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적인 의미로 미네랄이란 암석을 구성하는 물질로 광물, 광석, 무기물이란 뜻이다. 그리고 생체성분으로서의 무기질도 미네랄이라고 하는데, 생물체를 구성하는 원소 중에서 탄소(C), 질소(N), 수소(H), 산소(O)를 제외한 50종의 원소를 무기질(미네랄, Mineral)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여기서 이야기하는 특정한 향미를 기술하는 용어로도 사용된다. “이 샤블리는 산도가 강하고 미네랄 향이 느껴진다.”라고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용어를 와인 테이스팅의 표현에 사용한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1983년 프랑스 에밀 페이노 교수의 책(The Taste of Wine)이나 1984년 캘리포니아의 앤 노블 교수의 ‘아로마 휠’에는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코넬 대학의 양조학과 교수인 애너 캐더린 맨스필드는 “이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마다 그 의미가 다르다. 어떤 사람은 맛, 어떤 사람은 향, 어떤 사람은 향과 맛 하는 식으로 달랐다. 이 용어는 입속 감촉과 산도와 아로마가 어우러진 것을 말한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마다 느끼고 표현하는 양상이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화이트와인이면서 산도가 강하고 과일 향이 덜 나고 아황산이 많은 와인을 묘사할 때 이 표현이 사용된다.

전문가들이 흔히 사용하는 용어 중에서 ‘미네랄이 풍부한 토양’라는 것이 와인에 미네랄 향을 많이 준다고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그럴싸하지만, 모든 암석과 토양은 미네랄로 되어 있다. 포도를 비롯한 식물은 필요한 미네랄을 암석이 아닌 토양의 유기물(+퇴비)에서 빨아올린다. 그리고 식물은 토양에 많이 있는 성분을 흡수하지 않고 자신에게 필요한 성분을 선택적으로 흡수하며, 흡수된 성분은 식물체 내에서 다른 물질로 합성되거나 생리활동에 사용되니까, 마치 사람이 돼지고기를 많이 먹으면 돼지 같이 된다는 이야기나 다름이 없다. 그러니까 우리가 와인을 마실 때 토양에서 온 미네랄 맛을 느끼기는 불가능하다.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김준철 winespirit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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