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 유리병에 담겨 있는 것은 이유가 있다. 우리의 입안으로 와인이 들어오기까지 가장 중요한 것은 와인의 풍미를 그대로 보존하고 숙성시키는 것으로, 이에 가장 최적화된 것이 유리병이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현재 와인 업계에서는 다양한 포장 형식의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주요 요인은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움직임 때문이지만 최근에는 유리병 가격 상승 또한 새로운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Rabobank의 글로벌 전략가 스티븐 라네클레이브(Stephen Rannekleiv)는 “미국의 일부 브랜드 소유자들에 따르면 유리병 가격은 20%나 올랐다”라고 말하며 “우리는 일부 유리 공급업체들이 해가 갈수록 추가 가격 인상을 시행한다 해도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투입 비용이 증가하는 정도가 일시적인 것이 아닌 구조적인 것으로 판명되어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은 국가들이 러시아 및 인접 국가에서 생산되는 석유와 천연가스에 의존하는 유럽에서 훨씬 더 실질적인 타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라네클레이브는 “최근 한 유럽 유리 공급업체의 경우 연료비 상승으로 고객에게 할증료를 떠넘길 수밖에 없다고 말해 사실상 병 값을 두 배로 올렸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종이나 알루미늄 같은 ‘대체 포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벼운 포장 재료는 배송이 더 쉬울 뿐만 아니라 파손될 가능성이 적으며, 소비자들에게 약간의 참신함을 제공한다. 라네클레이브는 “와이너리의 경우 앞으로 마진을 유지하고 위험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추가 조치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하디스, 캔와인 사업 확장

▲ 하디스 캔와인 3종 <사진=Accolade Wines>

영국 1위 와인 브랜드 하디스(Hardys)는 오는 6월 캔와인을 선보일 예정으로, ‘로제’, ‘샤도네이’ 그리고 ‘쉬라즈’ 등 3가지 인기 품종으로 출시된다.

영국의 와인뉴스매체 하퍼스에 따르면 최근 캔와인은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되며, 1인용으로 출시되어 ‘절주’, ‘야외에서의 간편한 섭취’ 그리고 ‘행사 장소’에서 적합하여 인기를 끌고 있다.

2020년 이후 캔와인의 소비는 약 46% 증가했으며 현재 1,140만 파운드(한화 약 179억 3,322만 원)의 가치가 있다. 또한, 영국의 18세에서 44세 사이의 사람들 중 52%가 캔와인을 마시거나 앞으로 1년 안에 마셔볼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하디스 캔와인의 경우 100% 재활용 가능하여 지속가능성에 대한 어콜레이드 와인즈(Accolade Wines) 사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장기적인 노력을 강화하고 지구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을 줄인다.

브랜드 매니저 린제이 홀라스(Lindsay Holas)는 “캔 포장은 많은 술자리 및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길을 열어준다 편리하고 쉽게 재활용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 캔와인은 앞으로 몇 달 안에 다양한 축제에서 큰 인기를 끌며 소매업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하디스 캔와인은 당사의 표준 사이즈 와인과 동일한 맛 그리고 품질을 유지하고 있으며, 새로운 TV 광고 및 마케팅 캠페인에 이어 이번 여름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美 포장 회사, 부르고뉴 스타일 '알루미늄 와인병' 개발

▲ 부르고뉴 스타일의 알루미늄 와인병 <사진=CCL Container>

최근 와인 업계가 전통적인 유리병을 벗어나 캔과 종이와 같은 다양한 포장 방식을 채택하는 케이스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알루미늄 포장 회사 CCL 컨테이너(CCL Container)는 부르고뉴 스타일의 ‘알루미늄 와인병’을 공개했다.

