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또 생진의 생 세파쥬는 소노마 지역 최초로 Wine Spectator 1위 와인으로 선정되었다. <사진=Chateau St.Jean>

캘리포니아 소노마 카운티의 명품 와이너리 '샤또 생진(Chateau St. Jean).

이들의 플래그십 와인은 '생 세파쥬(Cinq Cepages)'이다. 와인의 이름에서 와인의 특징을 잘 엿볼 수 있다. 생(Cinq)은 불어로 '5'를 뜻하며, 세파쥬(Cepage)는 포도의 품종을 의미한다. '5가지의 포도 품종'이라는 이 와인의 이름은 대표적인 보르도 품종들의 블렌딩을 상징한다.

샤또 생진은 소노마 카운티의 ‘최초’라는 타이틀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와이너리다. 미국 프리미엄 와인 산지인 나파밸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소노마 카운티의 명성에 걸맞은 와이너리 중 하나로 소노마 카운티 최초, 1999년 ‘Wine spectator’의 올해의 와인으로 샤또 생진 생 세파쥬가 선정된 바 있다. 또한, 현 수석 와인메이커 마고 반 스타베렌(Margo Van Staaveren)은 2008년 세계적인 와인 매거진 ‘Wine Enthusiast’가 선정한 올해의 와인메이커이기도 하며, 이는 소노마 카운티 최초이자 유일무이한 기록이기도 하다. 

시음와인. 샤또 생진, 생 세파쥬 2016

샤또 생진 생 세파쥬 2016은 까베르네 소비뇽 80%, 메를로 11%, 까베르네 프랑 6%, 말벡 2%, 쁘띠 베르도 1%로 양조 되었으며, 100% 프렌치 오크 배럴 20개월 숙성을 통해 각 포도 품종의 특징을 살리며 최상의 맛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블랙 커런트와 감초, 블랙 올리브 향이 감지되어 검은 과일이 입 안을 풍부하게 가득 채우며 단단한 탄닌감과 함께 삼나무 여운이 느껴지는 등 복합적인 구조감이 인상적인 와인으로 숙성 잠재력 또한 높다.

뿐만 아니라 생 세파쥬는 소노마 카운티 내에 위치한 다양한 세부 지역에서 포도를 가져왔기 때문에 더욱 가치가 높은 와인이다. 예컨대, 소노마 밸리(Sonoma Valley)에서 구조감 있는 까베르네 소비뇽을, 드라이크릭 밸리(Dry Creek Valley)에서는 쥬시한 텍스쳐의 메를로를 각각 가져와 블렌딩 하였다. 깊은 정성이 담긴 블렌딩 예술을 증명이라도 하듯 ‘James Suckling’, ‘Wine Advocate’과 같은 유수 와인 평가 기관에서 95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시음을 하기 전 와인은 1시간 전 오픈하여 시음을 진행했다. 이후 추가로 1시간을 더 두고한 번 더 시음을 진행했다. 시음온도는 16℃~20℃를 유지했다.

김하늘 소믈리에

5개의 품종을 블렌딩한 소노마 카운티 와인인데 알코올 도수가 15도가 넘는다. 보르도 레드 와인보다 단맛이나 단향이 살짝 도는 파워풀한 와인이라 유추할 수 있다. 색은 대체적으로 진한 블랙인데 림의 색은 붉게 빠졌다. 위에서 빛에 잘 비춰 보면 가넷, 체리의 색까지 발견할 수 있다.

오픈한지 한 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향을 맡았는데 아직 덜 열려서 그런지 프레시한 과일향은 찾기 어려웠고, 허브, 말린 자두, 말린 무화과 등의 향이 복합적으로 풍부하게 났다. 두번째 부케에선 스파이시계열 향과 담배, 가죽 등의 향이 받쳐준다.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좋고 산도는 미디엄 플러스 정도, 아주 약간의 단맛이 돈다. 고기가 듬뿍 들어간 그라탕, 라자냐 등 치즈와 감자가 베이스인 음식과 오븐 구이 등과 잘 어울릴 것 같다.

