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선의 커피이야기] 세기의 라이벌 커피 와 차

커피는 차의 안방인 중국 윈난성에 둥지를 틀고, 차는 북미시장을 넘보고 있다.
승인2015.07.14 00:27:21

[이정선의 커피이야기] ‘근심이나 걱정이 있을 때는 커피하우스에서 한 잔의 커피를 즐겨라(Peter Altenberg, 1992)’. 커피는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품목 중의 하나가 되었고, 여유와 비즈니스, 낭만, 고독과 함께 마음을 다스리는 수단으로 자리매김 된지 오래되었다. 이러한 커피에 대해 알고 마시면 더욱더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역사적으로 궤를 같이 해온 차와 비교를 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커피의 발견은 많이 회자되긴 하지만 증명되지 않은 염소치기 소년 ‘칼디(Kaldi)'의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목동 칼디는 염소 무리 중 한 마리가 빨간 열매를 먹고 춤을 추기 시작하는 것을 목격하고, 염소들이 먹고 있던 열매를 따 먹은 칼디는 힘이 솟아오른 것을 느꼈다. 커피 열매를 수도원에 가지고가서 바쳤지만, 수도승은 악마의 열매를 없애버려야 한다면 불 속에 던져버렸다. 열매는 우연히 로스트 되었으며, 커피가 탄생하였다. 이 후 아랍의 수도사 들이 잠을 깨는 약으로 음용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전파되었다고 한다.

 

확실한 것은 커피열매가 에티오피아(Ethiopia) 혹은 에멘(Yemen) 중 한곳에서 기원했다는 설이다. 에티오피아의 카파(Kaffa)지역은 커피라는 단어와 비슷하게 들리며, 그곳으로부터 커피(Coffe)가 유래되었을 것으로 널리 알려 졌다.

최초로 카프베 칸네스라는 커피하우스가 메카(Mecca)지역에 오픈되었다. 원래는 종교적인 목적이었지만, 체스, 잡담, 노래, 춤, 음악의 중심으로 빠르게 발전 되었다. 메카로부터 아덴(Aden), 카이로(Cairo) 지역으로 퍼져 갔다. 중동에서 유럽으로 커피하우스가 전파 되고 세계적으로 퍼져 나갔다.

 

▲ 중국 윈난성의 커피나무

커피 생두는 커피나무의 열매이다. 외피인 체리와 껍질을 벗기면 생식기능이 없어지므로 아라비아는 커피원두만 수출을 허가하여 커피나무 재배가 불가능하게 하였다. 차나무가 다른 국가로 나가지 못하도록 과거의 중국에서는 철저하게 관리 하였지만, 결국 영국의 식민지령으로 흘러들어 갔다. 커피나 차 모두 종주국에서 보안을 지키려고 했지만 독식이라는 것은 결코 없었다.

 

커피는 현대로 접어들면서 많이 진화하고 있다. 마음을 담아 내리는 카페라테, 보드카와 커피의 색다른 만남 라테 마티니 등 커피는 누가 만들고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같은 원두라도 커피 맛이 달라지고 형태가 다양해진다. 와인의 경우는 생산지역의 자연환경 생산지의 조건에 따라 품질이 대부분 결정되는 것과 달리 커피는 원두를 가지고 어떻게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커피 맛이 결정된다. 그래서 와인은 이미 만들어진 맛을 감별하는 소믈리에, 커피는 만드는 과정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바리스타가 자리 잡고 있다.

 

커피는 한 때는 귀하고 비싸 여성들에게는 금지 되었고, 여성이 커피를 마시면 이혼 사유가 되었다. 오늘날에는 석유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거래되는 상품이 바로 커피이다. 생두의 국제 무역은 뉴욕(아라비카 커피)과 런던(로부스타 커피)의 선물(先物)시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시장들은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시장심리에 민감하게 반응 한다.

세계적인 차의 본고장 중국에까지 커피 업체들이 진출을 하였다. 세계적인 차생산지는 중국 윈난성이다. 수 천년동안 중국차 역사의 중심지였던 차의 안방까지 커피가 밀고 들어 온 것이다. 차마고도의 윈난성 차밭이 커피 밭으로 많이 변화 되었다. 필자가 올해 초 윈난성을 방문 하였을 때 대단지로 재배 되고 있는 커피 밭과 커피를 중심으로 한 부대시설 계획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원난성은 기후, 토양, 해발 조건이 품질 좋은 커피 생산에 아주 좋다. 큰 일교차, 풍부한강우량, 높은 고도가 커피 재배에 유리한 지형이다. 2011년 기준 윈난성 커피 생산량은 약6만 톤 인데, 중국 커피 생산량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네슬레는 1988년부터 윈난성 아라비아 커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스타벅스도 진출한 상황이다.

