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도시 신화’로 여겨지는 “레스토랑의 와인리스트에서 가장 안 좋은 것은 두 번째로 저렴한 와인이다”라는 속설에 대한 한 새로운 연구가 발표되어 눈길을 끌었다.

외국에서는 이러한 가정이 자주 거론되곤 한하는데, 논리는 간단하다. 고객들은 자신이 싸구려를 선택한 것처럼 보이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가장 저렴한 와인 대신 두 번째로 싼 것을 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식당들은 이러한 점을 악용하여 두 번째로 저렴한 와인의 실제 가격을 부풀려 판매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런던경제대학원(LSE)과 서섹스대학 경영대학원의 전문가들은 영국 런던 레스토랑의 와인리스트 수백 개를 분석한 결과 이러한 ‘가격 뻥튀기’ 이론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런던경제대학원 경영학과 데이비드 드 메자(David de Meza)는 “레스토랑이 와인리스트에서 두 번째로 저렴한 와인을 악용하여 순진한 사람들을 착취하기 위해 가격을 매긴다는 것은 오랜 추측이었다”라고 말하며 “우리의 연구는 이 개념에 이의를 제기하며 두 번째로 저렴한 와인의 마크업(mark-up) 비율이 세 번째, 네 번째 그리고 다섯 번째 저렴한 와인의 비율보다 훨씬 낮고, 와인리스트 중간 부분 와인에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 피크 표시보다 훨씬 더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원들은 2015년에 수집된 279개의 런던 레스토랑의 470개 와인리스트 데이터를 사용했으며, 연구팀의 분석은 최근 미국와인경제협회(AAWE)의 논문에서 발표되었다. 분석된 레드와인의 가격은 평균 42파운드(한화 약 6만 5,670원)였지만, 가장 비싼 와인은 7,630파운드(한화 약 1,193만 원)이었으며, 화이트와인의 평균 가격의 경우 병당 30파운드(한화 약 4만 4,900원)으로 더 낮았다.

연구에 참여한 비크람 파타니아(Vikram Pathania) 박사는 “와인리스트의 중간 부분 와인들이 높은 비율을 기록한 것은 논리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라고 말하며 “와인리스트의 밑 부분에는 소비를 장려하기 위해 마진을 줄인다고 가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높은 수익률로 볼 때, 낮은 마진은 고객들이 리스트에 있는 더 비싼 와인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도록 유도한다”라고 덧붙였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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