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사 페로티 브라운 MW(Lisa Perotti-Brown) MW

극작가를 꿈꾸던 리사 페로티-브라운 MW(Lisa Perrotti-Brown MW)은 우연히 시작한 와인바 매니저 활동 이후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와 함께 일하며 세계적인 와인 전문가가 되었으며, 현재는 사진작가 요한 버글런드(Johan Bergulund)와 함께 독립 와인 출판물 ‘와인 인디펜던트(The Wine Independent)’라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13년이 넘는 시간 동안 Wine Advocate와 RobertParker.com에서 일했던 그녀가 자신만의 독립 출판물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인 그녀가 생각하는 ‘좋은 와인’의 기준은 무엇일까? 소믈리에타임즈는 리사 페로티-브라운 MW와의 특별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먼저 바쁜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믈리에타임즈 독자분들에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지난 25년 동안 와인 업계에서 일해왔으며, 런던, 도쿄, 싱가포르를 거쳐 지금은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에는 마스터 오브 와인이 되었고, ‘The Wine Advocate’에 합류하여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를 위해 일했어요.

2013년에는 Robert Parker Wine Advocate와 RobertParker.com의 편집장이 되었으며, 보르도, 나파 밸리, 소노마카운티 와인에 대한 잡지의 와인 비평가가 되었습니다. 또한, 2015년에는 제 첫 번째 책인 ‘와인 평론가처럼 맛보기: 와인 품질에 대한 가이드(Taste Like a Wine Critic: A Guide to Understanding Wine Quality)’를 출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2021년에는 전 ‘The Wine Independent’의 공동 창립자가 되기 위해 Robert Parker Wine Advocate를 떠났습니다.

Q2. 와인 업계에는 어떻게 입문하시게 되신 건가요?

대학 졸업 후, 런던에서 고군분투하는 극작가로 살다가 우연한 기회로 와인바의 매니저 자리를 제안받으면서 와인 업계에서의 경력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자리를 얻고 나서 저는 즉시 WSET(Wine and Spirit Education Trust)’에 등록했고 그 결과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되었네요.

Q3. 커리어에 있어 가장 힘든 순간이 무엇이었나요? 또 어떻게 극복하셨죠?

제가 직면했던 가장 힘들었던 도전은 다른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겪었던 일반적인 문제들과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근본적인 성차별, 육아와 경력 사이의 균형, 사내 정치 등이요.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는 방법은 자신의 사무실과 가정 모두에서 침착하게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몰두하고 둘 사이의 균형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Q4. 리사 씨는 The Wine Advocate와 RobertParker.com의 편집장이었는데요. 처음에 로버트 파커 MW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고, 13년간의 여정 끝에 그에게서 배운 것은 무엇이었나요?

Robert Parker Wine Advocate를 떠나 요한 버글랜드(Johan Berglund)와 함께 ‘The Wine Independent’를 공동 설립한 것은 아마도 제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저는 Wine Advocate에서 13년 이상을 일했고 그중 8년은 로버트 파커와 함께 하였죠. 저는 계속해서 그를 가장 존경할 것이며, 그가 와인 비평가로서 제게 가르쳐준 모든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로버트 파커가 1978년에 Wine Advocate를 창간한 이후 그가 이뤄온 업적은 정말로 존경스럽습니다. 저는 그의 그 당시 모습만큼 이러한 사업에 익숙하지 않지만, 그의 단순하고 확고한 윤리적 태도가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기초가 될 수 있다고 여전히 굳게 믿고 있어요. 무엇보다 와인 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이죠.

로버트 파커가 지난 2012년에 Wine Advocate의 지분을 투자자들에게 매각한 이후 많은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2013년 저는 편집장이 되었고, 지난 2019년에는 미쉐린이 100% 지분을 사들였고요. 이 기간 동안 소유자들은 Wine Advocate를 완전히 디지털화(출판물 인쇄가 없는) 하기로 결정했고, 더 많은 행사를 주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저는 그 사업에 아무런 지분이 없었고 단지 한 명의 직원일 뿐이었죠. 여러 가지 방향 추천을 하였지만 결국 모든 사업 결정은 오너의 몫이었습니다.

하지만 The Wine Independent에서는 요한과 제가 대주주입니다. 우리는 함께 모든 결정을 내릴 것이며, 우리가 갈망하는 창조적 자유를 허락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핵심 가치와 청렴이 보존되도록 할 것입니다.

Q5. 그리고 Robert Parker Wine Advocate를 떠나신 후, 혁신적인 새로운 검색 기능을 갖춘 ‘강렬하게 독립적인(a fiercely independent)’ 와인 출판물 ‘The Wine Independent’를 설립했습니다. 이곳에 대해 소개를 해주시자면요?

‘강렬하게 독립적인’이라는 말을 강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그 문구를 가볍게 사용하지 않거든요. ‘강렬하게(Fiercely)’은 독립적인 와인 비평과 와인 리뷰의 무결성을 옹호하려는 우리의 열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를 구현하는 것은 매우 쉽습니다.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back-to-basics)'로 우리의 수익은 우리 간행물에 대한 구독을 통해 얻습니다.

