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장배추 <사진=한국물가정보>

가격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4인 가족 김장 비용은 전통시장이 지난해보다 4.9% 내린 약 31만 원, 대형마트는 4.1% 내린 약 36만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핵심 재료인 배추를 비롯해 몇 가지 부재료 가격이 올랐으나, 지난해 김장비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고춧가루값이 올해 크게 내리면서 전체적인 금액은 지난해보다 적게 들어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재료인 채소류 중에서는 배추 무름병 피해와 늦가을 기습 한파 등으로 배춧값이 크게 올랐다. 전날 기준으로 전통시장에서 배추 1포기당 가격은 5천500원으로, 지난해보다 38%가량 올랐다. 양념류 중에서는 마늘과 소금 가격이 올랐지만, 고춧가루 가격은 3kg 기준 8만∼10만800원으로 지난해보다 가격이 25∼33%가량 하락했다.

생강도 공급량이 늘며 가격이 내렸고 새우젓과 멸치액젓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각종 축제와 행사가 취소되면서 수요가 감소한 탓에 예년보다 가격이 내리거나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물가정보 이동훈 연구원은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에 냉해나 무름병 등의 피해가 비교적 적은 남쪽 해안가에서 출하되는 배추로 김장하는 것이 올겨울 지혜로운 김장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상승으로 김장 적정 시기는 대체로 늦어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일반적으로 김장 적정 시기는 일 평균기온이 4℃ 이하이고, 일 최저기온이 0℃ 이하로 유지될 때를 적기로 보는데, 이에 따라 올해 김장 적기는 평년보다 2~4일 빠를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과 남부 내륙지역은 11월 하순에서 12월 상순, 동해안은 12월 중순, 남해안은 12월 중순에서 하순이 올해 김장하기 좋은 때로 내다봤다.

주요 품목별 시황 및 가격

채소류(주재료)

주재료인 채소류 중 무·총각무·대파는 지난해 대비 가격이 내렸으나, 핵심 재료인 배추 가격이 크게 올랐다. 특히 지난해 여름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한 장마 등 생육 여건이 좋지 않아 포기당 15,000원까지 오르며 11주 연속 상승이라는 기록을 세울 정도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다가 10월로 접어들며 배추 재배면적이 늘어나 가격이 안정되었던 배추는 올해 역시 작황이 좋아 내내 안정적이었는데, 하필 김장을 앞두고 ‘금(金)추’란 말이 또 나오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배추는 45일 정도 키운 수분 함량이 높은 배추이지만, 김장용 가을배추는 70일~80일 정도 키운 수분이 빠진 배추를 사용하는데, 올해 초가을 고온 및 잦은 비로 인한 무름병 피해와 늦가을 기습한파로 인해 생육 환경이 좋지 않았던 것이 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가을배추 재배면적이 줄어 생산량이 감소한 것도 가격 상승에 한 몫했다. 11월 중순 현재, 배추 1포기당 가격은 5,500원, 무는 개당 1,500원, 총각무는 1단에 4,000원이다. 

양념류(부재료)

지난해에는 주재료인 채소류보다 부재료인 양념류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이 전체 김장비용 상승의 주요 원인이었다. 올해는 마늘과 소금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지난해 비용 상승의 주원인인 고춧가루값이 크게 떨어져 전체 가격은 내렸다. 지난해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급등했던 건고추는 정부의 지속적인 비축물량 방출로 점차 가격이 내리며 안정세를 보이다가, 올해 짧은 장마 덕에 수분관리와 일조량이 크게 개선되며 생육 환경이 좋아져 가격이 크게 내렸다. 생강 역시 공급량이 늘며 가격이 내렸고, 새우젓과 멸치액젓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수익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각종 축제와 행사가 코로나19로 취소되며 수요가 감소해 예년보다 가격이 내리거나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마늘과 소금 가격이 올랐다. 인력 부족에 의한 작업량 감소로 마늘 재배면적이 줄어든 가운데 늦은 장마와 고온 등 이상기후로 생육 여건이 나빠진 마늘과 지난해 장마와 태풍 영향이 겹쳐 꾸준히 오름세이던 소금(천일염) 가격은 염전 면적이 줄어들며 생산량이 급감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기타

속재료로 사용되는 미나리의 경우 전통시장 기준 1단에 13,000원으로, 지난해 가격인 10,000원 대비 3,000원 상승했다. 그리고 지역에 따라 굴을 넣어 김장을 하는 곳도 있는데, 굴은 전통시장에서 1㎏ 기준으로 지난해 15,000원이었던 가격이 현재 30,000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여름 역대급 폭염에 의한 고수온 현상으로 인해 양식굴 성장이 더뎌 상품성을 갖춘 굴이 적어진 데다, 코로나19로 일손까지 줄어들어 생산량이 많이 감소한 것이 그 원인으로 조사됐다.

소믈리에타임즈 전은희 기자 stpress@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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