▲ 중국 윈난성 경홍 뒷산의 대단지 커피 밭

중국 윈난성은 보이차로 유명한 곳이다. 기근과 가난에 허덕이던 이 지역 사람들은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시급했다. 보이차는 당시 돈이 되지 못하였다. 그래서 차나무를 많이 베어내고 농작물을 심었고, 상대적으로 돈이 되는 거피나무를 심었다. 최근에는 보이차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차나무를 베어내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중국은 커피 생산국이자 소비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 커피시장이 약8조원이라고 하는데, 중국은 이미 10조원을 돌파했고, 커피 성장세가 세계 1위이다. 중국의 커피 소비 증가추세가 유지된다면 세계 원두가격이 폭등 할지도 모른다.

일본은 커피시장이 정착되고 기교의 싸움이 시작 되었다.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는 경쟁으로 아기자기한 모양의 커피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카페라테에 그림을 그리고 과일시럽으로 색을 입히는 라테아트가 인기이고, 입체감 있는 3D라테 아트 바람도 거세고, 드립커피문화가 정착되었다.

 

동양에는 커피가, 북미에는 차가 침투하고 있다.

 

동양의 차 문화에 커피가 침투한 것과 대조적으로 커피문화로 상징되는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차가 인기를 얻고 있다. 캐나다 인당 연평균 차 소비량이 2000년 약230잔에서 2012년 약 330잔으로 늘었고, 2015년에는 약40% 성장 전망을 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차 브랜드인 티바나 홀딩스를 5540억원 인수한바 있고, 스타벅스 CEO는 차를 등한시 한다면 음료 사업에 실패할 것이다 고 말하고 있다.

 

커피는 역동적이라면 차는 내면의 세계를 안정시켜주는 의미가 있다. 동서양의 상호교차 되는 커피와 차는 서로 보완재로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차의 매력은 내면의 세계를 수련하고 자신을 다스리는 힘이 있다. 펩시와 코카콜라도 차 시장에 진출하였고, 미국의 연간 차시장의 성장률은 약3% 라고 한다. 북미시장에 부는 차 열풍 원인은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차를 지목하고 있고, 힐링․ 웰빙 열풍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역사적으로 서로 맞물리면서 경쟁하는 커피와 차, 영국은 커피에서 차로, 중국은 차에서 커피로 서로 교차되고 있다. 북미시장에서는 차가 인기를 누리고 있고, 중국에서는 커피가 인기를 누리고 있으니 서로 안방에서 객들이 놀고 있는 형국이다.

 

여러 종류의 차를 섞어 만드는 블랜딩 티가 있는데, 변질된 차에 질 좋은 차를 섞어 판 것이 블랜딩 티의 시작이다. 차의 종류는 엄밀히 따지면 차 잎을 가지고 만드는 녹차의 한 종류인데, 발효의 정도에 따라 청차, 홍차, 보이차 등으로 분류된다. 차의 분류가 다양해짐에 따라 차를 마시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주는 티소믈리에가 등장하였다.

보이차는 중국을 대표하는 차의 종류이고 아주 귀한 차로 대접을 받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가짜도 등장 하고 가격도 높은 수준입니다. 중국 관리들의 뇌물로도 이용되고, 실제가치 보다 높게 거래되는 경우도 있다. 보이차는 진품을 잘 가려 마시는 지혜가 필요하다.


커피와 차의 불편한 진실

루왁(Luwak) 커피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루왁 커피 생산을 위해 사향고양이를 잡아 작은 우리에 가두어 커피만 먹여 배설물을 이용한 것이 루왁 커피인데, 불편한 진실이 내포된 커피가 비싸게 팔려나가고 있는 현실이다.

루왁 커피는 마케팅의 결과물인데, 아류작으로 다람쥐 똥의 커피인 콘삭, 족제비 똥의 커피인 위즐이 등장하고 있다. 혹자는 판다 변에서 추출한 차 한 잔의 가격이 200달러에 팔리기도 한다는데, 커피는 콩의 종류로 소화가 잘 안되어 변으로 나올 수 있지만, 차 잎은 소화가 잘 되어 변으로 나올 찌가 의문스럽다. 어찌 되었던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이용하는 불편한 진실들이다.

 

▲ 커피열매를 손으로 선별하고 있는 모습, 품질관리의 중요한 단계

커피와 차는 노동집약적이다. 고된 일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는다. 에티오피아 재배농가 연수입이 60달러로 한화로 약7만원이다. 차 농장에서는 아동노동 착취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커피한잔의 가격 구성은 가공 유통비의 판매업자 몫이 93.8%, 세금 중간상 4.4%, 운송료 수입업자 1.3%, 커피생산농가 몫이 0.5% 라고 한다. 가령 5000원 커피를 마시면 커피 농가의 수익은 25원 꼴이다. 그래서 공정 무역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공정무역으로 커피농가에 수익을 좀 더 주게 되면 농가에서는 품질 개선에 노력하고, 결국 소비자와 농가가 혜택을 보게 되는 것이다.

 

세계 경제와 문화를 보는 창 커피와 차, 바쁜 일상 속에 한잔으로 위로가 되는 커피와 차,

조금은 알고 마시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정선 기자  coffe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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