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술을 생산하고 있는 양조장은 몇 개나 될까? 2022년 4월 25일 기준으로 전국에 1,335개의 양조장이 존재하고 있다(식약처 식품안전 나라). 이곳은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만나는 맥주와 소주 외에 막걸리와 약주 등의 모든 양조장을 포함한 수이다. 실제 맥주(크래프트 맥주 포함)와 소주를 제외하면 우리 술(막걸리, 약주 등)이라 부르는 양조장의 개수는 1,200개 정도로 예상된다. 반면, 우리나라 2020년 한 해 주류 비중을 살펴보면 출고금액 기준 8조7,995억 원이며 점유율을 보면 맥주가 39.7%(3조4,974억 원), 희석식 소주 42.1%(3조7,038억 원)로 전체 주류의 81.8%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맥주 대기업 3곳과 소규모 맥주업체들 그리고 지역의 유명 소주 업체 11개를 제외한다면 18.2%의 주류 시장을 1,200개 이상의 우리 술 양조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

▲ 식약처에 등록된 양조장 @식품안전 나라 화면 캡쳐

서울이라는 대도시와 몇몇 도시를 빼고 보면 생각보다 많은 약 1,200개의 양조장에서 우리가 마시는 다양한 술을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주변에 많은 양조장들 중에 한 곳이라도 방문해 본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국내 양조장을 가본 경험은 없어도 해외에서 양조장 투어를 하는 경우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사케로 유명한 일본이나 와인 생산국인 프랑스, 미국, 이탈리아 또는 맥주의 독일, 위스키의 영국 등을 가면 관광 상품으로 양조장 투어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들이 많다. 이런 나라들은 양조장 투어가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 오래전부터 소비되어 왔다.

외국에서는 이미 자리 잡은 양조장 관광투어가 우리나라에는 왜 없을까? 그동안 우리나라 양조장은 술을 만들고 판매하는 곳으로 생산에 집중되어 있었다. 특히 막걸리를 중심으로 과거 술 생산 작업들이 배송을 위해 새벽에 이루어지거나 단속 등의 문제로 외부 사람에게 공장을 보여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보니 양조장을 관광 상품화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 외국은 양조장 투어 자체가 관광 상품이다, 미국 나파밸리 와이너리 투어 'winetrain' 사이트 캡쳐

하지만 외국의 사례에서처럼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 양조장들도 서서히 보여주기 위한 시도들을 그동안 꾸준히 해왔다. 그 결과 2013부터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우리나라의 전통주를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으로 「찾아가는 양조장」이라는 사업을 시작했다. 외국과 같이 양조장을 하나의 볼거리가 있는 곳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국내 농산물 수요를 확대하고 농촌 지역 경제 활성화시킴으로 전통주를 6차 산업화(1차 유.무형의 자원, 2차 제조.가공, 3차 체험.관광)의 중요 소재로 사용하고 양조장 내외부 환경개선, 주질 관리, 체험 프로그램 개발, 홍보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려는 계획에서 시작되었다.

▲ 2021 찾아가는 양조장 지도 @더술닷컴

현재(2022년)까지 50개의 양조장이 선발되었다. 각 양조장들은 양조장 자체의 역사성, 체험 프로그램, 관광요소 등 다른 양조장이 가지고 있지 않은 양조장별 특징을 고려해서 선발했기에 그 양조장 하나하나가 볼거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 관광지와의 연계성도 있어서 관광자원으로서 가치가 있다. 특히 막걸리, 약주를 생산하는 양조장뿐만 아니라 와인이나 증류주를 생산하는 곳까지 다양한 곳들이 선정되어 자신이 좋아하는 주종의 양조장을 선택할 수도 있다.

「찾아가는 양조장」은 단순히 양조장 자체의 볼거리를 관광화 한 사업이기도 하지만 지자체 및 지역 관광지 등과의 순환 모델 형태이다. 사업의 계획서를 보면 지자체 등의 연계 방안과 함께 주변 관광지(농촌체험마을, 관광지)와의 협업 등의 사업 계획을 구체적으로 작성하게 되어 있다. 결국 이 사업이 활성화되면 양조장만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닌 지역 경제가 함께 상생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한 것이다.

「찾아가는 양조장」의 가장 큰 의미는 과거 양조장이 술을 생산하는 곳이라는 경제적인 장소에서 관광을 할 수 있는 문화적인 장소로의 사람들의 인식 변화를 이끈 일이다. 그동안 양조장을 관광 자원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우리의 양조장을 어떠한 방식으로 관광자원화할지에 대한 답이 없었기에 「찾아가는 양조장」이 좋은 예를 제시해준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국내에는 1,200개의 양조장중 매우 일부만 관광 자원화 되어 있고 대부분은 관광과 거리가 있는 술 생산 위주의 양조장이다.

또한,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을 모르고 있는 소비자들이 더 많기에 활성화 측면이나 인지도에 있어서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 코로나19의 많은 부분이 완화되고 있지만 아직 해외로의 여행 보다는 국내로의 여행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여행 관광객을 위한 국내 콘텐츠 사업으로 「찾아가는 양조장」은 매력이 있다. 이번 주말 관광지로 「찾아가는 양조장」을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기존에 주점이나 마트에서 구입하면서는 느끼지 못한 전통주의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이 대 형 박사

이대형박사는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전통주를 연구 하는 농업연구사로 근무중이다. '15년 전통주 연구로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 진흥 대통령상 및 '16년 행정자치부 "전통주의 달인" 수상, 우리술품평회 산양삼 막걸리(대통령상), 허니와인(대상) 등을 개발하였으며 개인 홈페이지 www.koreasool.net을 운영 중이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이대형 koreasool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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