2시간 정도 열어둔 후, 시음에서는 확실한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버터, 우유 등의 유제품 향이 올라오고 확실히 열리고 마시니, 와인이 풀리고 맛이 훨씬 좋아졌다. 버터향을 입힌 육즙 가득한 레어 스테이크가 생각나는 맛이다.

도윤 기자

깊은 루비 컬러, 농익은 검은 자두, 블루베리, 블랙 커런트(카시스), 말린 허브, 감초와 같은 스파이시한 향신료 아로마가 피어오른다. 바닐라 터치, 가죽, 삼나무, 담배향이 복합적으로 느껴져 코가 즐거워진다. 

와인을 한 입 머금으면 실키한 질감에 부드러운 탄닌이 느껴지며 마무리로 다가오는 산미가 매우 우아하다. 피니쉬가 길고 밸런스가 훌륭한 프리미엄 와인이다.

치즈 플레이트와 사퀴테리, 감자, 라자냐, 까르보나라와 같은 크림 파스타, 채끝 스테이크, 양갈비 스테이크, 고기가 들어간 가지튀김, 난자완스 등과 같은 중식 요리와도 훌륭하겠다.

더 시간이 지난 후 확실히 풍미의 변화가 느껴진다. 바닐라와 커피, 시가의 향이 올라오고 질감은 더 부드럽게 다가왔다. 훌륭한 풀바디 프리미엄 와인이다. 

▲ <사진=Chateau St.Jean>

유성호 기자

얼씨(Earthy)하고 스모키하다. 특히 토바코나 가죽 느낌이 강하면 너무 무거워서 부담스러운 느낌이 강해 싫어하는데도, 와인에 미네랄감도 있고 약간의 산미가 더해져 좋은 밸런스를 보여서 그런지 부담스럽지 않다. 도수도 강하게 느껴지지만 목넘김도 부드럽다.

페어링을 생각하면 고기가 땡기는 와인이다. 가장 실패없는 조합은 당연히 스테이크일 것이고 양고기랑도 어울릴 것이다. 피자나 치킨과 같은 상대적으로 가성비 선택지 음식들 안 어울리는 것은 아닌데, 와인 자체가 가격대가 있다보니 이왕 이 와인을 딴다면 결혼기념일이나 연인들 기념일에 고급 레스토랑이나 호텔에서 로맨틱한 분위기에서 즐기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중요한 날까지 아껴두었다 비장의 무기로 사용하자.

김동열 편집인

검붉은 색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감초, 바닐라, 오크의 느낌, 부드럽지만 묵직한 탄닌, 끈적한 블랙베리의 느낌을 주는 풀바디 와인이다.

무엇보다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균형감이다. 모든 특징이 강렬하고 무겁지만, 목넘김에 있어 좋은 밸런스를 유지했다는 것이 놀라운 포인트다. 스파이시함이 강한 와인은 확실히 입안을 공격하는 느낌을 받게 하거나 까칠할 수 있어 호불호가 많이 갈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 와인의 스파이시 함은 특별하다. 강하게 다가오지만, 입안 자극이 아름답게 떨어지며, 따라오는 산미와 약간의 단맛과 와인의 향, 풍미가 조화를 이루며 거칠지 않게 오히려 부드럽게 마무리를 보인다. 강렬한 부드러움.

처음 느껴지는 과일향은 시간이 갈수록 부드러움으로 변모한다. 시간이 더 지나고 나니, 초콜렛과 바닐라 풍미가 매우 코를 즐겁게 한다. 물론 맛도 더 좋아졌다. 부드럽게 지속되는 피니쉬는 덤이다.

베샤멜소스의 풍미가 가득한 라자냐나 크림치즈가 가득 들어간 그라탕이 생각나난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블링이 잘 된, 육즙이 가득한 꽃등심 스테이크와 함께 하고 싶다. 육즙가 가득한 스테이크 한 입에, 강하지만 부드러운 생 세파주 한 모금은 상상만 해도 완벽한 페어링을 이루어 낼 것만 같다. 

소믈리에타임즈 김동열・김하늘・도윤・유성호 기자 stpress@sommeliertimes.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