스를 구입한다는 것은 대단한 투자였으며, 아주 이름난 연회에서도 글라스 하나로 여러 명의 손님이 사용하였다. 이윽고 유리로 아름답게 만든 글라스는 신분의 상징이 되었고, 모든 고급 파티에서는 각 손님에게 여러 형태의 글라스가 제공되어, 샴페인, 레드, 화이트, 셰리 등 와인의 종류에 따라서 다양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김준철 winespirit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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