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에서 설을 2주 앞두고 올해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이 약 24만 5천 원, 대형마트는 약 35만 3천 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돼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이지만, 평년과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설 차례상 물가 비교 <자료=한국물가정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품목이 많으며, 재배면적과 기온 등으로 인한 생산량 변화로 가격 변동이 있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과자류, 주류, 축산물은 가격 변동이 거의 없고, 과일류와 채소류는 가격이 내렸으나 견과류, 나물류, 수산물류, 그리고 기타 품목의 가격은 올랐다.

이들 가격을 토대로 한국물가정보는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은 244,500원, 대형마트의 경우 352,630원이 들것으로 조사돼 대형마트가 전통시장보다 약 44% 높다고 밝혔다. 따라서 대형마트보다 접근성과 편의성은 조금 부족하지만, 일부 공산품을 제외하면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품질도 좋아 전통시장에서 설 차례상 품목을 구매하는 것이 알뜰 상차림의 지름길이 될 전망이다.

한국물가정보 이동훈 선임연구원은 “대부분의 설 차례상 품목은 단기간 내 가격 변동이 이뤄지지 않지만, 한파가 계속됨에 따라 채소류 등 신선식품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다”며 “좋은 품질의 재료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하려면 정부의 설 물가 안정 대책으로 공급량이 많아지고 기온이 올라가는 내주에 구매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역시 정부는 설 민생 안정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설 물가 안정 대책으로 지난해보다 일주일 빠른 설 3주 전부터 16대 성수품을 평시 대비 평균 1.3배로 확대해 공급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 이어 이번 설 명절 연휴에도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을 1월 8일부터 30일간 한시적으로 완화해 설 선물 가액을 2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명절맞이 농·축·수산물 소비촉진을 위해 할인쿠폰 지원 한도와 온누리 상품권 구매 한도도 상향 조정했다. 반면, 매년 설 연휴 기간 때 시행했던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와 고속철도(KTX) 할인 등의 혜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코로나19 특별 방역대책으로 인해 시행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물가정보에서 발표한 주요 품목별 시황 및 가격은 아래와 같다.

▲ 2022년 설 제수용품 물가정보 <자료=한국물가정보>

과일류‧견과류

과일류는 지난해 연이은 기상 악재로 생산량이 감소하고 수입량까지 줄어 가격이 폭등했었으나, 올해는 재배면적이 늘며 생산량도 증가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모두 평균 12% 정도 가격이 하락했다. 반면 견과류는 전체적으로 가격이 상승했는데, 생산량이 늘어난 밤 가격은 내렸지만, 지난해 냉해와 가을장마 영향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곶감과 작황이 좋지 않아 재고가 적은 대추 가격이 오른 것이 상승 요인이다. 

나물류‧채소류

나물류는 제철을 맞아 공급량이 증가해 가격이 내린 시금치를 제외하고는 전 품목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작업량이 줄며 가격이 상승세다. 채소류는 품목별 변동은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전년 대비 하락세다. 재배면적이 줄어든 배추 가격은 전년 대비 크게 올랐으나, 재배면적이 늘어나 생산량이 증가한 무와 대파 가격은 내렸다.

수산물

수산물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어획량과 생산량이 많아 전년 대비 가격 변동이 거의 없으나, 수입량이 감소한 어전용 동태포 가격은 소폭 올랐다. 

축산물

지난해와 비교해 보합세이지만, 평년과 대비했을 때는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정 내 수요가 상승한 소고기는 조금 오른 것으로 조사됐으며. 닭고기와 달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는데, 연말 특수로 이미 오른 가격이 설까지 이어질 전망이며, 설 특수가 지난 후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과자류‧주류‧기타

일부 공산품을 제외한 대다수 품목은 보합세다. 일부 공산품의 가격이 오른 이유는 국제 원자재, 인건비, 물류비 상승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밀가루와 식용유는 수입 의존도가 큰데, 밀, 옥수수, 콩 등의 주요 공급지인 북미 지역이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급감해 수입량이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소믈리에타임즈 전은희 기자 stpress@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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