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직장인 A 씨(여)는 최근 채식을 시작하며 비건 제품을 구매하는 일이 많아졌다. 우연히 보게 된 다큐멘터리에서 소와 돼지를 키우는 일이 많은 탄소를 배출시켜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비건(Vegan)이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녀는 “요즘 출시되는 비건 식품은 맛이나 퀄리티, 종류 면에서 비건이 아닌 일반 식품과 차이를 못 느낄 만큼 유사하다. 식단을 따로 챙겨 먹는 게 크게 힘들지 않으면서 환경과 건강, 동물보호에 도움이 되기에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에 개인 신념이나 가치를 더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이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미닝아웃이란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기업의 윤리나 사회적 책임을 살피는 가운데 동물 유래 원재료를 배제하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친환경적인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문화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건강, 환경, 동물보호 등에 관심이 커지면서 채식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2008년 15만 명이던 국내 비건 인구는 2018년 150만 명, 2020년 200만 명, 지난해 12월 기준 250만 명을 돌파하며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실제로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의 조사 결과에서는 MZ세대 중 95.6%가 환경을 위해 식습관을 바꿨다고 답했으며, 그 중 27.4%는 채식과 육식을 병행하는 간헐적 채식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미닝아웃을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식품업계에서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비건 인증 제품들을 선보이며 250만 채식 인구 공략에 나섰다.

▲ 지평주조의 비건 인증 제품 <사진=지평주조>

전통주 문화 기업 지평주조는 최근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지평 생 쌀막걸리’, ‘지평 생 옛막걸리’, ‘지평 일구이오’, ‘지평 이랑이랑’ 등 기존에 판매하고 있던 전 제품 4종에 대해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고유의 맛과 우수한 품질이 입증된 지평주조 기존 제품의 선택의 폭을 넓혀 꼼꼼한 비건 소비자들도 안심하고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전 제품에 대한 비건 인증을 진행한 것이다. 이번 비건 인증으로 주류 선택에 있어 고충이 있었을 비건 인구들에게 많은 호평을 얻고 있으며, 지평주조의 전 제품 패키지는 한국비건인증원 비건 인증 마크가 부착될 예정이다.

▲ 플랜테이블(Plan Table) 비건 만두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최근 식물성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Plan Table)’을 통해 비건 만두를 선보였다. 첫 신제품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는 100% 식물성 식품으로, 자체 개발한 기술과 감미료 ‘테이스트앤리치’를 적용해 고기가 들어간 기존 제품에 뒤지지 않는 식감을 구현했다. 출시 두 달여 만에 국내에서 28만 봉 이상을 판매하는 등 많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육류 성분이 포함돼 만두를 즐길 수 없었던 이슬람 국가들도 잇따라 제품 입점을 요청 중이다.

▲ 크림치즈 찹싸루니 <사진=망넛이네>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는 비건 베이커리 브랜드 망넛이네와 협업해 신제품 ‘크림치즈 찹싸루니’를 출시했다. 망넛이네 시그니처 메뉴 ‘찹싸루니’는 찹쌀로 만든 비건빵으로, 비건 다크 초코칩이 쏙쏙 박혀 있는 꾸덕한 블랙카카오 찹쌀빵에 언리미트에서 개발한 부드러운 식물성 크림치즈가 듬뿍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누구나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식물성 디저트로 2030 빵순이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적으로 지구를 생각하는 가치 소비문화가 급부상하면서 이에 동참하기 위해 식품업계에서도 대체식품을 개발하거나 비건 인증을 받으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앞으로 지속가능한 식탁을 위해 더 다양한 브랜드에서 비건 식품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해당 시장은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소믈리에타임즈 전은희 기자 stpress@so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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