알루미늄 와인병은 포장에서의 이점에 초점을 맞췄는데, 알루미늄 병은 와인을 오랫동안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는 나사형 뚜껑으로 밀봉되며, 플라스틱을 포함하지 않아 용기 전체가 100% 재활용 가능하다. 또한, 알루미늄 병은 유리병보다 무게가 덜 나가기 때문에 배송 비용이 저렴하며, 깨질 가능성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 CCL 컨테이너 측은 “유리와 플라스틱보다 높은 열전도율과 냉기 유지로 알루미늄 와인병은 빠르게 냉각되어 더 오랜 시간 동안 와인을 시원하게 유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CCL 컨테이너의 킴벌리 카이저(Kimberly Kizer) 영업담당 부사장은 “와인 산업은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전통이 있지만, 많은 브랜드와 와인 애호가들은 혁신을 외치고 있다”라고 말하며 “새로운 부르고뉴 모양의 알루미늄 와인병은 품질, 신선도, 지속가능성 그리고 독특한 브랜드 기회 면에서 훌륭한 기회를 제공한다”라고 전했다.

'알루미늄 병 와인'을 출시한 캘리포니아 와이너리

▲ 알루미늄 병에 포장된 와인 '레벨샤인' <사진=Revelshine>

미국 캘리포니아 소노마 카운티의 와이너리 리머릭 레인 셀라스(Limerick Lane Cellars)가 깨지지 않고 무한히 재활용 가능한 알루미늄 병에 담긴 지속 가능한 ‘와인 브랜드’를 출시했다.

레벨샤인(Revelshine)이라고 불리는 알루미늄 포장 와인은 진판델, 시라, 프티 시라 & 샤도네이, 약간의 그르나슈 블랑이 들어간 GSM 로제 와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두 이동 중에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알루미늄을 활용한 경량 포장은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브랜드 에이전시 ‘모토(Motto)’에 의해 만들어졌다. 심플한 선, 산 그리고 강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으로, 병 뒤쪽에 있는 서핑보드, 기타, 캠프파이어, 배낭 아이콘을 통해 야외에서 즐기는 와인 브랜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브랜드의 설립자 제이크 빌브로(Jake Bilbro)는 “나의 직업은 항상 와인과 함께 이뤄졌지만, 나의 열정과 사랑은 강, 산, 해변 그리고 음악 축제와 같은 야외활동에 있다”라고 말하며 “서퍼, 스키어, 카약, 산악자전거, 음악가들과 함께하기에 좋은 와인이 그동안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다음 세대를 위해 야외를 보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알루미늄 포장을 선택했다”라고 설명했다.

레벨샤인의 마케팅 이사 지나 레트럼(Gina Lathrum)은 “이제 그 어느 때보다도 아웃도어에 대한 중요성이 우리의 정신력을 위해 필수적으로 되었으며, 이에 제이크는 문제를 보았고 우리는 재미를 느끼면서도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해결책을 제공하고자 했다”라고 전했다.

‘종이병’에 담긴 와인을 집 앞까지 배달해 주는 영국 회사

▲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종이병 와인 포장 <사진=Frugalpac>

영국의 온라인 전문 소매회사인 ‘더잉글리시바인(The English Vine)’은 에섹스 지방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종이 병에 담아 소비자의 집 앞으로 배달해 주고 있다.

영국의 지속 가능한 포장재를 생산하는 프루걸팩(Frugalpac)이 생산하는 종이병은 유리병보다 5배나 가볍고, 탄소발생량을 84%나 줄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종이병 내부에는 재활용 가능한 식품 등급 주머니가 있어 와인을 안전하게 담을 수 있다.

이번 종이병 도입은 더잉글리시바인이 2026년까지 자사의 모든 와인을 비유리병에 담아 판매한다는 목표의 일부이다.

영국 와인 소비자 1,700명을 대상으로 한 ‘Survation’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중 63%가 종이병에 담긴 와인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더잉글리시바인의 창업자 닐 월커(Neil Walker)는 “와인메이커로서, 우리는 와인 제조과정에서 보다 환경친화적인 방법을 향한 긍정적인 발걸음을 내디딜 책임이 있다”라고 말하며 “이번 종이병 포장은 유리병이 필수인 일부 와인 분야를 제외하고, 와인 포장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이 있으므로, 이러한 변화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월커는 "소비자들은 종종 유리병이 아닌 포장 옵션을 낮은 품질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일부 저급 와인의 경우 유리가 아닌 포장을 사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종이병과 같은 환경친화적인 포장에서도 좋은 품질의 와인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앞장서기를 원한다”라고 전했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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