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5일(화)에는 중국요리 전문 레스토랑 난향에서 중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선정하는 '제4회 와인앤푸드 페어링 페스티벌(난향 콜라보레이션)' 전문가 컨테스트가 진행되었다.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협회장 고재윤 경희대 고황명예교수를 포함한 6명의 국가대표 소믈리에급 심사위원은 출품 와인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이스팅 품평을 통해 5개의 중식 메뉴 전가복(레드), 탕수육(레드), 동파육(레드), 중새우칠리소스(화이트), 유린기(화이트)와 어울리는 29종의 페어링 와인을 선정하였다.

29종의 선정와인 중 각 부문별 1위 와인 5종은 30년 전통 중국요리 전문 레스토랑 난향에 입정된다. 

심사부문 별 1위 와인 5종

▲ 메뉴별 1위 선정 와인 5종, 왼쪽부터 '라 숌 벨 칸토(La Chaume Bel Canto) 2019', '마쏘 안티코 프리미티보(Masso Antico Primitivo) 2020', '페냐롤렌 카베르네 소비뇽(Clos Quebrada de Macul, Penalolen Cabernet Sauvignon) 2017' '마쏘 안티코 피아노(Masso Antico Fiano Salento) 2020' '엠지엠 만나라 샤도네이(MGM Mannara Chardonnay) 2019'

1. '전가복'과 '라 숌 벨 칸토(La Chaume Bel Canto) 2019' 

심사위원 이정훈(그랜드 워커힐호텔) 소믈리에의 평

전가복(全家福)은 온가족의 행복을 기원하며 먹는 요리로 각종 전복, 해삼, 소라 등의 각종 해산물과 송이버섯, 표고 버섯 등의 고급 재료가 수북히 들어가는 요리이다. 

'라 숌 벨칸토 2019' 와인은 시각에서는 짙은 루비 빛과 반짝이는 광택이 매력적이다. 후각에서는 내추럴 와인의 특징적인 동물적 머스크 향이 인상적이며 가죽향과 검붉은 과실향이 복합적으로 표출된다. 미감에서는 농밀한 검붉은 과실의 과즙의 쥬시한 향과 맛이 농밀하게 느껴졌다. 

일반적으로 해산물은 레드 와인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하나 중식에서는 재료와 조리방식이 가장 중요한 조화의 원칙이다. 전가복에 사용하는 고급 재료인 송이버섯과 표고 버섯 등은 숙성된 레드와인의 대표적인 풍미이며, 조리방법인 굴소스와 이 와인이 갖는 미네랄의 풍미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음식과 와인 상호간의 마리아주를 연출해준다. 너무 지나치지 않은 타닌 또한 재료의 무게감과 어우러지는 균형을 연출하여 전가복과 벨칸토의 마리아주에 빼 놓을 수 없는 화룡정점을 연출해 준다. 
 

2. '탕수육'과 '마쏘 안티코 프리미티보(Masso Antico Primitivo) 2020'

심사위원 노태정(롯데호텔 시그니엘서울 비채나) 소믈리에의 평

탕수육은 대중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요리 중의 하나로써, 돼지고기에 튀김옷을 입히고 기름에 튀겨 다양한 재료로 걸쭉하게 만든 소스를 곁들여서 먹는 음식이다. 돼지고기가 주재료이지만 소고기나 닭고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탕수육과의 와인 페어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원재료의 육질 및 육향, 튀김, 사용된 소스이다. 육질의 식감과 무게감에 따라 와인의 바디감을 비슷하게 매칭하는 것이 좋다. 육향은 기본적으로 소스와 어울리게 되는데 마지막 여운에서도 느낄 수 있다. 육향이 강할수록 와인의 아로마 또한 강도가 있는 편이 좋으며 감칠맛을 고려한다면 숙성된 와인도 추천한다. 튀김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찍어 먹는 탕수육’이냐 ‘부어 먹는 탕수육’이냐에 따라 느낌이 전혀 달라진다. ‘찍어 먹는 탕수육’의 경우 식감은 바삭하지만 튀김 본연의 오일리한 것을 해소할 수 있는 적절한 산도 및 타닌을 지닌 와인이 좋다. ‘부어 먹는 탕수육’의 경우 튀김의 바삭한 식감은 덜하겠지만 소스가 튀김에 잘 스며들어 완성도 높은 풍미를 느낄 수가 있다. 이런 경우엔 소스와의 페어링이 중요한데, 탕수육의 소스는 새콤달콤한 편이므로 과일 아로마가 뛰어나고 산도가 높은 와인을 추천하며 약간의 감미가 있어도 매력적인 매칭이 될 수 있다. 소스의 바디감은 묵직한 편이므로 너무 가벼운 와인은 자칫 압도될 수 있으므로 미디움바디 이상의 와인을 추천한다.

