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신희 박사

최근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서 와인 관련 피드를 보면 자주 등장하는 단골손님이 있다. 바로 '내추럴와인(Natural Wine)'이다. 이름부터 느껴지는 친환경 느낌, 인스타 감성을 자극하는 개성있는 라벨까지, 마치 '떠오르는 신예'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내추럴와인은 오래 전부터 있던 스타일의 와인이다. 그런데 이제야 내추럴와인 인기가 급증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KISA) 교육담당 부회장 '안신희 박사'는 국내 최초로 내추럴 와인에 관련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인물이다. 소믈리에타임즈는 오는 7월 3일(토) 오전 11시 2021 서울국제주류박람회에서 진행되는 국내 최초 펫낫(Pét-Nat) 세미나 ‘알면 더 맛있는, 내추럴 와인 : 펫낫’를 진행할 예정인 그녀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먼저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믈리에타임즈 구독자분들에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평소 소믈리에타임즈를 눈여겨보는 구독자 중 한 사람이지만, 오늘은 지면으로 소믈리에타임즈 구독자 여러분들에게 인사를 전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KISA) 교육담당 부회장, 와인 관련 교육과 자격시험 검정 위원장으로의 역할을 하고 있는 안신희라고 합니다. 현재 대학에서 와인, 티, 워터를 포함한 식음료와 외식, 조리, 관광 등의 분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국제와인품평회인 아시아와인트로피, 베를린와인트로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WSA 와인아카데미의 객원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2. 안신희 박사님이 처음 와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제 대학 전공은 식품영양학인데, 학교 다닐 때 식품학 수업 과제를 하다가 ‘와인’이라는 발효주를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다른 친구들은 된장, 고추장 등등의 장류 식품조사에 매달렸지만, 저는 전혀 새로운 분야인 와인에 관심이 생겼어요. 스스로 찾아보며 알아가는 게 너무 재미있어서 몰두하기 시작하니 어느새 리포트 분량이 30장 이상이 되더라고요. 원래 술을 잘 마시지도 않았고, 와인에도 관심이 없었는데,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는 와인에 대한 지식, 역사 등 학문에 대한 분량과 깊이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이후, 와인을 배울 수 있는 교육 기관을 찾다가 2000년 서울와인스쿨(現 김준철와인스쿨) 소믈리에 과정 1기, 2003년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마스터소믈리에 와인컨설턴트 과정 1기, 2005년 WSET Level 3 Award in Wine, 2006년 Level 4 Diploma in Wine 과정을 마쳤습니다. 현재 Level 4 시험 중에 있으며, WSET 와인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강의할 수 있는 국제 인증 강사자격도 가지고 있습니다.

Q3. 최근 떠오르는 트렌드가 '내추럴 와인'인 만큼 SNS에는 이와 관련된 해시태그가 정말 많습니다. 젊은 층 사이에서 내추럴 와인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다양한 개성으로 중무장한 펫낫 와인들

기존의 와인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점이 없지 않았습니다. 품종도 알아야 하고, 등급, 원산지 등에 대한 정보와 함께, 어려운 불어나 독일어 등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와인을 알고 접근하는 방법이 한정적이었다면, 내추럴와인은 일단 라벨 디자인부터 경계를 허무는 느낌입니다. 딱딱한 텍스트 위주의 라벨이 어려웠던 분들도, 자유롭게 표현하는 내추럴와인의 라벨을 보면 일단 무장해제된다고 할까요?

점잖았던 기존 스타일은 단순한 칼라의 천편일률적인 내용이 어렵게 표기되어 있었다면, 내추럴와인은 눈에 띄는 칼라, 특징적인 디자인, 몇 개의 단어만 적혀진 라벨이 일단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거 같아요. 또 기존 와인보다 아로마가 더 진하고 향기롭게 느껴지기 때문에 부담 없이 와인을 즐길 수 있습니다.

Q4. 여름 시기에 즐기기 좋은 내추럴 와인을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

일반적으로 여름에는 시원하고 가벼운 음료를 찾는 것과 같습니다. 알콜이 진하고, 무게감이 있는 레드와인보다는 가벼운 탄산이나, 산도가 있는 스파클링 스타일의 와인이나, 화이트, 로제와인 등이 계절 와인으로 인기가 있습니다. 내추럴와인 중에서는 탄산감이 있는 펫낫을 추천하며. 그 외에는 스파클링와인, 샴페인 등이 여름 와인으로 적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Q5. 오는 7월에는 내추럴 와인 중에서도 '펫낫'을 주제로 와인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신데요, 이번 세미나에서는 어떤 점을 기대하는 것이 좋을까요?

내추럴와인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추럴와인이란 무엇인가를 시작으로 비슷한 용어로 혼용되는 오렌지, 유기농 와인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펫낫은 내추럴와인의 개념을 가지고 있는 스파클링 와인이기 때문에 일단 개념 정리가 필요합니다. 더불어 내추럴와인과 기존 스타일의 와인을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내추럴와인이 이렇게 인기를 얻어 가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Q6. 와인 업계의 전문가로서, 그리고 와인 전문 강사로서, 와인전문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조언이 있으신가요?

▲ "와인으로 접근할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하고, 넓기 때문에 평생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와인전문가, 전문강사가 되기 위해서는 일단 본인이 좋아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다 아시겠지만 와인으로 접근할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하고, 넓기 때문에 평생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배우고, 공부하고, 알아가는 재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도전 가능합니다. 한마디로 시간 싸움이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하나하나 기초부터 다져나가시면 됩니다.

Q7. 마지막으로 소믈리에타임즈 독자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 내추럴와인 전문가 Isabelle Legeron MW와 함께

갑작스럽게 내추럴와인이 인기를 끌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런 인기가 건강한 인식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내추럴와인은 어느 한순간 나타난 게 아니라, 옛날부터 있었던 스타일의 와인이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와인은 아닙니다. 일부 어떤 분들은 내추럴와인과 기존의 와인의 대립구도를 만들어서, 내추럴와인이 진짜 와인이라고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다양한 와인의 세계 중의 하나일뿐입니다. 어떤 와인이 더 좋은 와인인지를 구별하고 우열을 가리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와인에 대해 편견 없이 이해하고, 본인이 좋아하고, 선호하는 스타일의 와인을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