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작가의 <WHITE> 시리즈 초대전이 291Gallery 잠실점 에비뉴엘 5층에서 3월한달간 열린다.  전시는 10시30분에 오픈하여 평일은 20시, 주말은 20시30분 까지 운영한다.

<WHITE> 시리즈는 그 눈 속에서 만난 풍경을 담은 작업이다. 펑펑 내리는 눈 속에서 사람들이 만든 장소, 목적이 있던 물체들은 제 기능을 못하고 꼼짝없이 갇혀 버렸다. 대신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던 풀 한 포기, 쓰러진 나무 군락, 파헤쳐 놓은 땅, 채굴되어 사라질 섬, 굴러다니던 돌덩이가 자신의 모습을 아름답게 드러냈다.

▲ 100x67cm, WHITE 전북 변산, 2021, Kim Joowon

사진은 고요한 느낌 때문에 눈이 그친 직후의 순간처럼 보이지만 모든 장면은 일부러 폭설이 내리는 동안 장노출로 촬영했다. 세세한 디테일보다는 하얀 눈의 특성을 최대한 사진 속에 수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작업 도중 폭설로 오도 가도 못하는 위험한 상황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사고나 추위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하얀 구름 속을 헤엄치듯, 고요하고 경이로운 느낌에 오히려 마음이 평온해지곤 했다.

▲ 90x60cm, WHITE 충남 태안 03, 2016, Kim Joowon

하얀색은 백지처럼 無의 상태를 연상시키지만, 빛이 모두 섞일 때 생기는 색, 즉 有의 상태이기도 하다. 모든 것을 다 지니고 있기에 더 가질 것도 없는, 형태상 아무것도 없기에 더 풍부해지는 의미의 풍경. 새삼 자연의 숭고함과 아름다움, 작고 이름 없는 존재와 장소에 대한 가치를 생각한다.

작가의 작업노트중에서-

▲ 김주원 사진가 (PHOTOGRAPHER KIM JOOWON)

김주원은 풍경 사진가이자 사진 교육자, 저술가로 활동 중이다. 사진잡지 월간 <포토넷> 기자로 재직했고 동료 사진가들과 사진 에이전시 ZAKO를 만들어 사진 프로젝트, 전시, 광고, 강의, 출판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여러 여행 관련 매거진과 함께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진 작업을 했으며, 세계의 정부관광청 등과 사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11년 눈 내린 한국의 겨울 풍경을 담은 <WHITE> 시리즈로 스페인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2017년 한국인 사진작가 최초로 소니 글로벌 이미징 앰버서더에 선정되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병수기자 savorphoto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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