마쏘 안티고 프리미티보 2020년산은 이탈리아 캄파니아의 소지역 살렌토에서 생산된 와인이다. 화사하고 짙은 검붉은 과실향의 아로마는 새콤달콤한 탕수육 소스와 잘 어울리고 중간 이상의 바디감도 적당하다. 높은 산도 및 은은한 탄닌은 탕수육 육류의 식감이나 육향, 그리고 튀김과도 매우 좋은 조화를 보인다. 여운에서 느껴지는 스파이시한 풍미는 그 완성도를 더한다.
 

3. '동파육'과 '페냐롤렌 카베르네 소비뇽(Clos Quebrada de Macul, Penalolen Cabernet Sauvignon) 2017'

심사위원 송기범(현대그린푸드) 소믈리에의 평

중국식은 항상 맥주 또는 고량주와 함께 즐기는 문화로 많은 고정관념을 가진 음식이지만, 이번 중식 페어링 페스티벌을 통해 다채로운 중국식의 종류만큼 다양한 와인과 훌륭한 마리아주를 보여주었다. 돼지고기를 양념에 졸여서 살짝 데친 청경채와 함께 조리되는 중국의 대표 요리인 ‘동파육’과 함께 다양한 스타일로 양조된 레드와인들과 테이스팅을 해본 결과 ‘끌로 케브라다 드 마쿨, 페냐롤렌 까베르네 소비뇽 2017 빈티지’와 가장 훌륭한 마리아주를 보여주었다.

페냐롤렌에서 느낄 수 있는 견고한 타닌은 동파육의 살코기와 지방질을 입에서 녹는 듯한 더욱더 부드러운 식감으로 만들어주며, 와인에서 느껴지는 잘 익은 야생 딸기와 자두, 레드 체리, 은은한 스파이시향과 허브향과 함께 조화롭게 전해오는 바닐라 향은 동파육의 소스 맛을 훨씬 풍부하게 느끼게 해준다. 와인의 생기있는 과실의 맛과 부드러운 터치감과 깊은 여운은 동파육을 한층 더 훌륭한 음식으로 만들어준다.
 

4. '중새우 칠리소스'와 '마쏘 안티코 피아노(Masso Antico Fiano Salento) 2020'

심사위원 이효정(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겸임교수) 소믈리에의 평

쫄깃한 튀김옷과 탱글탱글한 새우의 치밀한 조직, 아삭한 채소의 식감이 인상적인 중새우칠리소스는 산뜻한 산도와 견고한 구조를 가진 화이트 와인이 제격이다.

마쏘 안티코 피아노 2020 와인은 Fiano 품종 특유의 화사하고 풋풋한 풍미와 뚜렷한 미네랄 터치가 은은한 스파이시 풍미의 중새우칠리소스와 어우러져 입맛을 자극한다.
 

5. '유린기'와 '엠지엠 만나라 샤도네이(MGM Mannara Chardonnay) 2019'

심사위원 조현철(와인아울렛라빈) 소믈리에의 평

바삭한 튀김의 식감, 촉촉하고 부드러운 닭고기의 텍스쳐와 새콤달콤한 소스의 유린기는 많은 화이트 와인과 잘 어울리기도 하지만, 특히 오늘 선정된 시칠리아산 만나라 샤도네이는 더 특별하고도 절묘한 느낌을 선사해 준다.

신선하고 경쾌한 산도는 기본이고, 천혜의 기후 시칠리아산 와인답게 열대과일의 풍미와 다양한 허브 풍미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유린기 소스의 산뜻한 맛은 와인의 열대 과실 풍미와 잘 어울리며, 신선하고 경쾌한 산도는 자칫 느끼할 수 있는 튀김을 전혀 느끼하지 않게 잡아준다. 따뜻한 기후로부터 오는 와인의 두터운 질감과 바디감은 부드러운 가금류와 함께하기에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아서 이 와인은 유린기를 위한 와인과의 조화는 환상적이다고 말할 수 있다.

한편, 다음 '제5회 와인앤푸드 페어링 페스티벌'의 페어링 푸드로 '삼겹살'을 선정하여 진행될 예정이며, 와인출품 및 심사 등 자세한 일정은 추후 공지 될 예정이다. 참고로, 아래는 '제4회 와인앤 푸드 페어링 페스티벌'에서 선정된 와인 29종 리스트' 이다. 

소믈리에타임즈 김동열 기자 feeeelin@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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