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테이블을 8년 넘게 하면서 제가 그렸던 공간과,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음식 이야기와 먹는다는 행위를 둘러싼 제 생각을 에세이 형태로 적은 책이다. 원테이블을 하면서 느낀 것을 다시 되새겨본 에세이로 부끄럽긴 하지만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한 매듭을 지을 수 있었다는 게 코로나 시대가 준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저자 이수부 셰프> 

원테이블 레스토랑 '미니멀리스트 키친 이수부' 를 운영하는 이수부 셰프가 위즈덤하우스에서 그의 미니멀리즘 요리철학을 담은 첫 에세이 '이수부 키친, 오늘 하루 마음을 내어드립니다' 를 출간했다.

▲ 이수부 키친, 오늘 하루 마음을 내어드립니다. 저자 이수부,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사진=YES24>

맛의 본질을 해치지 않고, 다음날 속이 편한 음식을 추구해온 이수부 셰프가 재료 중심의 간결한 조리법으로 실천해온 미니멀리즘은 과잉의 시대에 꼭 한번 되새겨볼 만한 가치와 태도를 담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몸’을 중시하는 요리사이다. 음식을 먹는 사람의 ‘몸’은 물론이고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몸’을 강조한다. 먹거리와 몸의 상관관계에서 시작하는 그의 음식철학은 서비스와 관계에 대한 통찰까지 이어진다.

덜어내고 비우는 절제의 토대에서 다시 채워지는 몸과 식탁의 순환논리가 설득력 있게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트렌드의 변화와 부침이 심한 외식 업계에서 오랜 시간 흔들림 없이 자신의 원칙을 지켜내며 맛은 기본이고, 좋은 재료와 일관된 서비스까지 갖춘다는 것은 1인 사업장의 오너 셰프에게는 녹록지 않은 일이다. 비용과 효율성 같은 비즈니스적 측면까지 고려한다면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호화로운 파인 다이닝과 모빌리티 플랫폼 지향의 대중요리로 양분되어가는 상황 속에서 이수부 셰프는 그 간극을 미니멀리즘이라는 자신만의 색깔로 채우는 선택을 했다.

저자 이수부셰프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는 조리외식경영을 공부했다. 이때 ‘한식양념장 분류체계에 관한 탐색적 연구’라는 주제의 졸업논문을 발표하여 서양소스와 한식양념장 이면에 있는 식문화의 차이를 살펴보고, 한식만의 독자적 개념인 양념장의 체계를 수립하여 그 유용성을 알리고자 했다. 졸업 후 신라호텔 재무팀에서 일하다 본격적으로 요리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서른에 CIA 유학을 다녀왔다. 귀국 후 신라호텔 조리팀에 재입사하여 근무하였고, 대학에서 조리과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사십대 후반 창업하여 지금까지 원테이블 식당 '미니멀리스트 키친 이수부'를 운영, 재료의 맛이 드러나고 손이 덜 가는 음식 스타일을 추구한다. 인스타그램(@LEESOOBOO)에 음식과 관련된 소소한 일상의 감정을 올리고 있으며 '이수부 키친' 에서 쓰고 만드는 재료 등은 네이버스토어팜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전은희기자 stpress@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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