두 가지 유형의 구독이 있는데 하나는 '소비자용' 그리고 다른 하나는 '무역용'입니다. 무역용은 우리의 저작권 자료를 복제할 수 있는 접속 권한 및 라이선스를 제공합니다. 또한, 와이너리는 자신의 와인을 평가받기 위해 돈을 지불하거나 구독자가 될 필요가 없으며, '미리보기'만 볼 수 있는 숨겨진 구독 형식도 없고요.

그리고 우리는 와이너리들이 이벤트 참여를 위해 비용을 요구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소비자 독자를 위해 특별한 시음 이벤트를 주최하지 않을 것이라는 건 아니에요.

우리는 앞으로 와이너리들을 상대로 수입을 얻는 것이 아닌 양방향 방식으로 와인 경험을 발전시키고 향상시키는 데 매우 관심이 있습니다.

▲ 요한 버글랜드(Johan Berglund)

Q6. 그리고 저명한 사진작가 요한 버글랜드(Johan Bergulund)는 리사 씨와 함께 The Wine Independent의 공동 설립자입니다. 다수의 수상 경력을 비롯해 상징적인 와인 생산자들에 대한 수많은 책 속의 사진들을 찍어온 그는 자신의 카메라로 독자들에게 남을 위한 스토리가 아닌 자신만의 와인 스토리텔링을 선보일 텐데요. The Wine Independent가 앞으로 담아낼 ‘주요 이미지’는 무엇일까요?

(요한) 우리의 목표는 무엇보다 스토리텔러가 되는 것입니다. 사진은 한 사람의 삶의 한순간을 포착할 수 있으며, 시청자를 그 대상의 세계로 이동시킬 수 있죠. 그 시간 동안 시청자는 자신의 경험 및 삶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연결이 구축되면 더 많은 배움에 대한 관심과 갈증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Q7. 우리가 ‘좋은 와인’을 이야기할 때, 와인의 개성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정의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와인 평론가로써 ‘좋은 와인’이란 무엇을 의미하나요?

‘스타일’과 ‘품질’은 매우 다릅니다. 와인 품질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잘 익은 포도’로 당, 산, pH, 아로마 화합물, 타닌 등의 측면에서 숙성, 테루아 및 인간의 개입과 만나 근본적이지만 믿기 어려울 정도로 이해하기 힘든 최적의 성숙 개념을 달성하고 보존하는 것에 관한 것이죠.

저는 '(잘 익은)숙성'을 어떤 그래프의 한 점, 순간으로 보지 않습니다. 완벽하게 포도가 익는 이상적인 순간, 바로 그때가 최고로 잘 익은 순간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시점 이전에는 포도가 덜 익었다거나 그 이후에 과숙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생산하는 누구든 포도가 완벽하게 익은 유효한 숙성의 순간들을 알 수 있지만, 포도를 수확하는 시기는 와인 스타일의 비전에 따라 움직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일부 빈티지는 특정한 스타일을 맞추기 위해 숙성 밴드를 좁힐 것이고, 한 가지의 특정한 빈티지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문제는 때때로 생산지역이나 빈티지, 포도나무 질병 등의 요소로 이상적인 숙성을 하지 못할 때 발생합니다. 또한 더 많은 수확량을 요구하는 재정적 고려 사항들도 포도의 숙성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아마도 덜 익거나 과숙 상황에 처한 몇몇 와인메이커들은 품질을 희생하면서까지 자신들의 특정 스타일을 쫓기도 할 것 입니다.

양조학자들이 알고 있듯이, 예를 들어 축적된 아로마 성분들은 종 모양의 곡선을 따라 오르락내리락합니다. 그러므로 덜 익거나 더 익어버린 포도는 (아로마의) 복합미를 잃어버립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아함이나 신선한 스타일을 잃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며, 크고 풍부하고 대담한 스타일이 특정 지역에 심어진 특정 품종과 빈티지, 그리고 이상적인 숙성 범위에서만 완성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요점은 모든 범위의 스타일에 걸쳐 품질(퀄리티)는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와인메이커가 와인을 양조 할 때, '품질'이 최우선 순위가 된다면, 와인의 스타일이 특정 지역의 빈티지마다 다르게 나타나게 되지 않을까요?

세계에는 매우 광범위한 취향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저는 소비자 시장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와인을 시음할 때 제 개인적인 취향은 제쳐두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어떠한 비밀스러운 어젠다(agenda)나 공식들이 있진 않습니다. 저는 주로 숙성도를 평가합니다. 물론 어려운 일이겠지만, 지역과 빈티지, 와이너리 팀이 모두 완벽하게 조화를 이룰 때, 그 결과는 정말 마법과 같아요.

Q8. 마지막 질문입니다! 한국에도 리사 씨처럼 와인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습니다. 경력을 쌓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조언을 해주신다면?

절대 배움을 멈추지 말고,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여정을 받아들이세요.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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